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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차기 리더는]박장근 부행장, 리스크관리 한 세대 책임진 위험 전문가내실 다지기 중요성 부각되며 유력 후보 부상…인맥 아닌 실력으로 성장, 심지 굳은 '소신파'

최필우 기자공개 2024-11-27 12:30:00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6일 11: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장근 우리은행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사진)은 최근 행장 승계가 본격화되면서 유력 후보 중 하나로 부상했다. 전면에 나설 일이 좀처럼 없는 리스크 담당 임원 특성상 존재감이 크지 않았으나 기업금융 영업 속도 조절과 내실 성장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리스크관리 경력만 10년 넘게 쌓아 영업에 특화돼 있는 조 행장과 차별화된 경력을 가졌다.

박 부행장은 학벌이나 계파를 통해 기회를 잡기보다 스스로 전문성을 갖춰 성장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맡은 업무에 있어 본인의 주관을 관철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소신파다. 영업점 경험도 풍부해 핵심 과제로 떠오른 자산 리밸런싱에 적합하다는 장점도 있다.

◇비은행·비런던, 이번엔 장점…CRO로 준수한 성과

박 부행장은 1967년생이다. 1986년 문일고등학교, 1990년 고려대학교 통계학과를 졸업했다. 은행 입행 후인 2006년 12월에는 행내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미시간대학교(Michigan State University)와 연계한 KDI대학원 MBA를 졸업했다.


박 부행장의 핵심 커리어는 리스크관리다. 미국 연수를 마치고 2007년 1월 리스크총괄부에서 중간 관리자인 부부장이 됐고 2012년 10월까지 약 6년을 근무하며 전문성을 쌓았다.

이후 영업점을 돌다가 2016년 12월 리스크총괄부장이 되면서 행내 인지도를 높였다. 당시 리스크총괄부장 인선은 세대교체성 인사로 주목받았다. 전임 부장이 1961년생으로 박 부행장보다 6살 많았기 때문이다. 연속성을 중시하는 리스크 조직 인사에서 다음 세대를 책임질 인물로 박 부행장이 낙점된 것이다. 그는 리스크총괄부장과 본부장으로 4년반을 근무했다.

이같은 경력을 인정받아 박 부행장은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취임 후 첫 인사에서 최고리스크책임자(CRO)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지주 상무 겸 은행 부행장보가 됐고 올해는 지주 부사장과 은행 부행장을 겸하고 있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체급을 키운 게 박 부행장의 장점으로 꼽힌다. 상업은행 계파 내에서 특정 인물을 따르기보다 스스로 실력을 입증했다는 게 행내 평가다. 이번 행장 인선에서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임 회장의 연세대학교 동문, 런던 주재원 네트워크에도 포함돼 있지 않다. 지난해와 올해 우리은행에서 이어진 쇄신 성격의 인사를 이어갈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지난 2년간 CRO로 리스크관리 업무를 준수하게 해낸 것도 박 부행장이 부상한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기업대출 잔액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자산건전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했다. 지난 3분기 기준 우리은행 연체율은 0.3%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금리 인하, 환율 및 물가 상승, 대출 규제 강화 등 우리은행을 둘러싼 금융 환경이 급변하면서 리스크 전문성이 중시되고 있는 것도 박 부행장에 대한 평가를 높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발생한 1000억원 규모의 파생운용 손실 사태와 관련해 리스크관리그룹 책임이 일부 있다는 견해도 있다. 당시 우리은행은 전현직 자금시장그룹장을 징계했으나 리스크관리그룹에는 책임을 묻지 않았다.

◇영업점 사정 정통…리밸런싱 역량 발휘 기대

박 부행장은 리스크 뿐만 아니라 영업 관련 보직도 두루 거쳤다. 남대문기업영업본부 부부장, 서부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 부평금융센터 기업지점장, 중소기업전략부장, 본점영업부 본부장을 역임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영업 관련 업무를 두루 경험해 기업금융이 중심이 되는 우리은행 영업점 사정에 정통하다.

우리은행이 최근 기업금융 영업 전략을 전면 재조정하면서 리스크관리와 영업을 관통하는 박 부행장의 이력이 주목받고 있다. 영업력을 극대화하고 기업대출 잔액을 늘리는 데 주력했던 조 행장과 달리 차기 행장은 자산 성장을 제한하고 수익성을 높이는 내실 성장을 추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산 포트폴리오를 효과적으로 리밸런싱하려면 기존 대출 현황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이를 고려해 신규 영업 전략을 수립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앞선 인선과 달리 이번 행장 선임에서는 영업보다 전략이나 관리 역량이 중시될 것"이라며 "박장근 부행장은 본인의 주관이 뚜렷하고 리스크 분야에 전문성도 갖추고 있어 주목받고 있는 인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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