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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브로커리지에도 묻어난 메리츠증권의 '파격 DNA'

이지은 기자공개 2025-01-21 14:57:24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7일 07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증권이 내건 '주식거래 수수료 2년간 완전 무료' 서비스가 성과를 내고 있다. 이벤트를 시작한 지 2개월여 만에 예탁자산은 9000억원대에서 3조6000억원대로 급증했다. 2026년까지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모험을 감행한 메리츠증권의 의사결정을 두고 2023년 메리츠증권 IB부문이 보였던 파격 행보가 겹쳐보인다는 평가다.

2023년 메리츠증권은 롯데건설을 위기에서 한 차례 구한 바 있다. 롯데건설이 연대보증하거나 자금보충을 제공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가 대거 만기를 앞두고 있었다. 대외적 이미지가 중요한 은행계 증권사들을 비롯해 여러 금융사들이 조력을 망설이는 와중, 구원투수로 메리츠증권이 떠올랐다.

재무적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대상으로 고금리 대출을 집행했다는 데 비판이 일기도 했지만 본업이 '돈으로 돈을 버는' 것인 만큼 영리한 전략이었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대형 증권사들의 시샘도 이어졌다. 이들은 IB 투자자산의 건전성을 면밀히 살피는 탓에 의사결정이 느리단 설명이다. 모 증권사는 기업공개(IPO) 주관사 입찰 참여를 검토할 적에도 발행사의 재무건전성을 검토하기도 했다.

브로커리지 부문에도 이같은 메리츠증권의 공격적인 DNA가 묻어나고 있다. 2010년 키움증권 또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수수료 무료 혜택을 내세우며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렸지만 '3개월'간의 행사였다. 메리츠증권은 무려 2년간의 적자를 감당하겠다는 복안이다. 이같은 의사결정은 톱라인의 빠르고 명확한 결단이 가능케 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이벤트는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의 주도 하에 이뤄지고 있다. MTS 서비스 확대를 위해 증권사나 정보통신(IT) 기업으로부터 외부 인재를 영입하거나 MTS 고객을 대상으로 공급할 상품 라인업 확대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고 한다. 리더의 명확한 목표의식 덕에 모든 구성원이 한 방향을 바라보는 모양새다.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배경에도 주목된다. 메리츠증권은 당초 장원재 단독대표 체제였지만 지난해 말 장원재·김종민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두 대표는 각각 IB와 세일즈앤트레이딩(S&T), 리테일부문을 전담, 신속한 의사결정을 가능케 하는 조직구조를 꾀했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임원진이 대표에 직접 보고하고 빠른 시일 내 결재가 진행되는 것이 익숙한 분위기라고 한다. 이번에도 대형 증권사들이 메리츠증권의 파격 행보를 손놓고 지켜볼 수밖에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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