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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4]"이사회 중심 지배구조로 내실경영 가치 강화"④육지영 아메리카신한은행 법인장 "경영투명성 높여 중장기 과제 수행"

뉴욕(미국)=이기욱 기자공개 2024-11-04 09:18:12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9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랜 기간 내부통제 이슈로 어려움을 겪었던 아메리카신한은행. 영업 정상화를 눈앞에 두고 있는 육지영 아메리카신한은행 법인장(사진)의 최우선 가치는 '내실 경영'이다. 미국에 진출하는 한국기업과 한국 교민들에게 우수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법인의 지속가능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원칙이다.

최근 이사회 중심의 지배구조 구축은 육 법인장의 원칙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다. 미국 사외이사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선진화하고 경영 투명성을 높여 중장기 전략을 점진적으로 이행할 방침이다.

◇자금부·런던지점 거친 자금시장 및 글로벌 전문가, 제재 해소 임무 완수 '눈앞'

육 법인장은 2021년부터 아메리카신한은행 법인장을 지내고 있다. 그는 1997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후 외환사업부와 자금부, 런던지점, 투자상품부, 글로벌사업본부 등에서 근무한 자금시장 및 글로벌 전문가다. 2021년 아메리카신한은행에 첫 부임한 그의 최우선 과제는 당연히 자금세탁방지 제재 해소였다.

육 법인장은 "미국의 금융시장은 글로벌 기축 통화인 달러를 중심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와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며 "그에 상응하는 강력한 규제와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요구하는 시장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신한은행과 같은 외국계 은행들은 미국 규제 당국에서 기대하는 수준 그 이상의 강력한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과 시스템을 먼저 갖춰야 한다"며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강력한 컴플라이언스 체제를 구축해왔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요소로는 금융당국과의 소통을 꼽았다. 뉴욕 현지 금융당국은 각 기관의 기능과 성격에 따라 요구하는 사안과 방향성에 다소 차이가 있다.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복수의 금융당국과 소통하면서 매일 관리를 받는 셈이다.

각 기관에서 요구하는 규제 프레임들을 잘 이해하고 매년 업데이트 되는 사항들을 놓치지 않고 반영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아메리카신한은행은 정기적으로 감독기관들과 적극 소통하며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정책 변경사항을 수시로 반영하며 제재 이슈 해소의 가능성을 높였다.

육 법인장은 "2017년 자금세탁방지 프로그램이 감독 기관 눈높이에 미흡하다는 의견이 나왔고 때문에 그 눈높이에 기준을 맞추는 것이 부임 후 제일 우선 과제였다"며 "각 감독 당국에서 규제 기준과 규정을 매번 바꾸기 때문에 그에 대한 업데이트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목표로 한 제재 해소가 거의 마무리되는 모습이고 이제는 성장세로 접어들 단계"라며 "아메리카신한은행이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초석을 만들어 놓고 가는 것이 그 다음 목표"라고 덧붙였다.

◇유동성 관리도 안정적…사외이사 2명 증원하며 지배구조 개선

육 법인장은 자금부와 투자상품부 등을 거치며 자금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쌓아왔다. 런던지점에서도 채권 관련 업무를 담당하며 금융시장 최전선에 있었다.

미국 시장도 금리인하기로 전환된 최근과 같은 상황에서 육 법인장의 전문성은 더욱 두각을 드러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지금과 같이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 맞춰 내실 경영에집중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유동성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대부분 예금에 조달을 의존하는 구조지만 행정 제재의 영향으로 한동안 대출 자산이 크게 늘지 않아 그 필요성이 높지는 않다. 다른 은행들과 비교해 저금리 정책을 유지할 수 있다.

신용리스크는 대출 영업 속도 조절을 통해 관리해 나갈 방침이다. 그는 "마음만 먹으면 10억달러 자산 늘리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다"며 "위험성 높은 CRE 대출 등 IB딜을 몇 개 취급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조금 더디게 성장하더라도 건실하고 튼튼한 은행으로 성장하는 것이 여기서 거래하는 교민, 한국기업 등 고객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며 "모행인 신한은행도 첫 번째로 내부 통제를 주문하고 있고 그 다음으로 안정적인 성장 요구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중장기 관점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 아메리카신한은행은 최근 이사회 중심의 지배구조를 구축하기도 했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아메리카신한은행의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4명 총 7명으로 구성돼 있었다. 지배구조 선진화 차원에서 구성원을 9명으로 늘렸고 추가 인원 2명 모두 사외이사로 증원했다. 감독기관 출신 인사와 변호사, 회계사 등 출신 분야도 확대해 내부통제 대응력도 강화했다.

육 법인장은 "아메리카신한은행의 주주는 한국에 있지만 미국에 설립된 미국은행"이라며 "미국 시장에서의 현지화 전략을 이행하기 위해 이사회를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투명성을 바탕으로 중장기 전략을 차근차근 이행하는 중"이라며 "특정 포지션 변경이나 이탈에도 흔들리지 않고 은행이 계획한 방향으로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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