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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재무 점검]손상차손 부담 확 낮춘 롯데쇼핑, 순이익 기조 굳히나오프라인 경쟁력 악화에 회계 기준 변경 '직격탄', 트랜스포메이션 2.0 전략 본격화

정유현 기자공개 2024-11-26 07:32:05

[편집자주]

세기의 경영인라는 잭 웰치 GE 전 회장은 기업의 생명선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캐시플로를 뽑았다. 작년부터 좀처럼 불씨가 꺼지지 않는 롯데그룹 위기론도 그 근원은 유동성과 현금흐름에 있다. 더벨은 주요 계열사들의 현금흐름과 유동성을 비롯한 재무지표을 통해 롯데그룹 심박수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1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은 롯데그룹의 뿌리이자 정체성인 유통업을 담당하는 주력 계열사다. 백화점부터 마트, 가전양판점, 영화관까지 아우르며 유통 맏형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국내 내수 부진과 더불어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소비의 패러다임이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바뀌면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것은 뼈아팠다.

실적 부진이 깊어지자 경영 효율화 작업을 실시하면서 신발 끈을 다시 고쳐 매기 시작했다. 쉽지는 않았다. 신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공격적으로 장바구니에 담았던 기업들의 성과가 순이익에 타격을 주는 구조가 장기화되면서 고심이 깊어졌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 효과가 반영되면서 지난해 7년 만에 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도 자본시장에서는 순이익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속도감은 더디지만 개선으로 향하는 방향성은 분명해 보인다. 이 기세를 몰아 외형과 수익성을 동시에 잡는 '트랜스포메이션 2.0' 전략에 힘을 실으며 중장기적인 목표 달성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순이익 악화 주범 '손상차손' 대폭 감소, 하이마트 흑자 효과

롯데쇼핑의 최근 5년 간의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브이자(V) 형태를 띠고 있다. 2021년 저점을 찍고 2022년부터 반등세를 탔다. 부진 점포를 정리하는 등의 체질 개선 노력과 함께 주력 매출원인 백화점과 할인점의 성과가 곡선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은 2020년 3461억원 규모로 떨어지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 2000년 이후 영업이익이 3000억원대로 낮아진 것은 약 20년 만이었다. 내수 부진뿐 아니라 온·오프라인 시장간 경쟁 심화에 따라 이익 볼륨이 계속 우하향세를 탄 것이다. 문제는 이듬해였다. 2021년 영업이익이 2076억원까지 떨어졌다.

롯데백화점의 실적 악화 영향이 컸다. 롯데백화점은 출점 당시 소규모 점포를 지방 곳곳에 배치하는 다출점 전략을 고수했는데, 이 전략이 한계에 도달한 것이다. 명품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등 초대형 점포 전략을 짰던 경쟁사들이 코로나19에 따른 보복 소비의 수혜를 받았지만 롯데백화점은 경쟁에서 밀렸다.

위기감은 연말 정기 인사에 곧바로 반영됐다. 유통군 총괄 대표로 외부 출신인 김상현 부회장을 영입했다. 김 부회장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내부 운영 효율화와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동시에 조직문화와 조직역량 강화를 통해 '유통 1번지' 재건에 힘을 쏟았다. 김 부회장의 진두지휘하에 롯데쇼핑은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외형은 줄었지만 2023년 5000억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했다.

문제는 영업이익을 내도 당기순이익이 적자가 이어지는 것이었다. 순이익 적자의 주범은 '손상차손'이다. 국제회계기준(IFRS) 1116호가 도입되면서 리스 계약을 동일하게 회계처리 하면서 부채 및 사용권 자산으로 반영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기존에는 임대료 명목으로 판관비에서만 빠지고 끝났던 리스계약이 재무상태표와 현금흐름에 반영되면서 손상평가의 대상이 됐다. 장사 안되는 오프라인 매장을 정리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8000억원대 순손실을 냈던 2019년 손상차손 규모는 1조원이 넘었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인식된 손상차손 규모는 4조원 규모로 계산된다. 경쟁력이 약화된 임차 점포와 더불어 2012년 인수한 롯데하이마트, 한샘 등의 실적 악화에 따라 영업권 손상이 반영된 결과였다.

지난해 롯데하이마트가 업황 부진을 뚫고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영업권 가치를 보존하면서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2023년 손상차손으로 인식된 규모는 전년 보다 대폭 줄어든 1727억원이다. 덕분에 7년 만에 순이익 적자 기조를 깰 수 있었다.


◇트랜스포메이션 2.0 가동 본격화, 2030년 영업익 목표 1조3000억

반등세로 돌아서자 롯데쇼핑은 다시 외형 확장 전략을 가동하기 위해 군불을 지피고 있다. 수익성과 체질 개선에 초점을 맞췄던 '트랜스포메이션 1.0'의 진화 버전을 가동했다. 트랜스포메이션 2.0 전략의 주요 내용은 △신규 사업 탐색 및 시행 △오카도 추진 △동남아 프리미엄 쇼핑 1번지를 위한 해외 사업 가속화 등이다.

롯데백화점은 2030년까지 7조원을 투자해 신규 쇼핑몰을 세우고 기존 7개 아웃렛을 재단장해 쇼핑몰로 전환한다. 그로서리 전문 매장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는 롯데마트도 5년 만에 신규 출점을 준비하고 있다. 한샘과 롯데하이마트 등 계열사간 협업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0년 매출 20조3000억원, 영업이익 1조3000억원을 달성하는 비전을 그리고 있다. 일단 올해의 목표는 매출액은 14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5700억원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은 1.5%, 영업이익은 12.1% 늘려야만 달성할 수 있는 규모다. 3분기까지 누적 326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이 발생했다. 목표의 57%에 해당하는 규모다.

4분기 실적에 따라 컨센서스 달성 여부가 결정된다. 긍정적인 건 백화점·마트·슈퍼 등 주요 매출처의 대목이 하반기라는 점이다. 통상 영업이익 추이를 비교해 봤을 때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훨씬 높다.

해외 사업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3분기의 경우 홈쇼핑과 영화관 사업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증권가의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성과를 거뒀다. 3분기까지 해외사업 영업이익은 76억원, 홈쇼핑 98억원, 컬처웍스 90억원이다. 홈쇼핑과 컬처웍스는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롯데쇼핑 측은 "중장기 목표 달성을 위해 세운 6대 핵심 전략을 체계적으로 이행할 계획이다"며 "집객 총력전을 통해 4분기 매출과 이익 규모를 키워 연간 컨센서스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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