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조 겨냥' 아바스틴 품은 HK이노엔, '1석 2조' 노린다 연 800억 매출 상품, 코프로모션 계약…항암사업부 1000억 매출로 껑충
정새임 기자공개 2025-01-22 08:20:16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1일 15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K이노엔이 연매출 1조원 고지를 넘어서기 위한 묘수로 오리지널 항암제 '아바스틴'의 코프로모션(공동판매)을 따냈다. 아바스틴은 연간 매출 약 800억원에 달한다.지난해 MSD 백신 코프로모션 종료로 인한 빈자리를 보령 '카나브 패밀리'로 메운데 이어 아바스틴이라는 추가 라인업을 통해 외형확장 전략을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이번 계약으로 존재감이 약했던 HK이노엔의 항암사업부 입지를 높이는 효과도 거둘 전망이다. 올드드럭 위주였던 항암사업부에 블록버스터 표적항암제를 채우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800억 오리지널 의약품 도입, 올해 매출 1조 '안정권' 예고
HK이노엔은 21일 글로벌 빅파마 로슈 한국법인 한국로슈와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아바스틴은 '암을 굶겨 죽인다'는 이론을 처음으로 VEGF(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를 억제하는 최초의 표적항암제로 블록버스터 약물로 꼽힌다. 전이성 대장암과 난소암, 유방암 등 부인암에서 널리 쓰이고 난소암, 폐암, 간암 등 다양한 암종에서 활용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아바스틴 국내 연매출은 776억원을 기록했다. 특허 반료로 바이오시밀러가 진입했지만 여전히 점유율 60%를 차지하고 있다.
지금까지 아바스틴은 한국로슈가 직접 마케팅과 판매를 진행했지만 올해 처음 국내사와 손을 잡았다. 대상은 주매출원이었던 대장암과 부인암이다.
티쎈트릭과의 병용요법으로 1차 치료에 쓰이는 폐암과 간암은 코프로모션 대상에 오르지 않았다. 특허가 만료돼 바이오시밀러가 진입한 암종은 코프로모션을 진행하고 병용요법은 기존대로 한국로슈가 자체적으로 판매·마케팅을 펼친다.
HK이노엔 입장에선 '1석2조'의 효과를 얻었다. 가장 큰 효익은 매출 확대다. 아바스틴의 국내 매출이 HK이노엔 매출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간 HK이노엔의 매출은 자체 신약 '케이캡' 성장과 MSD 백신 7종 코프로모션 계약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2020년 5153억원에서 2021년 7683억원으로 늘었고 2022년 8000억원대에 진입했다. 2023년 케이캡 신규 파트너사 물색 및 MSD 백신 계약 만료를 앞두고 매출이 다소 주춤했다. 지난해 보령을 신규 파트너사로 맞이하며 주춤했던 실적을 다시 끌어올리는 중이다.
보령과의 계약은 서로의 약을 함께 판매하는 맞교환 형태로 매출 확대와 수익을 모두 끌어올린 성공적인 코프로모션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66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7.1%나 확대했다. 증권가에서 추정한 2024년 연간 실적은 매출액 9121억원, 영업이익 933억원 정도다. 컨센서스에 부합한다면 9000억원대 매출에 안착할 수 있다.
올해 아바스틴을 추가하게 되면 연매출액 1조원을 의미하는 '1조클럽' 문턱에 훌쩍 다가설 수 있다. 코프로모션은 수익성 측면에선 큰 효익이 없는 전략일 수 있지만 매출 1조원을 넘어선다는 것 자체에 무게를 두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1조 클럽에 오른 제약바이오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유한양행, GC녹십자,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 7곳에 불과하다.
◇만성질환 대비 빈약했던 항암 라인업, 첫 표적항암제 장착
이번 아바스틴 코프로모션 계약은 항암시장에서 HK이노엔의 마케팅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HK이노엔은 케이캡으로 대표되는 소화기계와 순환기계 등 만성질환 위주로 매출이 구성돼 있다. 수액제도 주력 분야 중 하나다. 반면 항암분야는 그동안 '기타'로 분류돼 있었다.
주로 제네릭이나 올드드럭을 도입해 판매했던 까닭이다. 캄토프, 케어벡, 알록시, 아킨지오, 제넥솔 등이다. 2023년 도입한 삼양홀딩스의 제넥솔이 연 200억원가량으로 매출이 가장 높으며 캄토프가 약 100억원 규모다.
세포독성항암제 위주였던 HK이노엔이 첫 표적항암제를 도입했다는 의미가 있다. 아바스틴은 세포독성항암제와 다양하게 병용돼 사용되고 있으며 바이오시밀러 등장 후에도 꾸준히 700억원 넘는 매출을 내고 있는 핵심 항암제로 꼽힌다.
오리지널리티를 유지하고 있는 아바스틴을 통해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늘리고 항암시장에서 HK이노엔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다. 보령도 비슷한 방식으로 항암사업부를 성장시켰다.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항암제를 인수하는 LBA 전략이다. 보령은 아예 판권을 인수함으로써 수익성도 함께 도모했다.
아바스틴 공동판매가 시작되면 HK이노엔의 항암사업부는 단순에 1000억원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수액제 사업부와 맞먹는 규모다.
장기적으로도 HK이노엔은 항암 영역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있다. 신약 파이프라인 'IN-119873'은 비소세포폐암 표적 신약으로 개발 중이다. 그 외에도 기초연구 단계이지만 다양한 항암 신약 물질을 갖추고 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항암사업부 성장을 위해 아바스틴 도입을 결정했다"며 "도입약으로 매출을 올리고 항암 신약 개발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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