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제약바이오 마켓리뷰]1000억대 대규모 유증 봇물, 신약 연구 '실탄' 확보 매진[유상증자]전년도 48곳서 51곳으로 확대, 총 조달 금액은 36% 증가
한태희 기자공개 2024-12-31 07:21:21
이 기사는 2024년 12월 30일 07:2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4년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유상증자는 실행 기업 수가 예년과 큰 차이는 없었으나 펀딩 총액이 30% 이상 확대됐다. 특히 1000억원 이상 유상증자를 단행한 기업이 작년 대비 4배 늘었다.유상증자의 배경과 활용법도 다양했다. 리가켐바이오는 오리온그룹에 제3자배정 형태로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경영권을 매각했다. 보령은 오너 3세의 개인 회사가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신사업 자금을 수혈함과 동시에 지분 승계를 이루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렸다.
◇경영권 매각, 신사업 진출 포석…다양했던 유상증자 활용법
30일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올해 51개 상장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은 유상증자를 실시해 총 2조4981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조달 금액이 50억원 미만인 경우 집계에서 제외했다.
작년에 비해 유상증자 실시 기업은 3곳 늘어났으나 총 조달 금액은 36% 증가했다. 펀딩 혹한기 속에서 투자의 선택과 집중 기조가 나타나며 대규모 유상증자가 확대된 결과다. 작년에는 48개 기업이 유상증자로 1조8376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특히 1000억원대 유상증자를 실시한 기업이 작년 에스디바이오센서와 루닛 2곳에서 올해 8곳으로 대폭 늘었다. 리가켐바이오, 파마리서치, 보령, HLB이노베이션, 에이비엘바이오, 펩트론,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 신라젠 등이 이에 해당했다.
리가켐바이오는 신사업 진출을 모색하던 오리온그룹을 대상으로 제3자배정 방식으로 4000억원대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오리온그룹 계열사 내 홍콩법인 팬오리온(PAN ORION)이 5485억원을 들여 리가켐바이오의 구주 및 유상증자 신주를 인수했다.
파마리서치는 유럽계 글로벌 사모펀드 CVC로부터 RCPS(상환전환우선주)으로 제3자 배정 형태의 2000억원 수혈을 확보했다. 핵심 제품인 스킨부스터 '리쥬란'의 유럽 진출에 속도를 내기 위한 M&A(인수합병)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다.
보령은 오너 3세 김정균 대표가 최대주주인 보령파트너스를 통해 1750억원 규모의 단독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보령파트너스는 자회사 보령바이오파마 매각으로 벌어들인 현금의 상당 부분을 이번 유상증자에 투입했다. 김 대표는 이 과정에서 지분 승계도 이뤘다.
◇신약연구 위한 지배구조 재편, 지분스왑 통한 파트너십 강화도 눈길
HLB그룹은 신약 연구개발 확대를 위한 계열사 재편 목적으로 유상증자를 활용했다. HLB이노베이션과 자회사 HLBI USA를 활용한 삼각주식 교환 형태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별도의 자금 조달 없이 미국 바이오텍 베리스모를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베리스모는 노바티스의 CAR-T 치료제 '킴리아'를 개발한 연구팀을 주축으로 설립됐다. CAR-T 치료제는 한 번 투여로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꿈의 항암제로 불린다. HLB그룹은 베리스모를 통해 '리보세라닙'의 후속 파이프라인 발굴을 본격화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올해 7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다수 기관에서 약 1400억원을 조달했다. 미국 법인을 중심으로 이중항체 ADC(항체약물접합체) 개발에 나서기 위한 목적이다. 작년에는 시나픽스와 ADC 제조를 위한 약물 접합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펩트론은 올해 8월 120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의결했다. 현금 곳간이 마르며 연구개발비 마련과 공장 건설 등 선제적 투자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펩트론은 GLP-1 계열 비만치료제 등의 반감기를 늘리는 약효 지속형 플랫폼 '스마트데포'를 보유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최종 금액은 기존 대비 약 200억원이 늘어난 1383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10월 일라이릴리와 기술 평가 계약 체결 후 상업화 기대감에 따라 주가가 급등하면서 최종 발행가액이 10% 가량 높게 측정된 영향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CGT(세포·유전자치료제)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 IDT바이오로지카를 인수하며 기존 최대주주인 클로케그룹을 대상으로 757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M&A(인수합병)와 함께 지분스왑을 통해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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