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사 재무분석]현금창출력 악화 지마켓, 자금 마련 위한 '노림수'는신세계그룹 편입 후 EBITDA 적자전환, 알리바바 JV로 '비용 절감' 기대감
홍다원 기자공개 2025-01-06 08:14:14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2일 13:5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마켓(구 이베이코리아)의 현금창출력은 신세계그룹 편입 전후로 극명하게 나뉜다. 2014년부터 1300억원대의 안정적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창출해 왔지만 2022년 이후 적자 전환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NCF)이 급감했고 운영 자금이 부족해졌다.인수 후 통합 작업(Post-Merger Integration,PMI) 과정에서 비용 지출이 컸던 탓이다. 대규모 개발자 충원으로 인건비가 증가했고 플랫폼 개선 작업 등 무형자산 취득에 현금이 소요됐다. 이후 지마켓은 금융자산을 현금화해 자금을 마련했지만 여전히 EBITDA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신세계그룹은 지마켓의 수익성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중국 알리바바인터내셔널(알리바바)과 국내에 합작법인(Joint Venture, JV) 설립을 결정했다. 알리바바의 자본력과 글로벌 판매망을 활용한 규모의 경제로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마켓은 이를 통해 현금창출에 방점을 찍을 전망이다.
◇인건비 등 늘어난 영업비용, 영업활동현금흐름 '급감'
1세대 이커머스 업체 지마켓은 이베이그룹 산하에 있을 때 매년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알짜 기업이었다. 2017년과 2018년 지마켓의 NCF는 각각 1455억원, 1477억원을 기록했다. NCF는 EBITDA에서 이자와 법인세, 운전자본투자 등을 제한 수치다. 영업활동을 하며 벌고 쓰면서 최종적으로 남긴 현금을 의미한다.
지마켓이 원활한 현금흐름을 유지하는 흔치 않은 이커머스 기업이었던 만큼 신세계그룹은 3조4400억원을 들여 지마켓을 인수했다. 하지만 곧바로 성과로 이어지긴 어려웠다. 지마켓은 2018년까지만 해도 1304억원의 EBIDTA를 기록했지만 인수 첫 해인 2022년 적자 전환했다.
영업현금흐름의 근간이 되는 EBIDTA가 적자 전환함에 따라 NCF도 급감했다. 2022년 지마켓 NCF는 574억원에 그쳤다. 이는 신세계그룹 편입 전보다 61% 감소한 수치다.
1조원 매출을 기록해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 걸맞는 이익을 내지 못했다. 신세계그룹 편입 과정에서 번 돈보다 쓴 돈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2022년 지마켓 매출은 1조3637억원이었으나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를 더한 비용은 1조4290억원에 달했다.
지마켓은 2022년 판관비로 8732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그룹 편입 전인 2018년 4056억원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인건비(급여+퇴직급여+복리후생비)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지마켓이 개발자 100여명을 신규 채용하면서 같은 기간 1045억원이던 인건비는 1371억원으로 31% 급증했다.
이 밖에도 신세계그룹과의 시너지를 위해 새롭게 취득한 유·무형자산들이 늘어나면서 투자활동으로 인한 순유출(-) 규모가 증가했다. 2022년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76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편입 전 -433억원보다 유출 폭이 확대된 수치다. 결과적으로 8000억원에 달했던 지마켓 현금곳간은 반토막 났다.
◇'규모의 경제' 기대효과, 현금흐름 개선 '방점'
결국 지마켓은 투자활동을 통한 운영자금 마련에 나섰다. 2023년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1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활동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을 벌어들이기 어려워 보유하고 있는 185억원 규모 장·단기 금융자산을 처분해 곳간을 채웠다.
지마켓은 올해에도 영업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2024년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손실은 341억원에 달한다. 신세계그룹은 적자를 탈피하기 위해 경영진 교체부터 첫 희망퇴직까지 고강도 비용 통제에 돌입했다.
이러한 상황 속 수익성 개선 카드로 알리바바와의 JV 설립을 꺼내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적 개선을 위한 추가적인 비용 지출이 계속 드는 만큼 JV를 활용해 재무 부담을 더는 방안인 셈이다.
실제 지마켓은 불필요한 자본적지출(CAPEX)을 줄이고 영업자산을 처분해 잉여현금흐름(FCF)를 쌓아나가고 있다. 2022년과 2023년 지마켓 FCF는 각각 370억원, 77억원을 기록했다.
향후 지마켓은 JV의 이점을 활용한 현금창출에 집중할 전망이다. 알리바바의 글로벌 유통망을 통해 셀러(판매자)의 진출국을 넓히고 비용 부담이 큰 물류나 마케팅 측면에서 규모의 경제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규 셀러 확보를 위한 수수료 지원 등 출혈 경쟁이 필수적인 이커머스업계에서 알리바바의 자본력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는 입점 수수료 0% 등 파격적인 혜택을 내세워 국내 셀러를 모집해 왔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 입장에선 최대한 재무적 부담을 덜면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으로 알리바바와의 JV 설립을 결정하지 않았을까 싶다"면서 "글로벌 유통망 확장, 물류비용 절감, 합동 프로모션 등 여러 방법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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