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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 Match up/농심 vs 삼양식품]오너 리스크 변곡점이 이사회 구성 갈랐다[규모]농심, 꾸준히 7명 체제 유지…삼양식품은 3명에서 8명체제로 확대

이우찬 기자공개 2025-01-14 08:12:04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에는 뛰어난 개인 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하지만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중요한 척도다. 기업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3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심은 이사회 규모 측면에서 큰 변화를 겪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다 할 외부 변수 없는 상황에서 이사회 규모를 줄이거나 늘릴 필요성이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고 신춘호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총원이 6명으로 일시적으로 줄었을 때를 제외하면 7명을 내내 유지했다.

반면 삼양식품은 지금의 8명 규모 이전에 3명, 4명 정도의 이사회를 운영한 적이 있다. 오너일가가 법적 리스크를 겪으면서 이사회 개혁이 실행됐다. 소위원회 구성 쪽에서도 농심보다 급격한 변화를 보였다. 법적 리스크로 선제적인 거버넌스 변화를 가진 셈이다.

◇7명 규모 유지 농심, ESG위원회 도입

농심은 2024년 9월 말 기준 신동원 회장을 비롯해 이병학 대표이사 사장, 황청용 부사장 등 3명이 사내이사를 구성하고 있다. 사외이사 4명은 신병일 전 KPMG삼정회계법인 품질관리실장, 변동걸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 여인홍 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김지연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등이다.

농심은 단일 브랜드 1조원 매출의 신라면을 근간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최고 의사결정 체계인 이사회도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4명 등식이 오랫동안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theBoard가 2018년부터 2023년까지 각 연말 기준 농심 이사회 추이를 분석한 결과 2021년 한 차례 변화가 있었을 뿐이다. 당시 이사회 규모는 6명이었다. 이는 그해 3월 신춘호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발생한 일시적 공백이었다. 이듬해 이병학 사장이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리면서 공백을 채웠고 이사회 규모는 다시 7명이 됐다.

같은 기간 이사회 내 소위원회 변화 폭도 큰 편이 아니다. 농심은 줄곧 경영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감사위원회의 등 3개 위원회 체제를 유지해왔다. 지난 2022년 6월 ESG위원회를 신설하며 위원회 수가 증가했다. 비재무 측면을 강조하는 ESG 경영에 대한 재계 관심이 높아지던 시기였다. 농심 ESG위원회는 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3명 등 4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삼양식품, 오너일가 사법 리스크 '변곡점'

농심 이사회가 규모와 위원회 구성에서 큰 변화가 없었던 반면 삼양식품은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를 보다. 한때 3명의 이사회는 지금 8명으로 증가했고 2020년까지 전무했던 이사회 내 위원회는 5개가 됐다.

삼양식품의 이사회 변화 중심에는 오너일가가 놓여 있다. 김 부회장과 그의 배우자인 전인장 회장은 횡령 등 혐의로 2018년 기소돼 2020년 대법원에서 최종 유죄판결을 받았다. 김 부회장은 2021년 말 취업제한이 풀리며 대표로 복귀했다. 기존과는 다른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했다. 법적 고초를 겪은 김 부회장이 환골탈태하면서 이사회도 바뀌었다.

상법상 설치 의무 대상 기업이 아니지만 2021년 이사회 내에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설치하며 외부 견제의 장치를 마련했다. 2020년까지 이사회 내 위원회가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큰 변화였다. 2020년 말 별도 재무제표 기준 자산총계는 5162억원으로 2조원에 크게 미치지 못했으나 선제적인 변화를 택했다.

김 부회장은 이사회 내 ESG위원회 위원장으로 지배구조 투명화에도 힘을 싣고 있다. 5개 소위원회 가운데 김 부회장이 위원장을 맡는 것은 ESG위원회가 유일하다. 여기에 보상위원회, 경영위원회까지 구성하며 위원회 전문성과 독립성 제고를 도모했다.

이사회 감독 의지를 나타내는 사외이사의 경우 2020년까지 1~2명이었으나 지금 4명으로 증가했다. 사외이사 수가 늘어나면서 이사회 총원은 2021년부터 8명으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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