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1월 06일 0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 후 3년 간 2억원 이하의 급여를 수령하겠습니다."코스닥 시장 IPO를 추진 중인 한 기업의 오너가 투자자보호 사항으로 내세운 약속이다. 상장 후 3년 간 본인 급여의 상한을 제한했는데 사실 의미있는 투자자보호 조치는 아니다.
오너는 공모주 중 본인의 지분 일부를 구주매출로 끼워판다. 거둬들이는 현금만 50억원에 달한다. 약속한 사항은 단순히 시장의 투심이 냉각될 것을 염려한 투자자 달래기용이다.
최근 공모주 시장에서 구주매출에 대한 여론은 꽤나 개선되는 추세였다. 올해 코스닥 기업 중 에어레인, 제닉스 등이 자기주식을 대상으로 구주매출을 끼워팔았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전진건설로봇도 자사주 대상 100% 구주매출로 시장에 입성했다.
세 종목의 공통점은 구주매출 과정에서 확실한 투자자보호 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최대주주들은 자발적으로 보호예수를 2년 이상으로 늘렸다. 또 자사주 대상 구주매출을 통해 공모금액이 전부 회사로 유입되는 구조를 만들었다. 그 결과 모두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크게 흥행했다.
구주매출도 충분한 보완 장치를 두면 나름 시장 친화적인 구조로 여겨진다. 하지만 사익추구와 더불어 투자자보호까지 미흡한 오너일가의 구주매출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 회사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지분 100%를 보유한 오너 기업이다. 오너의 구주를 공모주식의 30%로 내놓은데 이어 오너일가가 보유한 지분(64%)의 보호예수기간도 최소 기준인 6개월로 설정했다.
시장에서도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성장에 방점을 둬야 할 IPO를 개인의 현금화 기회로 활용한다는 이유에서다. 이 기업의 공모자금은 최대 185억원에 달하지만 실제 유입금은 133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50억원은 고스란히 오너의 주머니로 들어간다. 근본적 성장보다 사익에 관심이 크다는 오너의 경영 철학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오너는 이번 구주매출이 '성장'과 '상장'에 걸림돌이 된다는 점을 알면서도 끼워팔기로했다. 시장의 인정과 지속 발전을 선언한 만큼 반대로 성장을 저해하는 과도한 사익추구는 지양해야하지 않을까. 상장 전까지 시장의 우려를 씻기 위한 묘안을 내놓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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