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1월 15일 06: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1월 중순에 접어들었지만 이상고온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단순히 사계졀의 묘미가 줄었다고 치부하기에는 경제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큰 사안이다. 기본적으로 날씨는 소비 패턴의 변화를 야기시키기 때문이다. 특히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수 요소인 의(衣)·식(食)을 다루는 유통업계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지난 3분기 백화점업계의 매출은 대부분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했다. 주요 요인으로 패션 매출의 대목으로 불리는 겨울이 늦어지는 환경적 배경이 꼽힌다. 통상 날씨가 추워지면 백화점 패션 매출이 급격히 증가한다. 이는 코트, 패딩 등 단가가 높은 대품(大品) 상품의 판매가 매출을 견인하기 때문이다. 실제 백화점업계는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4분기 한파가 몰려오면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상고온이 매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만은 아니다. 유난히 이상고온 현상이 심했던 올해 편의점업계는 날씨 특수를 누리며 매출성장세를 기록했다. 통상 6월 하순부터 시작되는 빙과류 성수기는 3월부터 시작됐으며 음료, 주류 등도 일찍부터 매출에 기여했다.
다만 편의점업계라고 이상고온이 무조건 반가운 일은 아니다. 통계상 30도 안팎의 온도가 지속되면 빙과류와 과즙음료, 맥주 등의 매출이 늘어나지만 체감온도가 40도까지 치솟는 무더위에는 오히려 물, 이온음료 등으로 발길을 돌리는 고객이 많아진다.
이처럼 이상기온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음에도 날씨경영을 적극 도입하는 유통업체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날씨경영은 생산, 기획, 마케팅, 영업 등 기업 경영의 다양한 분야에 날씨를 적용해 기업의 이윤 창출 및 경영 효율 증대에 활용하는 경영 전략이다.
그나마 제조업체는 재고관리를 목적으로 날씨에 촉각을 세우고 있지만 유통업계는 소극적인 편이다. 특히 직매입 비중이 낮아 재고 부담이 적을수록 날씨를 경영에 활용할 필요성도 적다고 판단하고 있다.
반면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날씨를 유가나 환율금리처럼 중요한 경영변수로 활용하고 있다. 물론 국내와 달리 허리케인, 폭설 등 날씨에 따라 재난에 가까운 비용이 발생하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날씨 지표를 활용해 매출을 확대하려는 노력도 분주하다.
국내의 이상고온도 더이상 일시적 현상이 아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상청은 과거 봄(3~5월), 여름(6~8월), 가을(9~11월), 겨울(12월~2월) 등 사계절 기간을 비슷하게 구분했다면 이제는 현실을 반영해 계절별 구간을 손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실상 여름이 긴 형태의 사계절로 변화하는 수순이다. 국내에서도 날씨경영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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