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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재무 점검]롯데쇼핑, '8조대 잉여금' 밸류업 원동력 제공경영진 앞장서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발표, 자본 시장 평가 '긍정적'

정유현 기자공개 2024-11-28 07:46:54

[편집자주]

세기의 경영인라는 잭 웰치 GE 전 회장은 기업의 생명선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캐시플로를 뽑았다. 작년부터 좀처럼 불씨가 꺼지지 않는 롯데그룹 위기론도 그 근원은 유동성과 현금흐름에 있다. 더벨은 주요 계열사들의 현금흐름과 유동성을 비롯한 재무지표을 통해 롯데그룹 심박수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5일 0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이 오프라인 유통 업계 최초로 밸류업 계획을 발표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내수 침체와 온라인 커머스의 등장으로 실적이 둔화된 상황에서도 기존 보다 강화된 밸류업 정책을 낼 수 있었던 것은 8조원 대의 이익잉여금이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넉넉한 잉여금을 바탕으로 연결 기준 자본 여력을 나타내는 유보율도 8500%가 넘는다. 그동안 쌓아둔 곳간을 전략적으로 열며 주가 저평가 상황 해소뿐 아니라 자본 시장과의 약속을 지키며 신뢰도를 더 쌓아나갈 방침이다.

◇연결·별도 각각 잉여금 8조5000억 규모, 경쟁사 대비 높은 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9월 말 별도 기준 이익잉여금은 8조5366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결 기준으로도 8조5000억원대의 잉여금이 쌓였다. 실적 부진에 따라 최근 5년간 이익잉여금 규모가 우하향세를 탔지만 주요 경쟁 유통사들의 잉여금이 3조원~5조원대인 것과 비교하면 높은 편에 속한다.

롯데쇼핑은 배당의 기준이 되는 당기순이익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매년 배당을 실시하면서 배당의 '일관성'을 높였다. 배당 성향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배당 성향은 마이너스(-)가 유지됐다. 회사가 적자에도 불구하고 배당을 단행했다는 의미다. 2023년 7년 만에 당기순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배당 성향도 플러스로 전환됐다.

같은 기간 1주당 배당금은 2019년 3800원을 실시한 이후 2800원으로 줄였다가 2023년 회계연도에 3800원을 회복했다. 배당 규모가 2019년과 2023년 동일했지만 시가 배당률은 각각 2.8%, 4.8%를 기록했다. 그 사이 주가가 하락한 영향이 반영된 것이다. 2023년 현금 배당 성향은 60%대로 집계됐다.


이번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2024년~2026년)을 발표하면서 롯데쇼핑은 일관성을 높이기 위해 최소 주당 배당금을 정했다. 실적을 떠나 주주들에게 매년 최소 3500원은 지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순이익이 확대되면 주주들은 주당 '3500원+α'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주주환원율 목표는 35%다.

배당절차도 개선해 현재 절차인 ‘기말 이후 배당액 확정’ 방식을 ‘선(先) 배당액, 후(後) 배당 기준일 확정’ 방식으로 바꾼다. 중간 배당도 검토하고 있다. 이는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실적 반등을 이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행보로도 풀이된다.

◇사업 부문별 핵심 전략 수립, 2030년 영업익 1조3000억 목표

실적 달성을 위한 중장기 전략으로 백화점 핵심사업 마켓 리더십 재구축, 그로서리(식료품) 사업 가속화,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 전환, 자회사 턴어라운드(실적 개선) 달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동남아 중심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는 해외 사업도 키울 예정이다. 현지 전문성 및 독립성을 갖춘 동남아시아 사업 총괄 인터내셔널헤드쿼터(iHQ) 조직을 구성한다.

동남아시아 국가별 규제, 인구 구조, 지리적 특성에 부합하는 세밀한 전략을 수립해 리스크를 낮추는 역할을 맡는다. 필요 시 장기적으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의사도 있다. 이를 통해 2030년 매출 20조3000억원, 영업이익 1조3000억원 달성을 중장기 목표로 제시했다.

롯데쇼핑의 이 같은 적극적인 밸류업 정책은 최근 유동성 관련 루머가 불거지자 자본 시장에 적극 나서서 사태를 진정시키는 밑거름이 됐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의 유동성 우려를 하기에는 현금흐름이 매우 양호하다"며 "유동성 리스크가 있는 회사가 경영진이 앞장서 배당성향 상향 중간배당 실시 등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된 밸류업 정책을 발표할 수 있겠는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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