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재무점검]FCF 남기는 롯데쇼핑, 투자→수익 '선순환' 노린다장부상 손실 현금흐름표 '조정' 통해 환입, CAPEX 규모 우상향 전망
정유현 기자공개 2024-11-26 07:46:13
[편집자주]
세기의 경영인라는 잭 웰치 GE 전 회장은 기업의 생명선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캐시플로를 뽑았다. 작년부터 좀처럼 불씨가 꺼지지 않는 롯데그룹 위기론도 그 근원은 유동성과 현금흐름에 있다. 더벨은 주요 계열사들의 현금흐름과 유동성을 비롯한 재무지표을 통해 롯데그룹 심박수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2일 07: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은 2011년을 정점으로 영업이익이 우하향 곡선을 탔다. 2019년부터 K-IFRS 1116호 도입에 따라 회계 처리 방식이 바뀌면서 순손실 기조가 이어졌다. 장부상 적자 부담에 가려졌지만 그동안 꾸준히 영업활동을 통해 매년 1조원이 넘는 현금을 창출하고 있다.업황 악화에 따라 실적 부침은 있지만 최근 5년간 여윳돈 개념인 FCF(잉여현금흐름)도 만들어 내고 있다. 백화점과 마트 리뉴얼, 물류센터 구축 등 CAPEX 투자에 수천억원대 지출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현금을 남긴 것이다. 최근 불거진 유동성 루머에 자본시장에서도 팔을 걷고 해명에 나선 배경이다.
향후에도 롯데쇼핑의 공격적 투자 본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핵심 점포 리뉴얼을 진행하면서 투자를 통해 수익이 창출되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유동성 부담이 생길 수는 있지만 미래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것에 무게추를 두고 투자 활동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연결 기준 3분기 말 FCF 2000억대 집계, 현금흐름표 '조정' 항목 주목
2024년 3분기 말 연결 기준 롯데쇼핑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조862억원으로 집계됐다. 유형자산과 무형자산 투자 금액과 배당금으로 지급한 현금을 빼면 FCF는 2263억원으로 계산된다. 상반기까지는 FCF가 -15억원으로 집계됐지만 3분기(7~9월)에 5000억원이 넘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창출한 영향에 FCF가 플러스(+)로 전환됐다.
시계열을 넓혀서 5년간의 수치를 살펴보면 롯데쇼핑은 매년 최소 4000억원 이상의 여윳돈을 남겼다. 특히 같은 기간 영업활동 현금흐름의 시작점인 당기순이익이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순유입 기조가 유지된 것은 '손상차손' 계정 여파였다.
손익계산서가 마이너스(-)를 보이지만 실제로 순손실 규모만큼 현금이 유출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부진한 점포 자산과 롯데하이마트, 한샘 등의 실적 부진에 따른 영업권 손상 등을 손상차손으로 반영을 한다. 손상차손은 이익 지표에는 부담을 주나 실제로 현금흐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장부상 손실이 발생했지만 현금흐름표를 작성할 때는 '조정' 항목을 통해 회계상 손실을 환입한다. 롯데쇼핑도 조정 항목을 통해 보완하는 과정을 거친다.
조정에 따른 현금흐름은 연간 기준으로 최근 5년 간 적게는 1조5647억원, 많게는 2조8517억원 규모였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조정 금액은 1조2023억원 규모다. 여기에 채권과 채무 등을 유동적으로 조정하면서 현금흐름 효율적으로 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기순손실이 지속됐지만 여윳돈을 쌓았던 배경이다.
◇체질 개선 본궤도 오르자 투자 전환, 핵심 점포 리뉴얼 추진
롯데쇼핑은 현금을 곳간에 쌓아두지 않고 재투자 재원으로 활용했다.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내에서 투자한다는 원칙하에 비효율 자산 매각도 병행하고 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의 30%~50% 수준을 CAPEX 투자에 활용했다. 유형자산과 무형자산 취득 금액으로 CAPEX 추이를 가늠해 보면 2020년(8346억원)과 2021년(9146억원) 투자가 가장 공격적이었다.
코로나19(COVID-19)와 수익성 저하 등으로 수년간 긴축 경영에 들어갔지만 다시 투자를 늘리며 성장 플랜을 가동한 시기와 맞물린다. 돈 못버는 점포를 폐점시키고 구조조정을 벌이면서 체질 개선이 본궤도에 오르자 매장 리뉴얼 등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작업을 개시한 것이다.
롯데쇼핑 IR자료를 살펴보면 2021년 3분기에 '2022년 백화점 사업부 전략'으로 공격적인 리뉴얼 시행, 부진 점포는 매각·전대·업태전환 등 다양한 엑시트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이 방증이다.
2022년 투자 규모가 5000억원대로 내려왔지만 2023년 투자금이 8000억원대로 대폭 늘었다. 올해도 상반기까지는 3800억원대에 머물렀지만 3분기에 투자 규모를 늘렸다. 누적으로 70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집행했다.
투자금의 대부분은 핵심 점포 리뉴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올해 초 쇼핑몰사업본부를 신설하고 넥스트 리테일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특히 최근 2030년까지 7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에 향후에도 CAPEX 투자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인천 송도, 대구 수성, 서울 상암, 전북 전주 등에 신규 쇼핑몰을 세우고 기존 7개 아웃렛을 재단장해 쇼핑몰로 전환한다. 브랜드명은 '타임빌라스'다.
롯데마트도 식품 그로서리 전문 포맷 'Grand Grocery(그랑 그로서리)'로의 전환을 가속화 하고 있다. 고객의 소비에 맞는 슈퍼 매장 확대 전략도 추진하는 등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현금을 투자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도 지속적인 매장 고급화를 진행하고 새로운 유형의 옴니스토어를 개점하고 있다. 지속적인 투자를 기반으로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지난 9월 리뉴얼 오픈한 '타임빌라스 수원점'을 비롯해 마트와 슈퍼의 상품 소싱 통합을 통한 수익성 개선, 그로서리 전문매장인 '그랑 그로서리' 등을 통해 본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올해 제시한 목표 달성(매출 14조8000억원·영업이익 5700억원, 매출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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