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제약바이오 마켓리뷰]중소제약사 저력 '자큐보·어나프라주'…미국 진출 '렉라자'[신약]제일약품 자회사 온코닉, 비보존제약 성과…오픈이노베이션 가능성 '입증 사례'
김진호 기자공개 2024-12-30 09:28:49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4일 08: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단 1종의 신약도 탄생하지 않았던 작년과 다르게 2024년은 2종의 국산 신약이 배출됐다.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 비보존제약의 비마약성진통제 ‘어나프라주’가 그 주인공이다. 과거에는 중대형 제약사 중심으로 신약 허가가 이뤄졌지만 올해는 작은 제약사 및 바이오텍이 자력으로 이룬 성과였다는 점에 주목된다.2021년 국내서 신약 허가된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들을 넘어 글로벌 신약이 됐다는 점도 눈에 띄는 성과였다.
◇작년 신약 전무, 올해 2종 성과…대형사 아니어도 R&D 뚝심 '주목'
23일 더벨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된 신약을 집계한 결과 2024년은 총 2종의 물질이 새롭게 추가됐다. 작년 단 1건의 신약이 창출되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진전이다.
국산 신약은 1999년 SK케미칼의 선플라주를 시작으로 2024년 2종까지 총 38호까지 시판됐다. 올해 허가된 2종은 각각 제37호인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 제38호 어나프라주(성분명 오피란제린)다.
올해 4월 허가된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자큐보는 '칼륨-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다. 10월에 시장에 출시되면서 2018년 승인된 HK이노엔의 제30호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이나 2022년 승인된 대웅제약의 제34호 신약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 등과 함께 국내 약 2000억원 규모의 시장을 두고 경쟁을 펼치게 됐다.
이달 12일 신약 허가된 비보존제약의 어나프라주는 신규 기전을 가진 마약성 진통제다. 신체 말단 통각 수용기의 통증신호 발생에 직접 관여하는 '글라이신 수송체 2형(GlyT2)'과 '세로토닌 수용체 2A형(5HT2a)' 등을 동시에 억제하는 방식으로 진통 효과를 낸다.
올해 허가된 이들 2종의 신약은 예년과 다르게 중대형 제약사가 아닌 바이오텍으로부터 창출됐다는 점에 의미가 남다르다. 2022년에 허가된 코로나19 예방용 제35호 신약 ‘스카이코비원’(SK바이오사이언스), 당뇨병치료용 36호 신약 ‘엔블로’(대웅제약) 등은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이 개발한 물질이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제일약품의 자회사로 탄생하긴 했지만 설립된지 불과 4년밖에 안된 신생 바이오텍이다. 앞서 나온 동일한 기전의 P-CAB 약물을 발빠르게 개발해 이제 막 형성된 관련 시장에 후발주자로 깃발을 꼽게 됐다.
비보존제약의 경우 순환기계용약 및 해열진통소염제 등을 통해 매출 700억원 안팎을 거두는 작은 제약사다. 15년간 뚝심있게 혁신 진통제 신약을 만든다는 일념으로 R&D에 나선 결과 국산 신약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한편 어나프라주의 뒤를 이을 39호 국산 신약 후보로는 LG화학의 통풍치료제 파이프라인 ‘티굴릭소스타트’가 유력하다. 이와 관련한 2건의 임상 3상 중 1건은 올해 11월 마무리됐다. 2600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다국가 임상 3상을 완료한 다음 내년 말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빠르면 2026년경 결론이 날 것으로 기대된다.
◇9번째 FDA 넘은 국산 신약 '렉라자', 오픈이노베이션 성과물 의미
국산 신약이 해외 시장에 성과를 올린 사례도 있었다. 2021년 국내서 폐암치료제를 적응증으로 허가받은 렉라자가 그 주인공이다. 국산약 중 9번째로 미국 FDA 규제 문턱을 통과하며 글로벌 신약 지위를 확보했다. 최근 5년간 평균 1건의 국산약이 미국 진출에 성공했다.
레이저티닙이라는 물질명으로 오스코텍·제노스코로부터 기술도입한 유한양행은 이후 빅파마 J&J의 자회사 얀센으로 개발 전권을 넘겨 후속 임상을 이어갔다. 국내 바이오텍과 제약사 그리고 글로벌 빅파마가 함께 협업해 이룬 사례라는 점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렉라자는 3세대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KI)다. 든든한 지원군에 힘입어 선도물질 단계서 첫 기술수출이 이뤄진지 9년여 만에 미국에서 시판승인을 받는데 성공했다.
FDA 허들을 넘은 국산 신약은 이외 작년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 GC녹십자의 선천성 면역결핍증 치료제 ‘알리글로’ 2건이 있었다. 올해 미국 진출을 노렸던 HLB생명과학의 간암 대상 ‘리보세라닙’의 경우 중국 항서제약과의 병용요법 허가가 불발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업계 관계자는 "렉라자의 시작은 바이오텍이고 자큐보나 어나프라주도 중소제약사 또는 바이오텍의 물질이다"며 "국내 신약 파이프라인 발굴 능력이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는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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