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2월 17일 07: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S 총파업(2017~2018) 당시 '뮤직뱅크'에서는 제작 거부에 들어간 젊은 PD들을 대신해 현장을 떠난 지 오래던 부장 PD들이 카메라를 잡았다. 오랜만에 현장에 복귀한 부장 PD들의 무대 연출은 호평 일색이었다. 조명 사용과 컷 구성, 카메라 워킹까지 깔끔하기 그지없다는 평가다. 특히 사전녹화가 아닌 라이브로 진행됐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도 실시간 대처로 최고의 무대를 만들어내며 부장들이야말로 위기의 순간에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연말 예기치 못한 이슈로 말이 많은 요즘이다. 계엄 선포 이후 두 차례 시도 끝에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그 사이 윤석열 사단 막내로 불리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임기 막바지에 국장급 인사를 99% 교체했다. 팀장에서 두 단계를 건너뛰어 국장으로 발탁되는 사례는 이제 뉴노멀로 자리잡았다. 반면 부국장에서 국장으로 승진하지 못한 이들은 옷을 벗어야 한다.
금감원은 종종 '경제 검찰'로 비유된다. 하지만 금감원 원로들은 이 둘이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검찰이 형사법을 다룬다면 금감원은 금융법을 다루며 그 속에서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범죄 성립 여부는 법의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제도를 개선하거나 조율하는 역할도 금감원 몫이다. 단순히 단죄에 그치지 않아야 하는 게 금감원이 지닌 본질적 사명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복현 체제의 금감원은 속도와 결단력을 중시한다. "시장환경이 워낙 긴박하니 오랫동안 호흡할 시간이 없다"는 금감원 고위관계자의 말처럼 이 원장은 본인이 방향성을 제시하면 이를 실행할 강력한 추진력을 지닌 부서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쇄신이 성과로 이어지는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금감원의 금융사 제재 건수는 전년 대비 48% 늘었으나 금감원 경영평가는 오히려 한 등급 하락했다. 쇄신을 강조하며 당시 부서장 84%를 교체했지만 오히려 이 원장 취임 전보다 등급이 낮아진 것이다.
KBS 부장뱅크의 교훈은 금감원에도 유효하다. 라이브처럼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중요한 건 다년간 실무 현장을 뛰며 피감기관과 소통하며 이를 관리자 직급에서 조율해 본 경험이 있는 부서장들의 기본기다. 금융 불안정성이 커지는 현 상황에서 금감원에도 오랜 현장 경험과 조율 능력을 갖춘 부장뱅크가 필요한 때다. 당장 KBS 부장뱅크 무대를 경험했던 시청자들은 7년이 지난 지금까지 "부장님 돌아오라"를 외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Red & Blue]밥캣 놓친 두산로보틱스, 과제로 남은 '신뢰 회복'
- [Financial Index/대한항공]아시아나 잔여 영구채 1.2조 처리 방안은
- 에스엘에너지, 최대주주 우호 지분 과반 확보
- 한컴그룹, 의료 소외계층 무료 진료 사업 후원
- 시지메드텍, '노보시스 트라우마' 식약처 품목 허가
- 크레버스, 120억 '영구 교환사채' 발행
- 파라텍, 서산소방서에 전기차 화재진압장비 기부
- [콘텐츠산업, 한계 넘는 기업들]라이브러리컴퍼니, 4년 만에 밸류 40배 성장 '잭팟'
- [시큐리티 컴퍼니 리포트]한국정보인증, '25년 인연' 삼성SDS와 결별
- 테라베스트에 바이젠셀 더한 가은, 합병 가능성도 충분
김보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thebell note]금감원에도 '부장뱅크'가 필요하다
- 최원석 BC카드 대표 3연임…카드사 리더십 교체 흐름 속 유임
- M캐피탈, 탄핵 변수에도 새마을금고 품으로
- [금융지주 계열사 성과평가/NH농협금융]NH농협캐피탈, 단임 관행 속 서옥원 대표 향방은
- [2024 이사회 평가]삼익THK, '진영환·진주완' 오너 중심 이사회
- [하나금융 인사 풍향계]김용석 하나은행 부행장, 하나캐피탈 신임 대표 내정
- [금융감독원 인사 풍향계]'공매도 저승사자 왔다'…뉴노멀 된 '팀장→국장' 직행 인사
- [하나금융 인사 풍향계]하나카드 구원투수 이호성, 하나은행장 내정
- [금융지주 계열사 성과평가/KB금융]빈중일 KB캐피탈 대표, 기업금융 발판 금융지주 계열사 중 '탑'
- [금융감독원 인사 풍향계]'신설·일원화' 부서에 팀장급 전진 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