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수익률' 퇴직연금, 벤처펀드 출자로 개선 가능" 국회 정책토론회…윤건수 VC협회장 "벤처투자 통해 원금보장·수익성 잡아야"
이영아 기자공개 2024-11-29 07:50:19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8일 15: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10년간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2.07%)이 물가상승률보다 낮아 수익률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을 위한 해법의 일환으로 벤처펀드 출자를 고려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업계에서는 국민연금과 사학연금 같은 대규모 연기금은 이미 벤처펀드를 통해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연기금·공제회가 출자한 벤처조합 청산 수익률은 10%를 웃돌고 있다.
◇'원금보장' 못하는 퇴직연금…'2%→7% 이상' 수익률 개선 시급
한국벤처캐피탈협회는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실과 함께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퇴직연금의 벤처펀드 출자를 위한 쟁점과 과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퇴직연금의 운용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벤처펀드 출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윤건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DSC인베스트먼트 대표)은 "지난 8월 기준 금융기관유동성(Lf·평잔)은 5517조원으로 10년전(2721조원) 대비 두 배 증가했다"며 "지난 10년간 통화량이 2배 증가한만큼 최소 7% 수익률이 보장돼야 '원금 보장'이라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380조원으로 5년새 두 배 이상 증가했으나 수익률은 저조한 상황이다. 한국퇴직연금개발원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은 2.07%로 집계됐다. 물가상승률(2.20%)보다도 낮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5.85%), 사학연금(4.86%), 공무원연금(4.70%)와 비교해도 현저히 낮아 수익률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을 위해 다양한 투자상품을 활용해 원리금 보장형에 몰린 자산을 재배분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재현 상명대학교 교수는 "전체 퇴직연금 자산구성이 현금 87%, 채권 9%, 주식 4%로 구성된 것이 저조한 수익률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벤처펀드 출자를 허용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퇴직연금 포트폴리오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벤처펀드 등 대체투자 비율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남 위원은 "퇴직연금 라인업에 공모형 재간접벤처펀드를 포함하는 것이 방안이 될 수 있다"면서 "최근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비상장 벤처투자를 할 수 있는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또한 대안이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퇴직연금의 벤처펀드 출자는 '비상장 주식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퇴직연금감독규정 9조에 따라 법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퇴직연금은 적립금 운용 책임에 따라 확정급여형(DB형)과 확정기여형(DC형), 개인형(IRP형)으로 나뉜다.
윤건수 회장은 지난해 임기 초기부터 퇴직연금의 벤처펀드 출자 허용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다. 벤처업계에서도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한국여성벤처협회, 벤처기업협회는 법령 개정을 위한 건의를 진행했고, 그 결과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달 '선진 벤처투자 시장 도약 방안' 발표 때 퇴직연금의 벤처투자 참여 관련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고위험 벤처펀드' 옛말…연기금·공제회 출자 수익률 10%↑
벤처펀드가 고위험이라는 시장의 인식과 달리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 또한 강조됐다. 김종술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전무는 "지난해 청산된 벤처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9%, 최근 5년간 수익률 9.6%로 퇴직연금 대비 현저히 높은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연기금·공제회가 출자한 벤처조합 청산 수익률(IRR)은 10%를 웃돌고 있다. 구체적으로 △국민연금(13.9%) △사학연금(10.1%) △공무원연금(9.2%) △과학기술공제회(11.9%) △고용보험기금(17.2%) 등으로 집계됐다.
김 전무는 "벤처펀드가 시장에서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훨씬 안정적인 투자대상이 됐다"면서 "최근 10년간 모태펀드가 출자한 청산조합 수익률은 9.2%에 이른다"고 했다.
주요 벤처캐피탈(VC) 운용 실적 또한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유승운 스톤브릿지벤처스 대표는 "지난 8년간 8개 벤처펀드를 청산해 투자원금 2537억원을 5286억원으로 배분했고, 이들 조합의 투자수익배수(멀티플) 2.61배, IRR은 15%를 기록했다"라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현재 스톤브릿지벤처스는 15개 벤처펀드 조성을 통해 1조원가량을 운용하고 있는데, 이중 기금 공제회 출자 비중은 24.8%에 이른다"면서 "앞으로 연기금·공제회 출자비중은 지속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그만큼 VC가 위험요소를 관리하면서 동시에 뛰어난 수익을 낸다는 것을 인정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영 신영증권 이사는 "퇴직연금 규제완화가 이뤄진다면 운용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이란 것은 기우"라면서 "퇴직연금은 개별 가입자가 개별 펀드에 직접 출자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여러 펀드에 적절하게 분산출자한다면 위험성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는 DB형 퇴직연금을 벤처펀드나 민간벤처모펀드에 출자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꾸준히 건의해왔다. 벤처캐피탈업계가 원하는 규모는 DB형 퇴직연금의 1% 수준이다. 전체 퇴직연금 336조원 가운데 DB형 비중은 57.3%(192조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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