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BBW 2024]션 맥휴 VARA 수석이사 "규제와 산업 동반성장 촉진"미·홍콩 금융 전문가→두바이 가상자산규제청 수석으로, 차원 다른 '키우기' 집중
두바이(UAE)=노윤주 기자공개 2024-11-05 07:03:53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4일 12: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랍에미리트(UAE) 소속 토호국들은 새로운 기술에 열린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규제를 만들면서도 산업을 육성한다. 방식이 매우 독특한 셈이다. UAE 중앙정부는 2017년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부를 만든 바 있다. 시간이 지나 '인공지능·디지털경제·원격근무애플리케이션부'로 발전했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정부 부처다.두바이 정부 차원에서는 2022년 3월 '가상자산규제청(VARA)'을 설립했다. 가상자산 관련 사업자 규제, 라이선스 승인, 감독 등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기존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전담 부서를 만드는 것과 규모부터 다르다. 가상자산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두바이 정부의 의지가 담겨 있다.
두바이 현지에서 션 맥휴(Sean McHugh·사진) VARA 시장감독 수석이사를 10월 31일 만났다. 30년 경력의 준법감시 전문가인 맥휴의 시선에서 바라본 두바이의 가상자산 규제 이야기를 들어봤다.
◇금융규제 베테랑, 두바이 규제 모델에 흥미 느껴 VARA 합류
"두바이 가상자산 규제는 산업 진흥과 소비자 보호를 동시에 추구하는 독특한 모델이다. 전통 금융기관에서는 주식, 채권 등 금융상품을 감독하는 동시에 가상자산까지 관리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VARA는 가상자산만 전담한다. 더 섬세한 규제와 육성이 가능하다."
맥휴는 VARA를 위와 같이 요약해 설명했다. 두바이 규제기관에 근무하고 있지만 사실 그는 미국인이다. 이 역시 UAE와 두바이 규제당국 특징 중 하나다. 싱가포르, 미국 등 규제 선진국의 전문가를 영입해 프레임워크를 만든다.
그는 1993년 미국 금융산업규제청(FINRA)에서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피델리티를 거쳐 시티은행 부사장, 골드만삭스 국제 컴플라이언스 헤드를 역임했다. 특히 골드만삭스 홍콩 근무 시절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과 인연을 맺었다. 헤지펀드 시타델을 거쳐 올해 5월 VARA에 합류했다.
2022년 설립된 VARA는 맥휴와 같은 전문가를 외부에서 영입하며 규제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가상자산은 두바이 'D33' 전략의 핵심 중 하나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D33은 두바이가 2023년까지 혁신산업을 통해 GDP를 2배로 늘리겠다고 밝힌 계획이다.
그는 "두바이 정부는 기업의 블록체인 기술 채택과 가상자산 거래 증가를 발견했다"며 "이를 장려하면서도 소비자 보호를 위한 벽(가드레일)을 설치할 수 있을지 고민해서 나온 게 VARA"라고 말했다.
◇신기술에 열려 있지만 승인 쉽지만은 않아
VARA는 설립 후 2년 동안 바이낸스 등 글로벌 기업부터 현지 스타트업까지 20개 기업의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를 승인했다. 그는 "기관 설립 후 규제 프레임워크 구축에 1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며 두바이의 추진 속도를 강점으로 꼽았다.
앞으로도 VARA는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금융 국가 혹은 도시와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맥휴가 직접 홍콩을 방문해 현지 규제 당국과 만났다. 싱가포르와 미국 뉴욕 금융 당국과도 긴밀히 소통 중이다. 필요한 경우 정보 공유를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할 계획이다.
그는 "미국은 명확한 규제가 부재함에도 5000만명이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등 높은 채택률을 보이고 있다"며 "각 국가의 규제와 가상자산 보편화 정도가 모두 다른 만큼 VARA는 시장 활동을 면밀히 살피며 '움직이는 규제'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건 가상자산을 바라보는 두바이 정부의 시각이다. 맥휴는 "두바이는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을 잠재력이 큰 기술이라고 바라보고 있다"며 "대세가 된 AI와도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중요 과제는 '정의 수립'이다. 맥휴는 "블록체인에 기록될 수 있는 디지털 가치 저장장치"라고 가상자산을 규정했다. 그는 "비트코인이나 여러 종류의 토큰이 모두 해당한다"며 "블록체인 기술은 가상자산 거래뿐 아니라 토지 등기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두바이 진출을 고려하는 해외 기업에겐 "한국의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처럼 VARA도 매우 엄격하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업 모델과 기술의 종류에는 모두 열려있다"며 "가능성만 있다면 아이템은 제한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의 통제와 준법감시 체계, 현지 이사회 구성 등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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