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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 보드]사조그룹, 오너일가로 꾸린 이사회…주진우·주지홍 지배력① 상장사 사내이사·기타비상무이사 고루 겸직…이사회통한 승계 작업 진행

김지효 기자공개 2024-10-23 08:16:04

[편집자주]

기업은 본능적으로 확장을 원한다. 모이고 분화되고 결합하며 집단을 이룬다. 이렇게 형성된 그룹은 공통의 가치와 브랜드를 갖고 결속된다. 그룹 내 계열사들은 지분관계로 엮여있으나 그것만 가지고는 지배력을 온전히 행사하기 어렵다. 주요 의결기구인 이사회 간 연결고리가 필요한 이유다. 기업집단 내 이사회 간 연계성과 그룹이 계열사를 어떻게 컨트롤하는지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7일 08:2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조그룹은 국내에서 동원그룹과 함께 참치 원양어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종합식품기업이다. 1971년 한 척의 참치 원양어업으로 시작한 사조사가 전신이다. 이후 53년 사이 26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기업집단으로 성장했다.

창업주인 주인용 선대 회장의 뒤를 이어 오너 2세인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은 현재의 사조그룹의 위상을 만든 장본인이다. 주 회장은 75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그룹 핵심 계열사의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며 경영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의 뒤를 이을 오너 3세 주지홍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는 현재 진행중이다. 2년 전 사조그룹 부회장에 오른 데 이어 올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사조시스템즈의 지분을 절반 이상 확보하며 경영권 승계에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이 같은 경영권 승계 양상은 이사회에서도 엿볼 수 있다. 주지홍 부회장은 현재 그룹 7개 계열사의 등기임원을 맡으며 이사회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오너 2세 주진우 회장, 그룹 계열사 5곳 이사회 참여

사조그룹은 26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그 중 상장사는 사조산업, 사조대림, 사조오양, 사조씨푸드, 사조동아원 등 5곳으로 핵심 계열사들이다.

이들 이사회는 숫자는 차이가 있지만 구조는 대동소이하다. 크게 사내이사,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로 7~8명 수준으로 구성돼있다. 기타비상무이사 1명을 제외하고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는 각각 2~4명, 3~5명으로 유동적이다. 사조오양을 제외하면 사외이사의 비중은 절반을 밑돈다. 사조그룹 계열사들은 모두 별도기준 자산총액 2조원 미만이기 때문에 사외이사 비중은 25%만 충족하면 된다. 하지만 모두 그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있다.

주진우 회장은 사조그룹 계열사 5곳의 사내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 중 상장사는 사조산업과 사조대림, 사조동아원 등 3곳이다. 그룹의 중간 지주사격인 사조산업에서는 사내이사로, 사조대림, 사조동아원에서는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직 중이다. 나머지 2곳은 취암장학재단, 사조희망나눔재단 등 사조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공익재단이다.

현재는 상장사 중 3곳의 이사회에만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2021년까지만 해도 상장사 5곳의 이사회에 모두 등재돼있었다. 2015년 그는 사조산업, 사조해표(사조대림 흡수합병), 사조대림, 사조오양, 사조씨푸드 등의 사내이사였다. 2021년에는 사조산업은 사내이사로, 나머지 상장사 4곳은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직하며 그룹의 상장사에 모두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러다 2022년 3월 사조오양 기타비상무이사에서 내려왔다. 이듬해 3월에는 사조씨푸드 사내이사에서도 빠지면서 현재의 상태가 됐다. 그가 상장사 이사회에서 하나 둘 내려온 것은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1949년생인 주 회장은 올해 75세로 적지 않은 나이다. 그룹 창업주인 주인용 사조그룹 선대 회장의 2남3녀 중 장남으로 주인용 선대 회장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29세에 사조산업의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경기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조산업을 이끌다 15, 16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지내고 사조그룹 회장으로 복귀했다

◇오너 3세 주지홍 부회장, 그룹 계열사 7곳 겸직

주 회장의 후계자는 오너 3세인 주지홍 부회장이다. 그는 주 회장의 장남인 주 부회장은 1977년생으로 올해 47세다. 2011년 사조해표 기획실 실장으로 사조그룹에 입사한 이후 2015년 사조그룹 식품총괄 본부장을 거쳐 2022년 1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사조그룹 지배구조 최정점인 사조시스템즈의 지분 50.01%를 들고 있는 최대주주다. 지난해 사조시스템즈 지분을 주 회장으로부터 넘겨받으면서 과반을 확보하게 됐다. 사조그룹은 오너가를 중심으로 주요 계열사들이 서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순환출자 형태다. 크게는 '사조시스템즈→사조산업→사조대림→사조오양’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사실상 지분상으로는 경영권을 넘겨받기 위한 준비는 마무리 된 셈이다.

남은 건 실질적인 이사회 장악이다. 현재 주 부회장은 그룹 계열사 7곳의 사내이사로 등재돼있다. 상장사인 사조씨푸드와 사조대림, 사조동아원 등을 비롯해 사조씨피케이, 삼아벤처, 사조시스템즈, 사조비앤엠 등이다. 사조대림, 사조오양에는 2014년부터 사내이사로, 사조씨푸드 2015년부터 사내이사로 재직했다. 그러다 사조오양에서는 2022년 3월 임기가 만료되자 이사회에서 물러났다. 함께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던 주진우 회장도 임기를 마무리하지 않고 중도사임하며 사내이사 자리를 내려놨다.

핵심은 사조산업 이사회 진입이다. 그는 아직 사조산업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 않다. 사조산업은 사실상 그룹의 사업을 관장하는 핵심 계열사다. 주 부회장이 사조산업의 이사회에 참여해 실질적으로 이사회에서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이 경영권 승계의 마지막 단추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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