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뉴 비전]두산에너빌, 살아난 현금창출력...'밥캣 카드' 살아있다①내부재원 활용 투자 '선회', 밥캣 배당 확대 가능성...SMR·대형원전 총력, 항공엔진 도전
허인혜 기자공개 2025-01-02 07:02:39
[편집자주]
두산3사는 추진했던 분할·합병안이 무산되면서 미래 로드맵을 다시 짜야할 상황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투자 재원 마련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은 모자 관계를 구축해 이루려던 기술 시너지의 밑그림을 새로 그리게 됐다. 플랜A는 폐기됐지만, 원전 르네상스 등 기업구조 재편을 기획했던 배경을 고려하면 투자와 기술 개발의 방향성은 유지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더벨이 두산에너빌리티와 밥캣, 로보틱스의 현황을 진단하고 새 청사진과 재원마련 방안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7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 기업재편이 불발되면서 두산에너빌리티는 내부 자금을 활용해 투자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주력 산업이 르네상스를 맞으며 현금 창출력이 개선되고 있다. 캐시카우인 두산밥캣이 주주친화 정책을 강화하면서 연간 배당금도 투자 재원으로 비축할 것으로 전망된다.다만 두산밥캣 분할로 기대한 조단위 재원 마련이 무산되며 투자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주 확대로 돌파구를 찾을 계획이다. 소형모듈원자로(SMR)와 글로벌 원자력 발전소 수주가 최우선 과제다. 항공엔진 국산화 도전도 미래 비전으로 삼았다.
◇1.2조 투자 플랜, 원자력 총력 기대했지만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3사의 분할·합병안이 좌초되며 가장 크게 동력을 잃은 곳이다.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도 추진력이 소실된 것은 마찬가지지만 두산에너빌리티와는 상황이 다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개편안으로 조단위 투자금을 가동해 공격적인 설비 투자에 나서고자 했다.
3분기 기업보고서(IR)를 통해 투자 규모별 플랜도 내놨다. 두산밥캣 분할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는 약 1조2000억원의 투자재원을 얻을 계획이었다. 두산밥캣의 차입금 7000억원이 두산로보틱스로 넘어갈 예정이었다. 또 비핵심자산인 두산큐벡스와 D20 등을 처분해 자산효율화를 거치면 5000억원이 추가로 확보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중 7000억원을 2년간 집중 투하한다는 방침이었다. 소형모듈원자로(SMR)와 대형 원자력 발전 공장에 6000억원을, 가스와 수소터빈 개발에 1000억원을 넣기로 했다. 7000억원을 투하하면 2028년부터 영업이익이 2000억원 이상 추가될 수 있다고 봤다.
투자 플랜을 '올스톱' 시키기는 어렵다. 적극적인 투자를 결정한 이유가 있어서다. 글로벌 원전 르네상스가 도래하면서 체코 등 대형 원전 수주 기회가 남아있다.
◇살아난 현금창출력·캐시카우 밥캣 '동력'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은 주주서한을 통해 투자자금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우선 내부 재원을 활용할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별도 현금창출 능력을 보면 성장세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20년 유동성 위기 시기에는 마이너스(-)1786억원에 그쳤지만 이듬해 3110억원, 2022년 2434억원, 지난해 말 5884억원으로 플러스 흐름을 유지했다. 올해 3분기 3537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두산밥캣이 여전히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두산밥캣의 최대 주주는 두산에너빌리티로 3분기 말 기준으로 46.0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실적이 하락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상반기 기준 두산에너빌리티의 매출액 중 56.1%를 두산밥캣이 차지한다.
연결기준 EBITDA는 2021년 1조4148억원, 2022년 1조5775억원, 2023년 1조9339억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에는 1조1384억원으로 집계됐다. 부채비율은 2022년부터 120%대에 진입해 올해 3분기까지 122.2%로 유지되고 있다.
두산밥캣의 주주환원 정책 강화도 두산에너빌리티의 재원 마련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두산밥캣은 최소 배당금을 1600원으로, 총주주환원 규모를 당기순이익의 40%에 맞추기로 했다.
두산밥캣의 2023년 당기순이익은 9721억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 누적 추정치는 약 5000억원이다. 만약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 중인 주식(4617만6250주)의 주당 배당금을 최소로 배정받는다고 하면 연간 약 740억원을 챙긴다.
◇'항공엔진' 수익 다변화, 여전한 원전 기대감
두산에너빌리티가 재원마련 방안보다 더 구체화해둔 것은 추가적인 기술 확보와 수주 전망이다. 항공엔진 국산화에 일찌감치 뛰어들면서 미래 수익원을 다면화했다. 항공엔진은 올해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진출을 공식화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개발 협약을 체결하고 항공엔진 개발을 담당하기로 했다.
원전은 여전히 두산에너빌리티의 믿는 구석이다. 정권 교체 가능성에 따라 국내 원전 정책에는 변화가 전망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수주 여력은 여전히 건재하다. 뉴스케일파워, 엑스-에너지, 테라파워 등 글로벌 SMR 기업의 주요 파트너사가 됐다.
오래 공들여온 체코 원전 수주는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두산그룹 관계자는 설명했다.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는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은 약 24조원 규모다. 2028년까지 5년 간의 제작 물량 62기와 영업이익 2000억원 달성은 아마존과 엑스에너지의 물량 만으로도 가능하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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