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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뉴 비전]'성장 핵심' 3대축, 로보틱스·DMI·DLS③적자 이어져도 '미래사업 기둥' 분류, '첨단 제조업 그룹' 발판

허인혜 기자공개 2025-01-03 07:13:46

[편집자주]

두산3사는 추진했던 분할·합병안이 무산되면서 미래 로드맵을 다시 짜야할 상황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투자 재원 마련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은 모자 관계를 구축해 이루려던 기술 시너지의 밑그림을 새로 그리게 됐다. 플랜A는 폐기됐지만, 원전 르네상스 등 기업구조 재편을 기획했던 배경을 고려하면 투자와 기술 개발의 방향성은 유지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더벨이 두산에너빌리티와 밥캣, 로보틱스의 현황을 진단하고 새 청사진과 재원마련 방안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31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 외의 주력 계열사를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에너빌리티·밥캣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그룹 전체의 실적을 좌우할 만큼 영향력이 커서다. 두산그룹은 새 핵심 계열사를 키워 에너빌리티·밥캣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실적을 고려하면 두산퓨얼셀과 두산테스나가 에너빌리티·밥캣의 뒤를 따른다. 다만 두산그룹은 현재의 실적보다 신기술 확보를 기준으로 주력 계열사 후보를 골랐다. 두산로보틱스를 필두로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로지스틱스솔루션(DLS) 등 세 곳을 후보로 두고 있다. 세 곳의 성장을 바탕으로 중후장대 그룹에서 첨단 제조업까지 영역을 넓힌다는 목표다.

◇두산그룹 실적 좌우하는 에너빌리티·밥캣

두산그룹의 계열사는 상장사 7곳과 비상장사 15곳 등 22곳이다. 이중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이 핵심 계열사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두 곳에 의존한다.

3분기 연결기준 지주사 ㈜두산의 누적 매출액은 12조9330억원이다. 영업이익은 7948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 중 ㈜두산의 자체사업이 약 7597억원을 차지한다.


나머지는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이 채웠다. 같은 기간 두산에너빌리티의 별도 기준 매출액이 5조3350억원이다. 두산밥캣은 같은 기간 두산밥캣 코리아와 해외법인 등의 매출액을 합해 47억3734만달러를 벌었다. 영업이익은 두산에너빌리티가 2560억원, 두산밥캣이 5억1093만달러를 기록했다.

의존도가 높은 만큼 두 곳이 호황기를 누리면 그룹도 성과가 좋았다. 반대로 둘 중 어느 곳이라도 성과가 나쁘면 그룹 전체의 실적도 따라갔다. 올해가 대표적이다.

3분기를 떼어보면 ㈜두산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대비 14.5%, 65.5% 줄었다. 순손실은 94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두산밥캣의 실적 하락이 반영된 결과다. 두산밥캣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비 25%, 58% 감소했다.

◇에너빌리티·밥캣 보완할 계열사 부재

두산그룹의 약점은 두 곳을 보완할 만한 계열사를 아직 키워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두산의 자체사업도 조단위 매출액을 내지 못한다. 에너빌리티와 밥캣 뒤를 따르는 계열사들도 성과의 차이가 크다. 3분기 별도기준 두산테스나의 매출액이 2825억원, 두산퓨얼셀의 매출액이 1502억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각각 434억원, 25억원에 그친다.

비상장사도 마찬가지다. 두산그룹의 핵심 계열사와 사업범위가 연결된 곳들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력변환장치 관련 사업체인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매출액 36억원, 영업손실 129억원을 기록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사인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은 같은 기간 매출액 179억원, 영업손실 278억원으로 집계됐다.

제조업 기반이 아닌 계열사 중에서는 흑자를 내는 곳이 있다. 두산그룹의 광고회사인 오리콤과 전 한화계열 광고회사였던 한컴이다. 오리콤은 2024년 3분기를 기준으로 1109억원의 매출액과 5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골프장 등을 운영하는 두산큐벡스도 수익을 올리고 있다. 다만 해당 계열사들의 사업범위가 두산그룹의 정통 사업과는 결이 다르기 때문에 미래 동력으로 분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실적보다 기술' 첨단제조업 그룹 꿈꾸는 두산

두산그룹은 두산로보틱스와 DMI, DLS을 미래 사업의 3대축으로 분류하고 있다. 세 곳 모두 적자인 점을 미뤄보면 성과보다는 신기술 확보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각사의 주력 사업은 두산그룹의 포트폴리오 재편안과도 부합한다. 클린에너지, 스마트머신, 반도체·첨단소재다. 결과적으로 정통 중후장대 제조사에서 첨단제조업으로 지평을 넓히게 된다.

선두는 두산로보틱스다. 2015년부터 그룹 차원에서 키워온 계열사다. 주요 제품은 협동로봇이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10월 두산로보틱스를 코스피 시장에 상장시켰다. 회사는 확보된 현금 4200억원을 협동로봇 기술 개발과 설비투자, 인수합병(M&A) 등에 쓰기로 했다.

두산그룹은 내년을 기점으로 두산로보틱스의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두산그룹 계열사 중에서는 가장 빠르게 그룹의 주요 계열사로 부상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두산밥캣과의 협업, 북미 시장의 협동로봇 수요 등을 토대로 전망했다. 두산로보틱스의 3분기 누적 북미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137% 증가한 138억원으로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수소 사업도 두산그룹의 주요 동력으로 낙점됐다. 이달 DMI는 두산퓨얼셀파워BU의 건물용 수소 연료전지 사업을 양수하기로 했다. 수소 드론 제조업체와 건물용 수소연료전지 기업의 만남이다. 양사를 합해 전방위적 중소형 수소 연료전지 전문회사로 키운다는 목표다. 퓨얼셀파워를 붙이면 만년 적자인 DMI의 재무구조 개선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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