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넥스트 오너십]동성제약, 불완전 나원균 체제…힘 보탤 '지분승계' 퍼즐②대표 승계에도 지분 5% 미만, 삼촌 지분 3% 매입 거래…지배력 확보 '고민'
정새임 기자공개 2025-01-15 09:06:24
[편집자주]
국내 제약사들은 창업세대를 넘어 2세, 3세로 전환되는 전환점에 진입했다. 공교롭게도 '제네릭'으로 몸집을 불린 업계가 공통적으로 새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다. 새로운 오너십을 구심점으로 신약개발·투자·M&A·오픈이노베이션 등에 나서고 있다. 이들 후계자들이 어떤 전략을 펼치느냐에 따라 제약사 더 나아가 국내 제약업계의 명운이 갈린다. 더벨은 제약사들의 오너십과 전략 등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4일 0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성제약 수장으로 오른 오너 3세 나원균 대표는 경영승계만 이룬 것이 아니다. 삼촌 이양구 회장 지분을 매입해 지분율도 확대했다. 1%에 불과했던 지분이 단숨에 4%로 오르며 3세 중 가장 많은 지분율을 확보했다. 오너3세 후계구도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하지만 향후 전개될 지배구조 변화를 예단할 순 없다. 나 대표 지분이 대주주로 분류되는 5%에 못 미치는데다 이 회장이 14% 압도적 지분을 갖고 있어 향후 3세들의 지분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 등이 관전 포인트로 분석된다. 나 대표 체제를 굳건히 할 지분승계 방안은 뭐가 있을까.
◇후계구도 키 잡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사촌의 존재감
현재 동성제약 최대주주는 17.05% 지분을 보유한 이양구 회장이다. 최근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며 경영을 조카인 나원균 대표에 넘겼다. 이 회장은 오너가 중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 그의 뒤를 이어 나 대표 모친인 이경희 전 오마샤리프화장품 대표가 1.55%를 보유하고 있다.
오너 3세들의 지분율은 모두 비슷하다. 이 회장에게 대표이사자리를 물려받은 나 대표가 1.15%, 이 회장의 두 아들 이용훈·용준 씨가 각각 1.26%, 1.15%를 갖고 있다. 특수관계자를 포함한 최대주주 지분은 21.26%. 직계가족으로 나눠보면 이 회장과 배우자, 자녀 등이 18.56%, 이경희·나원균 모자가 2.7%다.
이러한 지분관계는 올해 3월 4일을 기점으로 달라진다. 나 대표가 이 회장으로부터 일부 지분을 매입하기로 하면서다.
나 대표는 2월 3일부터 30거래일 동안 이 회장이 보유한 76만6423주를 주당 4600원에 장외매입한다. 거래금액은 35억원으로 전체 주식의 2.94%에 달하는 물량이다.
거래를 마치면 이 회장과 나 대표 지분은 각각 14.12%, 4.09%로 조정된다. 나 대표는 오너 3세들 중 가장 많은 지배력을 갖게 된다.
이전에는 나 대표보다 사촌인 용훈·용준 형제가 더 많은 지분을 갖고 있어 승계 향방에 관심이 쏠렸다. 이들은 과거 이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주식과 전환사채(CB) 전환, 장내매수 등으로 지분율을 높여왔다. 지난해 활발히 장내매수를 한 쪽도 나 대표가 아닌 용훈·용준 형제다.
아직 경영을 총괄하기 짧은 경력과 어린 나이만 해소되면 언제든 전면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이 회장은 사내이사를 연임하며 경영 의지를 보였다. 대내외적으로 수장교체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었다면 장남이 경력을 쌓을 때까지 이 회장 체제가 더 지속됐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나 대표가 대표이사직을 넘겨받은데 이어 지분율까지 높이면서 후계구도가 나 대표로 모아지는 분위기다.
◇14% 쥔 2세 영향력 여전, 모친 회사 약 4% 보유
나 대표 체제가 굳건해지고 있다 해도 안심하기 이르다. 여전히 나 대표는 5% 이상 대주주 반열에 오르지 못했고 이 회장의 지분율은 14%로 막강하다.
이 회장으로부터 추가 지분을 넘겨받지 않는 이상 완전한 지배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어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나 대표가 장내매수 외 지분율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은 그리 많지 않다. 나 대표 개인회사는 드러난 부분이 없고 모친 회사인 오마샤리프화장품이 지원사격 하는 방안을 그려볼 수 있다. 오마샤리프화장품은 동성제약 지분 3.84%를 갖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9월을 기점으로 모친 이경희 씨가 오마샤리프화장품 이사회에서 물러났다는 점이 변수다. 그는 대표이사직을 사임했을 뿐만 아니라 2011년부터 지켜온 사내이사에서도 물러났다. 현재 오마샤리프화장품은 이경희 씨와 줄곧 함께하던 김도영 씨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신주인수권을 활용하는 방안도 점쳐볼 수 있다. 과거 이 회장 역시 같은 방식으로 지배력을 크게 높인 사례도 있다. 신주인수권 및 전환사채는 동성제약이 대주주 지배력 확대에 즐겨쓰던 방식이다.
이 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2000년 초반만 해도 이 회장의 지분은 3% 남짓에 불과했다. 그는 2006년 사모펀드 등으로부터 신주인수권표시증서를 저렴하게 매입하면서 단숨에 지분율을 15%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동성제약은 조기상환한 제32회차 BW 외 140억원 규모의 제33회차 BW가 남아있다. 행사가능 주식수는 주가하락으로 행사가액이 리픽싱 되면서 238만1762주에서 309만4606주로 늘어났다.
해당 BW에는 발행회사 혹은 발행회사가 지정하는 자가 지분 일부를 매수하도록 청구하는 콜옵션이 포함돼 있다. 최초 행사가액 기준 2.51%에서 리픽싱 70% 조정 시 최대 3.58%에 달하는 물량이다. 만약 나 대표 또는 오너가가 이 이 물량을 인수할 경우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기존 보유한 비율 만큼만 취득할 수 있다.
콜옵션 청구기간은 3차가 1월 4일부터 14일까지로 3차에서 콜옵션을 청구할 경우 24일 행사가 이뤄진다.
나 대표를 필두로 친환경 등 신사업과 해외 유통 확대가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만큼 지배력을 확대하는 움직임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동성제약 관계자는 "염모제는 북미 시장으로 확대 중이며 당뇨 식품과 당뇨 관리 플랫폼 개발, 친환경 제품 개발 등 신규 대표이사를 필두로 다양한 신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새 대표 체제 하에 분위기와 조직도 새롭게 꾸려지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이어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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