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중소 보험사는 지금]100년 기업 메리츠화재, 드라마틱한 성장 배경은②20년 사이 자산 16배, 시총 122배 증가…장기보험 강점
조은아 기자공개 2025-01-20 12:53:06
[편집자주]
경쟁 심화와 인구 변화에 따른 구조적 성장 둔화 등 보험업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화려한 외형 성장 이면에 늘 그림자처럼 우려가 따라다녔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런 요인들이 중소 보험사에겐 더더욱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점이다. 생보사나 손보사 모두 '빅5'에 들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이 높다. 더벨이 국내 중소 보험사들의 과거와 현재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5일 07시58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화재는 재미 없기로 유명한 국내 보험업계에서 유일하게 지켜보는 재미가 있는 곳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업계에서 가장 자주 회자된 보험사이기도 하다.전문경영인의 존재감,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는 주가 등 원인이 다양하지만 가장 큰 배경은 역시 실적이다. 한때 만년 5위에 머물며 빅4에 밀려 존재감이 미미했지만 2019년 순이익 기준 업계3위로 도약했고 2023년에는 역대 최대 순이익을 거두며 2위에도 올랐다. 지난해 역시 최소 3위는 확실시된다. 규모로는 대형보다는 중형 쪽에 가깝지만 다른 중형 보험사들과 묶기엔 그 차이가 크다.
◇계열분리 20년, 자산 16배·시총 122배 증가
메리츠화재의 역사는 국내 보험업의 역사와 같다. 1922년 국내 최초 보험사로 설립된 후 100년이 지나는 동안 한국 보험산업의 태동과 성장이 메리츠화재에 고스란히 담겼다. 현재의 이름으로 간판을 바꿔 단 건 2005년이다. 이 때 한진그룹에서도 독립했다.
당시 메리츠화재의 자산은 약 2조7000억원, 시가총액은 약 1700억원이었는데 20년 가까이 지나는 동안 말 그대로 드라마틱한 성장세를 보여줬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자산 규모는 43조2000억원, 시가총액은 20조8200억원(메리츠금융지주 기준)에 이른다. 자산은 16배, 시총은 122배 성장했다. 메리츠금융지주 산하에는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이 있지만 보험주로 분류된다. 실제 주가에 메리츠화재가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오너인 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은 전문경영인이 경영에 간섭받지 않고 자율적으로 회사를 경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다. 실제 지금의 메리츠화재를 만든 일등공신인 김용범 메리츠금융 부회장의 경영이 빛을 발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 부회장은 보험산업을 '사이즈'가 아닌 '이익' 개념으로 봤다. 비용이 많이 드는 자동차 보험을 줄이고 장기보험에 집중했다.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조직도 바꿨다. '아메바경영'이란 이름으로 조직을 부문별 소집단으로 나눴다. 이런 체질 개선 작업들이 순차적으로 쌓이면서 메리츠화재는 빅4(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를 위협한 지 오래다. 규모에선 다소 밀리지만 수익성에선 다른 곳을 거뜬하게 이긴다.
◇높은 수익성, 3년 평균 ROA 4.6%
메리츠금융은 보험수익 기준 11% 안팎의 시장점유율을 몇 년째 유지 중이다. 대형 보험사에 비해 자동차보험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운전자보험, 건강보험 등 장기 보장성보험에 주력하는 영업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메리츠화재의 보험수익은 6조5672억원이었는데 장기보험이 5조3351억원으로 전체의 81.2%를 차지했다. 자동차보험은 8.4%, 일반보험은 10.4%를 각각 차지했다. 주력인 장기보험 시장에서 원수보험료 기준 점유율은 14% 정도로 4위 사업자다.
2022년엔 퇴직연금 사업을 시작하면서 자산 규모가 크게 늘었다. 앞으로도 자산운용 강점을 바탕으로 원리금보장형 퇴직연금 부문에서 양호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높은 수준의 수익성도 유지하고 있다. 최근 3년(2022년~2024년 상반기·신회계 기준) 평균 총자산수익률(ROA)은 4.6%로 업계 평균 2.8%를 크게 웃돈다. 보장성 보유계약 규모가 상당한 가운데 단위당 보험수익성이 높아 보험이익이 안정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보험이익/보험수익 비율도 17% 정도로 높은 편이다. 지난해 말 기준 보험계약마진(CSM) 규모는 10조원대로 추정되는데 이를 기반으로 안정적으로 실적을 개선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3년의 평균 운용자산이익률도 3.75%로 업계 평균(2.88%)을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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