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4]우리은행 뉴욕지점, 축적된 IB 네트워크 앞세운 '고속 성장'⑤대출 자산 70% 신디론으로 구성…현지 소싱 비중 절반
뉴욕(미국)=이기욱 기자공개 2024-11-05 09: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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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4일 10: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 뉴욕지점은 뉴욕 금융시장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 중에서도 IB 부문의 강자로 통한다. 전체 대출 자산의 70% 가량을 신디케이트론으로 구성하며 선진 금융시장의 플레이어로서 성장해 나가는 중이다.한국 본사와의 밀접한 협업 체계가 IB 부문 성장의 핵심 원동력이 됐다. 이를 바탕으로 본점 파견 IB 데스크와 현지 채용 직원들이 네트워크를 조금씩 축적하며 현지 소싱딜의 비중을 높여나가는 단계다.
◇최근 3년 대출 자산 연 평균 17% 성장…올해 상반기 11% 증가
우리은행 뉴욕지점은 1976년 개설된 지점으로 50년에 가까운 업력을 자랑한다. 현재 직원 수는 총 37명으로 한국 주재원 6명, 현지 채용직원 31명으로 구성돼 있다. 최근 몇 년간 지점의 가파른 자산 성장에 발맞춰 여신 사후관리 담당 직원 등을 증원하고 있다.
올해 6월말 기준 우리은행 뉴욕지점의 대출 자산은 14억600만달러(약 2조원)다. 지난해말 12억6200만달러에서 6개월만에 11.4% 증가했다. 2021년말 9억2500만달러였던 대출금은 2022년말 10억8500만달러로 17.3% 늘어났고 작년에도 16.3%의 높은 성장률을 이어갔다.
영업수익도 2021년 2160만달러(약 300억원)에서 2022년 2390만달러, 작년 2590만달러까지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대출자산의 연 평균 성장률은 16.8%, 영업수익은 9.5%에 달한다.
우리은행 뉴욕지점의 고속성장을 주도하는 것은 신디케이션론으로 대표되는 IB부문 영업이다. 신디케이션론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70%에 해당하며 한국계 지상사 등 일반 기업대출이 나머지 30%를 차지하고 있다. 리테일대출은 취급하지 않는다.
권오희 우리은행 뉴욕지점장은 "지점의 주요 업무는 크게 외환과 일반기업 대출, 신디케이션론 등 3가지로 나뉘며 그중 신디케이션론으로 대표되는 IB의 비중이 가장 크다"라며 "대출 건수와 차주 수 등은 일반 기업 대출이 더 많지만 건당 규모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전체 비중은 7대 3정도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본점 IB 데스크와 현지 지점 간 밀접한 협업 체제가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총 6명의 한국 직원 중 2명의 본점에서 파견 나온 IB데스크 인력이며 현지 전문 인력 2명을 포함 총 4명이 IB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뉴욕에 IB데스크가 설치된 시점은 2017년으로 아직 10년이 채 지나지 않았다. 때문에 초창기에는 한국에서 발굴된 딜을 주로 수행하는 방식이었다. 한국 네트워크를 통해 접수된 딜이 뉴욕지점에 접수되면 지점에서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현지 업체랑 협의 후 본사에 최종 승인을 받는 방식이다.
◇현지 네트워크 확대하며 위상 강화…성장성 유지하며 변동성 관리
초창기 대부분 본점에 의존했던 딜 소싱도 점차 차제 발굴 체계로 개선하는 중이다. 현재 전체 IB딜에서 현지 소싱의 비중은 약 50% 비중까지 확대됐다.
권 지점장은 "글로벌 대형사들 대비 여신 금액과 금리경쟁력, 인력 규모, 트랙 레코드 등에서 객관적으로 열세인 상황"이라며 "시장 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하나 둘 진행되는 딜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본점 승인을 받고 거래가 진행되는 모습을 보여줬고 신뢰할만한 레코드가 쌓였다"며 "가장 중요한 네트워크가 확장되다보니 자체 소싱 비중이 지금은 절반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밝혔다.
현지 소싱 딜을 체결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위상의 변화가 있었다. 초창기에는 현지 운용사들을 만나 거래를 진행할 때 단순히 제안과 수락의 과정만이 있었다. 거래 상대방이 정해진 금융조건 등을 다 결정한 후 제안하면 우리은행 측은 수락 여부만을 선택하는 것이다.
현재는 한 단계 더 나아가 협약의 단계까지 이뤄진다. 큰틀의 거래 조건은 정해져 있지만 세부적인 기간이나금액, 금리 수준, 채권보전 등을 상호 협의한다.
우리은행 뉴욕지점은 IB 역량을 지속 강화해 나가면서도 향후 시장 변동성을 면밀히 살펴볼 방침이다. 현재 뉴욕 금융당국은 CRE(상업용부동산) 대출의 신용 리스크와 유동성 등을 집중 감독 중이다.
권 지점장은 "작년 실리콘벨리은행 사태 이후 유동성 측면을 많이 보는 중"이라며 "본점에서도 CRE 자산 사후 관리 등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대출 부문에서는 미국 대선 이후 정책 변화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가 정권 교체에 성공할 경우 현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 등에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에 진출해 있는 일부 한국 기업의 경영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권 지점장은 "앞으로도 선진시장에서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함께 다양한 딜을 취급하며 우리은행 글로벌사업 성장성 및 수익성 제고에 앞장설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 내 우리은행 위상 강화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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