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인벤티지랩의 퀀텀점프, 주사제 GMP 구축 그리고 'LNP'김주희 대표 "플랫폼 기술이전 위한 선제적 생산망 확보, 매출 다각화 추진"
한태희 기자공개 2025-01-23 09:31:26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2일 08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가 이끈 열풍이 이목을 끈 건 GLP-1 계열 비만치료제뿐이 아니다. 기존 약물을 미립구에 봉입해 반감기를 늘리는 약물전달시스템(DDS) 플랫폼 역시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장기 지속형 주사제를 개발하는 인벤티지랩은 국내외 제약사들과 공동연구로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매출 성과로 이어가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이에 파이프라인 단위 기술이전을 플랫폼 단위로 넓히기 위한 생산 설비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해는 기존 사업 외에도 지질나노입자(LNP) 기반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매출 다각화에 도전한다. 더벨은 김주희 인벤티지랩 대표(사진)를 만나 회사의 성장 배경과 미래 사업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유한양행과 비만치료제 공동개발, 약물 중독 타깃 개량신약 주목
인벤티지랩은 제약사 수석연구원 출신인 김주희 대표가 2015년 창업했다. 김 대표는 산업계에서 임상분석, 인허가 등 업무를 두루 경험하며 순수과학 외에도 공학적 기술을 접목한 바이오 산업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고 창업을 결심했다.
인벤티지랩은 기존 약물에 자체 DDS 플랫폼을 접목해 반감기를 늘리는 등 약효를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고품질의 미립구를 균일하게 대량생산하면서 약물이 타깃에 도달하기 전 과방출되는 기존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한계를 극복했다.
김 대표는 "질(Quality)이 보장된 상태에서 양(Quantity)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개발 초기부터 미립구의 품질에 집중하며 아무리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어도 우리가 잡은 기준점에 도달하지 못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회사가 쉽게 적용하지 않는 높은 기준을 적용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를테면 약물이 미립구에 봉입되는 봉입률의 기준을 100% 안쪽까지 맞추려고 했고 비임상 대비 실제 임상에서 재현성이 높은 결과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수의 국내외 제약사와 협업하면서 개량신약 형태의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개발하고 있다. 유한양행과는 세마글루타이드 기반 GLP-1 비만치료제를 공동 개발 중으로 연내 국내 임상 1상 IND를 제출한다. 이 외에도 약물중독 환자 타깃 개량신약 개발에 주목한다.
김 대표는 "GLP-1 외에도 진도가 빠른 파이프라인이 자체 개발 중인 약물 중독 치료제"라며 "호주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시장성이 높다"며 "반면 개발할 수 있는 회사는 제한적이라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베링거인겔하임과는 작년 9월 공동 개발 계약을 맺었다. 베링거인겔하임의 신약 후보물질을 기반으로 장기지속형 주사제 후보제형을 개발하고 비임상시험용 시료의 공급을 담당한다. 파이프라인 단위로 진행하던 계약을 플랫폼 단위로 확장했다는 의의가 있다.
김 대표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지금까지 다른 회사의 물질을 우리 플랫폼에 실어주는 형태의 공동 개발을 해왔다"며 "작년에 베링거인겔하임과 의미 있는 계약을 했고 올해는 이를 본계약으로 전환하며 상업화 단계까지 이어가는 걸 목표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 단계 고도화 따른 시설투자, LNP 사업 진출 본격화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 단계가 고도화되면서 시설투자를 통한 설비 확충에 나서 주목된다. 자체 GMP 시설을 확보하면 공동개발 중인 제품이 상업화됨에 따라 생산에 따른 매출과 판매 로열티까지 제품 개발 전 주기에서 매출을 기대할 요소가 늘어나게 된다.
최근 두 차례에 걸친 CB(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538억원 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고 이중 약 250억원을 GMP 공장 확보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플랫폼 기반 사업모델을 보유한 알테오젠, 펩트론 등과 유사한 행보로 선제적 생산 시설 투자에 나선다.
김 대표는 "앞서 기술이전된 아이템들이 많아 시설투자를 통해 물량에 단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플랫폼 기술이전을 늘리기 위해서도 플랫폼 개발사가 생산시설을 직접 운영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기존 장기지속형 주사제 기반 사업모델 외에도 유전자치료제와 mRNA 백신 등에 적용되는 LNP 제조 기술을 최적화해 사업화했다. 이를 통해 나노전달체를 제조할 수 있는 제형화 서비스와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 등을 본격화한다.
김 대표는 "유전자 치료제 및 mRNA 백신을 만드는 LNP 시설에 대한 대량 생산 역량을 단계적으로 플랫폼화한 회사가 드물다"며 "기존 사업 외에도 구체적인 수익 기반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유전물질을 안전하게 보존하고 생체 내 투여하거나 세포 내 전달하려면 이를 효과적으로 봉입한 LNP를 재현성 높게 제조할 수 있어야 한다. 인벤티지랩은 자체 수행하던 장기지속형 주사제 공정 및 장기개발 노하우를 LNP 분야에 최적화했다.
김 대표는 "우리가 보유한 생산용 장비 판매를 비롯해 위탁연구용역, CDMO 등 매출 다각화를 기대한다"며 "생산 시스템이나 GMP 공정 자체를 직접 개발해 구축하는 만큼 플랫폼 자체를 기술이전하는 사업 성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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