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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4]하나은행 뉴욕지점, 60년 경험으로 한국계 금융지원⑦외환은행 시절부터 쌓아온 노하우…5년새 자산 3배 증가

뉴욕(미국)=이기욱 기자공개 2024-11-07 08:23:03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6일 09: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은행 뉴욕지점의 가장 큰 강점은 오래된 업력이다. 1960년대 첫 진출 이후 60여년의 시간 동안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계 지상사 혹은 개인사업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일시적으로 확대된 부동산 대출 리스크도 해소돼 현지 금융당국의 감독 위험에서도 작년 대비 자유로워졌다.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IB부문의 안정감을 높이는 동시에 한국계 고객들의 금융 기회를 넓혀주는 해외지점 본연의 임무에 집중할 예정이다.

◇부동산 대출 위험 극복하고 안정화…포트폴리오 다변화 추진

하나은행 뉴욕지점의 시초는 1967년 개설된 외환은행 뉴욕지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IMF 이후 론스타 시절을 거치며 지점 폐쇄 등을 겪었지만 첫 시작 이후 6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오랜 뉴욕 시장 경험으로부터 다져진 네트워크와 영업 노하우 등이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자산 규모는 다른 은행 지점들과 비슷하다. 201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현지 금융 및 IB 딜 등을 강화한 결과 연평균 자산 성장률 20% 정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 현재 자산 규모는 약 30억달러로 5년만에 3배 가량 증가했다.

대출 포트폴리오는 기업 일반 대출이 신디케이션론 등 IB 대출과 비슷한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개인 리테일 영업은 미국 내 현지 법인 Hana Bank USA가 전담하고 있다. 뉴욕지점의 인력 구성은 미주 총괄 본부장 1명과 주재원 4명, 본부 파견직원 6명, 현지직원 27명 등이 있다.

다른 한국 은행 지점들과 마찬가지로 점차 IB 영업의 비중을 확대해 나가는 중이다. 현재 지점 내 IB 담당 직원은 6명으로 3명은 한국 파견 직원이며 나머지 3명은 현지 채용 직원이다. 현지 전담 직원 채용 등에 힘입어 과거 20%였던 IB 영업의 비중이 현재 절반 가까이 늘어날 수 있게 됐다.

급격한 자산 증가 과정에서 일부 리스크 확대도 있었다. 작년 뉴욕 금융 시장을 휩쓸었던 부동산 대출 리스크가 하나은행에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이다. 뉴욕의 수많은 패션 브랜드 기업들이 코로나19 시기 빠르게 늘어난 임대료 부담을 덜기 위해 건물 매입에 나섰고 하나은행도 부동산 담보대출 참여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의 영향으로 연체 리스크가 확대됐고 이는 하나은행 뉴욕지점의 최대 불안요소로 떠올랐다. 다행히 해당 건물이 잘 매입되며 무사히 상환됐고 현재는 안정을 되찾았다.

올해에는 부동산 보다는 선박금융이나 항공금융 등 새로운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 해 나갈 방침이다. 급격히 확대된 IB 영업 비중도 조절해 나가고 있다.

이승식 뉴욕지점장 본부장은 "5대 5 또는 6대 4 비중 안으로 관리해 나갈 방침"이라며 "IB 분야의 경험은 계속해서 축적해 나가야 하기 때문에 작은 규모로 항공기금융, 에너지금융 등 조금 더 다양하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해외지점 본연 임무 중요성 공감대 형성…"소규모 사업자에게도 열려 있어"

한국계 기업 또는 개인사업자 등에게 금융 기회를 열어 주는 해외 지점 본연의 역할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타 은행 대비 오랜 기간 뉴욕 시장에 대한 경험을 쌓아왔기 때문에 수행해야 하는 임무에도 보다 무게감을 느끼고 있다.

이 본부장은 "뉴욕에 진출한 이래로 그동안 쌓아온 미국 내 영업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지상사는 물론 동포업체와 미국 현지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활발한 마케팅을 펼쳐나가기 용이하다"며 "미국 내에서 제한된 정보로 인해 신용분석이 어려운 국내 기업들에게 그동안 누적된 경험 및 한국의 본점과 정보 공유를 통해 서비스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Hana Bank USA와의 협업 체계도 긴밀하게 구축하고 있다. 예를들어 Hana Bank USA에서 소화하기 힘든 빌딩 매입 등 대규모 대출 수요가 있을 경우 뉴욕 지점에서 받아서 금융 지원에 나서는 방식이다. 반대로 개인 대출, 개인 예금들을 지점에서 Hana Bank USA로 소개해주는 사례도 있다.

이 본부장이 생각하는 금융 지원 역할의 중요성은 지점 내 직원들에게도 널리 공유돼 있다. 자산 성장 속도를 높여줄 수 있는 대규모 거래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소규모 한국 사업자들의 수요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하나은행 뉴욕지점 관계자는 "사실 요식업 등 개인 사업자 고객들의 대출은 전체적인 볼륨으로 따지면 미미할 수 있다"며 "하지만 그 분들이야 말로 진출 처음 경상 거래가 일어나기 전에는 굉장히 막막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초창기 금융에서 도와주면 실물 거래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상황에 따라서는 단순 금융상품뿐만 아니라 자금 조달 방안들을 코디네이션해주는 것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하나은행이 미국 진출을 준비 중인 작은 한국계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도와줄 마음이 있다는 사실이 보다 알려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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