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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재무 진단 아쉽지만 주주 환원 '진심' ROE와 PBR 상황 진단 부재, 넉넉한 잉여금 발판 자사주 소각·배당 확대

정유현 기자공개 2024-11-29 12:32:50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5일 14: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실적 악화로 주가가 상당 기간 저평가 구간에 갇힌 LG생활건강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탄탄한 재무 여력을 바탕으로 주주 친화 정책을 대거 내놨지만 뚜렷한 실적 개선책이 보이지 않는 것은 아쉬움으로 꼽힌다. 일단 글로벌 매니지먼트 체계 구축을 통한 경영 관리 고도화를 통해 2030년 10조 매출 달성을 목표치로 제시했다. M&A를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방향성도 유지한다.

◇아쉬움 남는 기업 재무 현황 진단, 2030년 경영 목표만 제시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LG그룹 상장사들이 일제히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LG생활건강도 이에 발맞춰 과거보다 개선된 주주환원 정책 내용을 포함한 밸류업 방향성을 제시했다.

생활용품(HBD)과 음료 사업(Refreshment)에서 성장세를 잇고 있지만 LG생활건강 기업가치의 핵심은 '뷰티(화장품)' 사업이다. 중국에서의 화장품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한때 주가가 100만원을 넘기는 등 '황제주'로서 면모를 과시했다. 2021년 7월에는 7월에는 장중에 178만4000원을 터치하며 10년래 최고가를 터치하기도 했다. 고공행진하던 주가는 중국 시장 침체에 따라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LG생활건강 2030년 경영 목표 (출처: IR자료)
중국에서 고가 브랜드인 '더 후'를 중심으로 사업을 키웠지만 최근 중국 내수 침체, 자국 제품 소비 분위기 등에 실적이 영향을 받고 있다. 높은 면세점 채널 비중도 실적 변동성을 높이는 요소였다. LG생활건강은 2022년부터 중국 오프라인 매장을 점진적으로 철수하는 동시에 브랜드 리뉴얼 등을 추진하면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냈다.

다만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현황 진단'에는 이 같은 내용이 꼼꼼하게 담기지 않았다. 지난 10년간의 매출과 영업이익률 추이,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자본자본이익률(ROE) 등의 수치를 비교하면서 재무 상황을 객관적으로 진단했던 아모레퍼시픽과 상반되는 분위기다.

더욱이 최근 LG생활건강은 저 ROE 상태가 지속된 것이 밸류업 지수 종목 탈락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는 ROE 관련 현황 진단은 포함되지 않았다.

ROE가 중요한 것은 과거 LG생활건강은 2015년~2017년 ROE가 20%를 상회하며 '고ROE' 기업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2021년 연간 기준 15%대로 낮아진 후 2022년 4.72%로 수직 하락했다. 이후 ROE가 계속 뒷걸음질 치고 있다.

3분기 말 연결 기준 ROE는 1.27%에 불과하다. 수익성이 하락하면서 자본효율성을 낮췄고 이 상황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면서 저PBR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진단보다는 각 사업별 경쟁력 제고 방향만 제시한 상태다.

LG생활건강의 내세운 중장기 사업 비전은 '글로벌 BPC(Beauty & Personal Care) 컴퍼니(아시아 톱 5)'다. 이를 위해 뷰티 사업에서는 부침이 있지만 중국 시장 브랜드 강화를 추진하면서 실적 정상화를 도모하고 북미 사업 확대 및 신규 시장 진출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유통 채널 다각화도 추진한다.

생활용품과 음료 사업도 각각 프리미엄 브랜드 해외 사업 확대와 신규 카테고리 시장 진출로 매출 성장 기반을 확보할 계획이다. 2023년 6조8000억원 규모였던 매출을 2030년까지 10조원, 영업이익률은 7%에서 10%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탄탄한 재무 체력 발판 주주환원 '진심', 중간배당과 자사주 소각 실시 예정

실적 반등을 위한 전략은 힘을 주지 않았지만 주주환원 정책은 적극적으로 발표했다. 실적이 하락하고 있지만 LG생활건강은 그동안 쌓아온 이익 덕분에 재무 체력이 강한 편이다. 3분기 말 연결 기준 부채 비율은 31%에 불과하다. 2019년 이후 순현금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특히 주주환원책의 원동력이 되는 이익잉여금은 5조8000억원 규모다. 별도 기준으로도 4조3588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넉넉한 곳간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책 강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LG생활건강은 배당 성향을 2025년 지급분부터 30% 이상으로 상향 조정한다. LG생활건강은 지난 5년간 평균 20% 중후반 수준으로 배당 성향을 유지해 왔다. 여기에 2025년부터 연 1회 정기배당 외에 중간배당을 실시한다. '선 배당액 확정-후 배당기준일 설정' 방식도 도입해 배당 정책의 예측 가능성도 높인다.

주가 부양을 위한 '자사주 소각' 카드도 들었다.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 보통주 95만8412주와 우선주 3438주를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이는 발행 주식 수 대비 각각 6.1%와 0.2%에 해당하는 규모다. 자사주 소각은 최근 시가로 계산할 시 3000억원 규모다.

LG생활건강 측은 "이번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은 안정적인 이익과 지속적인 현금 창출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자사주 소각 및 배당성향 제고에 나선 것이다"며 "향후에는 뷰티, HDB, 음료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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