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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글로벌, '30조 시장' 리모델링 전략 공유 디벨로퍼·운용사·건축사·PM사 참여…경제적·사회적 가치 모두 극대화 가능, 프리콘 역할 주목

정지원 기자공개 2024-11-29 07:59:30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8일 1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글로벌이 건설부동산 업계 관계자들과 함께 건물의 자산가치를 높이는 리모델링 전략과 성공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최근 상업용부동산 시장에선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신규 개발 부지가 부족하고 각종 인허가 및 비용 문제로 신축 사업 진행은 더욱 어려워진 탓이다. 이 가운데 리모델링 시장은 2030년까지 연 30조원 규모로 성장이 기대된다.

이날 자리한 전문가들은 리모델링을 통해 건물의 물리적 가치뿐만 아니라 환경적·경제적 가치도 향상시킬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먼저 사업성 극대화를 위해선 부지 선정, 증축 가능 여부를 중요한 점으로 꼽았다. 더불어 공간 콘텐츠나 친환경 요소 등 소프트웨어 리모델링도 강조됐다. 리모델링에 성공하기 위해선 사업 전부터 철저한 전략 수립이 필요한 가운데 한미글로벌은 PM 전문기업으로서 프리콘 사업을 확장해 나간다는 목표다.

◇한미글로벌, 강남 코엑스서 기술포럼 개최

한미글로벌은 28일 강남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자산가치 향상을 위한 리모델링 전략과 사례'를 주제로 기술포럼을 개최했다. 최근 건설비용 상승으로 신축 사업 리스크가 커진 가운데 대안으로 리모델링 시장이 떠오르고 있는 분위기다. 이날 행사는 리모델링을 통한 '밸류애드' 전략에 관심이 있는 건설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열렸다.

먼저 한찬건 한미글로벌 부회장은 행사를 열면서 "최근 경제적·사회적 가치가 높은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운을 띄웠다. 구체적으로는 "공사비가 급등하고 금융조달 환경이 악화한 가운데 리모델링 사업은 상대적으로 공사 기간이 짧고 그 과정이 효율적"이라며 비용 절감 효과에 대해 언급했다. 또 "리모델링을 통해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대폭 줄일 수 있다며 도시를 재활용한다는 측면에서 환경적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는 네 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각각 △디벨로퍼 관점에서 본 국내 오피스 리모델링 시장에 대한 전망과 전략 △밸류애드 펀드를 중심으로 본 상업용 부동산 리모델링 사업 △건축가의 밸류애드 디자인 전략 △친환경 오피스 리모델링 PM(Project Management)를 주제로 디벨로퍼, 운용사, 건축사, PM사 등에서 재직 중인 전문가들이 연사로 나섰다.
2024년 하반기 개최된 한미글로벌 기술포럼. (출처=한미글로벌)

◇"변경 불가능한 입지, 최우선 검토 요소"

이형섭 하인즈코리아 대표는 첫번째 연사로 발표했다. 하인즈는 1957년 미국 휴스턴에서 설립된 글로벌 부동산 전문 투자 및 개발 기업이다. 이 대표는 디벨로퍼로서 국내 오피스 리모델링 시장의 성장을 예견했다. 그는 "한국의 경우 전체 건설투자 대비 리모델링 비중이 아직 18%로 낮은 수준"이라며 "다만 앞으로는 매년 조단위로 시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규모 오피스 공급으로 개발 부지가 제한적인 점, 각종 규제와 금융비용 및 공사비 상승으로 신축이 어려운 점 등을 향후 리모델링 사업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배경으로 꼽았다.

그는 하인즈코리아가 진행한 '웨스트게이트 타워' 리모델링 사례를 중심으로 오피스 리모델링 대상 선정 기준과 전략을 공유했다. 이 대표는 "리모델링으로 바꿀 수 없는 요소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입지와 물리적 구조, 증축 가능 여부가 프로젝트의 리스크와 수익률을 가장 크게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리모델링의 범위, 기술 및 인허가 난이도 역시 리모델링 사업에서 고려해야 하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하인즈코리아는 이 같은 요소를 평가해 시내업무지구(CBD) 웨스트게이트 타워를 리모델링했다. 서대문역과 도보 1분 거리에 위치한 입지, 넓은 기준층 바닥면적과 높은 층고가 사업지 선정의 배경이 됐다. 또 저층부 리테일 면적을 약 100평 증평해 추가 임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다. 이 대표는 "리모델링 이후 오피스에서 발생하는 임대료가 30%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수요자 중심 리모델링, 상품 구성 중요"

강정구 GRE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두번째 연사로 나섰다. GBE파트너스자산운용은 지난 8월 중 왕십리 엔터식스 한양대점(서울숲더샵엔터식스)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쇼핑몰을 오피스로 용도변경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광화문 인근 뉴국제호텔(뉴국제빌딩)을 인수해 오피스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강 대표 역시 GRE파트너스자산운용이 완료 또는 진행 중인 리모델링 사례를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설명했다. 현재 화이자 타워(서울N스퀘어) 매각의 막바지 단계에 있다. 지난 10월 밸류애드를 마친 상태로 금융결제원이 오피스를 인수하기로 했다. 강 대표는 "명동 입지의 빌딩이라는 점을 고려해 로비로만 쓰고 있던 저층부를 수평 증축해 리테일을 추가했다"며 "추가 임대료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 전략을 수립할 때 △리스크 △비용 △상품 △책임 등 네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안정적 투자 구조를 짜고 높은 수익률, 최소 공사비를 보장하는 것만큼이나 시장과 수요자가 선호하는 상품을 구상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수요자 중심으로 리모델링해야 시장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다"면서 "물리적 요소를 개선하는 하드웨어 리모델링뿐만 아니라 공간 채우는 콘텐츠에 해당하는 소프트웨어 리모델링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스퀘어로 거듭난 명동 화이자빌딩. (출처=GRE파트너스자산운용)

◇"친환경 밸류애드로 경제적 가치도 극대화 가능"

세번째 세션의 연사로는 김명진 정림건축 본부장이 참여했다. 그는 서울시 건축위원회 심의위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녹색건축인증제도 인증심의위원, 한국리모델링협회 교육홍보위원장, 문화재청 문화재수리기능자 시험위원 등을 지내고 있는 건축, 리모델링 및 리노베이션 전문가다. 김 본부장은 건축가로서 설계·기획 측면에서 밸류애드 전략을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발주처 관점에서 리모델링을 할 때 △인테리어 개선 △외관 개선 △에너지 및 절감 등 세 가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ESG 관점에서 신축 대비 자재 및 자원을 절감하고 친환경 효과를 도모하는 최근 트렌드를 소개했다. 그는 "리모델링을 통해 탄소배출 저감, 재생에너지 도입, 그린리모델링 구현이 가능하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그는 '남산그린빌딩' 리모델링을 기획한 사례를 함께 소개했다. 김 본부장은 "남산뷰 입지를 활용해 '이터널 그린'을 컨셉으로 '테라스형 오피스'를 구현했다"고 말했다. 또 "자산 가치를 상승시키기 위해 외부공간 및 저층부 단차를 활용하려고 했다"며 "지상에 있는 옥외 주차장을 포함해 저층부에 오피스와 리테일 공간을 추가 확보했다"고 밝혔다. 밸류애드에 성공한 남산그린빌딩은 지난해 매각에 성공했다. 이지스자산운용 펀드 출자자들이 초기 투자금 대비 두 배 가까운 차익을 거두게 됐다.
자산운용이 KKR에 매각한 남산그린빌딩. (출처=SK브로드밴드)

◇"각종 리스크 산재, 프리콘 도입시 사업 효율성 향상"

마지막 네번째 연사는 김장수 한미글로벌 엔지니어링실 전무가 맡았다. 그는 리모델링 사업에서 PM 전문기업의 역할과 '프리콘(Pre-con)'의 중요성에 대해 사례 위주로 설명했다. 프리콘은 선진 건설사업관리 기업 중 하나로 공사 진행 중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리스크를 사전에 헤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미글로벌은 국내 최초 프리콘 전문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김 전무는 "리모델링 공사 역시 다양한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며 "시공 중 설계 변경, 재실 상태에서 각종 민원, 누락 공사 발생, 착공 지연 등에 선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재실공사 개념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임차인 재실 상태 공사는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인 동시에 리모델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공사 아이템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인근 주민들의 민원도 많아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민원 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예비비, 공사기간 등의 사전 반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프리콘을 도입한 각종 리모델링 성공 사례를 함께 소개했다. 현대인베스트먼트가 발주하고 한미글로벌이 PM을 맡은 서대문구 웨스트게이트타워는 임차인 재실 상태로 리모델링을 진행해 비용 효율을 극대화했다. 그는 "인테리어 공사와 인허가 수반 공사를 분리해 별도 계약했고 이를 통해 약 1억8000만원의 세금을 절감시켜 고객의 사업비를 대폭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축물 온실가스 감축 등 그린 리모델링의 중요성이 커진 분위기"라며 "여의도 한 오피스 빌딩은 노후 설비 교체를 통해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고 성능을 향상하는 동시에 임대 수익도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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