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Radar]코인 과세 세번째 유예, 개선 포인트 '제도화'자산 성격 정의 없이 나온 과세안…5년째 반발 지속
노윤주 기자공개 2024-12-03 08:15:15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2일 14: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자산 투자 소득 과세가 2년 더 유예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 예정이던 과세를 2027년 1월로 미루는 방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반대를 주장하던 야당도 입장을 선회해 전날 과세 유예에 전격 동의했다.업계는 과세 유예를 환영하면서 주어진 2년 동안 가상자산 기본법 제정 등 관련 제도 마련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가상자산이 투자 상품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과세만 이뤄지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가 결정된 만큼 가상자산도 과세안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비과세 250만·손실 이월공제도 없어…형평성 논란
가상자산 투자 소득 과세는 2020년 소득세법 개정을 통해 처음 추진됐다. 정부는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과세 원칙에 따라 금융투자소득세와 동일한 시기에 가상자산 과세안을 마련했다. 연간 250만원이 넘는 가상자산 투자 수익에 대해 22%(국세+지방세)의 세율을 적용하는 게 골자다.
일례로 투자자가 비트코인 1000만원 어치를 매수해 이를 1500만원에 매도했다면 수익은 500만원이 된다. 이 중 비과세 한도 25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250만원에 대해 세금 55만원을 내야 한다.
개정안 통과 직후 가상자산 업계는 반발이 커지기 시작했다. 같은 시기 마련된 금융투자소득세와 형평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가장 컸다. 금투세는 비과세 한도 5000만원, 결손금 최장 5년 이월공제 장치를 마련해놨다. 가상자산은 비과세 한도도 낮고 분리과세 대상으로 결손금 이월공제가 불가능하다는 점이 쟁점이 됐다.
과세를 위한 인프라 구축도 걸림돌이었다. 당초 2021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던 과세는 인프라 미비로 2023년까지 1차 연기됐다. 2020년 6월 세제 개편 방안이 발표되고 같은 해 12월 소득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여서 각 거래소가 과세 증빙자료 제출 시스템을 구축하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2023년에도 2년더 유예됐다. 당시 직전년도에 발생했던 테라·루나 사태가 영향을 미쳤다. 과세 시스템보다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합의가 있었다.
◇에어드랍·스테이킹은? 상세안 마련 필요성 대두
약속된 2025년이 다가온 시점에서 업계는 또 한 번 유예 희망 의견을 전달했다. 금투세 폐지를 합의하고 가상자산에만 차별적 과세를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피력했다. 결국 여야 합의가 이뤄졌고 2027년까지 한 번 더 과세를 유예할 예정이다.
업계는 이번 과세 유예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예정대로 과세가 시행됐다면 찬물을 끼얹을 수 있었다는 의견이다. 가상자산은 전세계서 동일하게 거래되지만 각 거래소별로 주문을 관리해 가격 차이가 발생한다.
특히 국내는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 시행 후 해외와 가격 차이가 점점 커지고 있다. 국내 한정 과세 영향을 받아 시장이 폭락할 수 있었다. 이에 지난달 민주당이 과세 유예 반대 입장을 내놓은 후 업비트, 빗썸 등에서 주요 코인 가격이 일시 급락한 바 있다.
가상자산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상승장에 진입한 시장 분위기가 과세로 인해 위축될 수 있었는데 한숨 돌리게 됐다"며 "이 기간 동안 시장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과세 유예를 기회 삼아 관련 제도 정비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직 가상자산 기본법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과세만 진행하는 것은 순서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상세 논의 없이 마련됐던 과세 방안을 세부화하는 작업도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시스템을 보완하는 것 외에 가상자산 소득을 법적으로 재정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기타소득으로 분류하는 것이 맞는지 점검이 필요하고 가상자산 매매뿐 아니라 에어드랍, 스테이킹 등으로 얻은 소득에는 어떻게 과세할 것인지 방법을 더 구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i-point]케이쓰리아이, 연이은 공급계약 '수주잔고 120억 돌파'
- [i-point]휴마시스, 산업부 해외자원개발사업신고서 수리
- [i-point]신테카바이오, 아토피·건선·원형탈모 국제특허 출원
- 이동채 회장 장남 전무 승진, 승계까지 스텝은
- [포스코 파이넥스 혁신과 논란]잇단 화재 논란, 혁신의 대명사 파이넥스 뭐길래
- [이사회 글로벌 네트워크]외국인 문호 연 한화그룹, 배경엔 김승연 회장 미국 '인맥'
- 한빛레이저, 케이엔에스와 베트남 공략 MOU
- LS그룹, 국내외 교육·시설 지원…계열사 맞춤 사회공헌 전개
- [Red & Blue]에스넷, AI 중장기 비전 제시 '개인 투심 부활'
- [i-point]네온테크, 북미 푸드테크 시장 진출 교두보 마련
노윤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Policy Radar]코인 과세 세번째 유예, 개선 포인트 '제도화'
- [다시 온 가상자산의 시간]잠자는 크립토 벤처 투자, 상승장에 깨어날까
- KT 조직개편 포인트, '구현모' 지우기 'B2B AI' 키우기
- KT 미디어부문 수장에 'AI 전문가', 미래 사업 투영 인사
- 조용한 KT 네트워크부문, '탈 유선통신' 기조 확고
- KT, AICT 핵심 떠오른 'LG CNS' 출신 정우진 전무
- [다시 온 가상자산의 시간]수수료 쓸어담는 거래소, 국내 생태계 확대는 '아직'
- [Policy Radar]가상자산 2차법안' 논의 속도…규제 부작용 최소화한다
- LGU+ '컨슈머 부문' 확대, 이재원 부사장 역할 '무게'
- [다시 온 가상자산의 시간]국내 플레이어, 비트코인 현물 ETF 허용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