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4]DB손보 뉴욕지점, 현지화 전략 적중…적응기 지나 성장기로⑬2010년대 중반 손해율 리스크 직면…상품 포트폴리오 3개로 단순화
뉴욕(미국)=이기욱 기자공개 2024-11-12 09:40:32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1일 08: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손해보험 미국 시장 진출의 핵심은 '현지화'다. 한국인 또는 한국기업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경쟁 보험사들과는 달리 DB손보의 고객들은 대부분 현지인들로 구성돼 있다. 실제 영업을 담당하는 보험 대리점들도 한국계가 아닌 현지 대리점들 위주로 관계를 맺고 있다.한국과는 다른 영업 문화, 소송 문화 등으로 진출 초기 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제는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시장 적응 단계를 넘어 사업 영역을 적극 확장하는 성장기를 맞이하는 중이다.
◇뉴저지 아닌 롱아일랜드에 거점 마련…현지 대리점 소통 중시
DB손보 뉴욕지점 사무실은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 지역에 있다. 대부분 한국계 보험사들은 한국 교민들과 한국계 보험 대리점이 많은 뉴저지 주에 사무실을 마련했으나 DB손보는 의외의 지역에 거점을 마련했다.
이는 DB손보의 미국 진출 전략인 '현지화'와 관련이 있다. 롱아일랜드 지역에도 한국계 대리점과 한국 교민들이 일부 있지만 현지 대리점들이 보다 많이 위치해 있다.
미국 보험산업과 한국 보험산업은 영업 방식에서부터 큰 차이가 있다. 한국의 경우 개별 보험사에 소속돼 있는 보험설계사들이 직접 고객들에게 영업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미국은 보험사가 직접 영업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대부분 보험대리점에서 고객들에게 상품을 판매한다. 보험사의 실질적 고객은 보험대리점이다. DB손보는 현지 대리점들과 보다 원활하게 교류하기 위해 홀로 동 떨어진 지역으로 온 것이다. 그 결과 현재 전체 수입보험료에서 한인 고객의 비중이 10% 미만일만큼 현지화에 성공했다.
DB손보의 첫 미국 시장 진출은 뉴욕이 아닌 하외이였다. 하와이 지점이 2006년으로 가장 빨리 설립됐고 이후 하와이 지점에서 경험을 쌓은 인력들이 타 해외 지점 설립을 주도했다. 미주지역에만 현재 하와이, 괌, 캘리포니아, 뉴욕 등 4개 지점이 있다.
뉴욕지점은 2011년 8월에 설립됐다. 초기 3년동안에는 다양한 보험 상품들을 출시하고 당초 계획보다 많은 대리점들과 거래를 하며 빠른 속도로 외형을 성장시켰다. 하지만 한국과는 다른 배상 책임제도, 소송 환경 등을 고려하지 못한 초기 영업은 오히려 독이 됐다.
김남윤 DB손보 뉴욕지점장은 "2011~2012년 지점 설립 초창기 당시 취급했던 상품들의 영향으로 손해율이 3년 후부터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며 "2014년과 2015년 손해율 정점을 찍었고 계약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한 외형감축 등 노력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미국이라도 하와이와 뉴욕은 또 조금씩 소송 환경이 다르다"며 "예를 들면 행인이 길을 걷다 넘어져도 특정 건물에 포함된 사유지면 배상, 소송 등이 이뤄질 정도로 책임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리스크들을 잘 알지 못한 탓에 초반 손해율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덧붙였다.
◇상업용 건물·개인 화재·상업용 트럭 등 3가지 상품으로 압축…2019년 흑자 전환
DB손보 뉴욕 지점은 약 3~4년간의 상품 포트폴리오 단순화 등 체질 개선 노력을 이어갔고 2019년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2년 콘도 대형화재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작년까지 매년 흑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2021년 14억원이었던 세전 이익은 2022년 4억7000만원 손실을 기록한 뒤 작년 다시 77억2000만원 순이익으로 돌아섰다. 연간 수입보험료는 5800만달러(약 812억원)에서 이듬해 6200만달러, 작년 7640만달러 등으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 지점장은 "포트폴리오 조정 작업을 약 3~4년 동안 진행했고 2018년 이후로는 다시 성장 흐름으로 전환했다"며 "2018년 이후 연 평균 18%의 성장세를 이어갔고 올해 외형 수입 보험료는 1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DB손보 뉴욕지점은 현재 상품 라인업을 크게 3가지로 단순화한 상태다. △Commercial Package Policy(CPP, 상업용 건물 종합보험) △Homeowners Insurance Policy(HO, 개인용 주택화재보험) △Commercial Auto Insurance Policy(C-Auto, 상업용 운송트럭 자동차보험) 등이다.
CPP는 주로 콘도나 아파트 형태의 주거용 상업건물의 종합위험을 보상하는 상품이며 뉴욕과 메사추세츠 등 지역에서 주로 판매 중이다. 뉴욕지점 전체외형의 약 46%를 차지하고 있다. HO는 개인 단독주택의 종합위험을 보상하는 상품으로 전체 상품 대비 비중은 약 19%다.
마지막으로 C-Auto는 물류산업이 발달돼 있는 오하이오, 인디애나, 펜실베니아 등에서 주로 판매 중이다. 물류 운송업자들의 대형 트레일러에 대한 자동차보험이이다. 뉴욕지점 전체외형의 3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뉴욕뿐만 아니라 미국 동부 지역 각 사업주별로 초점을 맞춘 상품이 다른 상황이다. 3가지 상품 모두 DB손보만의 오랜 사업 노하우가 쌓여 있어 고른 분포의 성장이 예상된다. DB손보 뉴욕지점은 향후 신규 진출을 계획하는 주별로 수익성과 성장성이 모두 담보되는 상품시장을 분석해 상기 3가지 상품범위 내에서 영업을 전개할 방침이다.
시장 확보 및 분석을 위해 미주사업본부 산하 미주기획파트의 전략담당자 및 계리담당자들과도 긴밀히 협업 중이다. 미국 현지에 위치한 미주사업본부는 뉴욕과 괌, 하와이, 캘리포니아 4개 지점의 운영을 지원하는 컨트롤타워다. 기획, 지원, 보상파트 등 3개의 전략 및 지원 조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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