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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cy Radar]방카슈랑스 25% 문턱 낮아진다...업계 반응 '제각각'보험사별 상품 판매 비중 완화…기존 25%→생보 33%, 손보 50% or 75%

강용규 기자공개 2025-01-23 12:50:27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1일 17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기관보험대리점의 보험 판매시장에서 19년간 유지된 보험사별 판매 비중 규제가 완화된다. 주요 시장인 방카슈랑스(은행+보험)를 중심으로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업계 반응은 제각각이다. 규제 완화의 원인이 된 손해보헙업계에서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는 가운데 생명보험업계에서는 대형사와 중소형사, 금융지주계열과 비 지주계열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신규 판매 손보사가 없다…보험사별 25% 비중 준수 불가능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1일 '제6차 보험개혁회의'를 열고 △보험산업 현안과제 △보험 판매채널 책임성 강화 방안 △성과체계개편 등 장기·안정적 경영 유도방안 △미래대비과제 등을 논의했다. 보험산업의 현안 중 하나로 금융기관보험대리점 제도의 개편이 다뤄졌다.

금융기관보험대리점은 보험대리점 자격을 보유한 은행, 카드사, 농·축협, 증권사 등 금융사가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제도로 2003년 도입됐다. 당시 전속 설계사 채널의 경쟁력 약화에 대한 보험사들의 우려가 지속되자 당국은 금융기관보험대리점이 특정 보험사의 상품을 50% 이상 판매하지 못하도록 규제를 걸었다.

이후 2005년 상품 비중 규제가 25%로 더욱 강력해진 뒤 지난해까지 19년 동안 유지됐다. 이 규제를 두고 업계에서는 금융기관보험대리점 중 가장 대표적인 채널의 이름을 따 '방카슈랑스 25%룰(방카 25%룰)'이라고 부른다.

이날 당국은 보험개혁회의를 통해 금융기관보험대리점의 특정 손해보험사 판매 비중 규제를 기존 25%에서 50%, 조건에 따라 75%까지 높이기로 결정했다. 생명보험사의 판매 비중 역시 33%로 높였다. 올 1분기 중 완화한 규제의 운영을 시작한 뒤 1년치의 운영 결과를 분석해 2년차의 판매 비중을 결정하기로 했다.

그간 당국 입장에서 금융기관보험대리점은 모범적인 판매채널이었다. 다른 채널과 비교해 수수료 상한이 낮아 상품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할 수 있고 신뢰도 높은 금융기관이 대리점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불완전판매의 발생 비율도 낮기 때문이다. 이는 19년간 별다른 제도 변경 없이 채널 운영이 지속된 원동력이기도 했다.

그러나 앞서 메리츠화재와 흥국화재가 방카슈랑스의 신규 판매를 중단한 데 이어 2024년 4월 삼성화재도 시장 철수를 결정하면서 방카슈랑스 시장의 실질적 참여 손보사가 DB손보, 현대해상, KB손보 등 3곳만 남게 됐다. 더는 방카 25%룰을 지킬 수가 없는 만큼 당국도 규제 완화에 나섰다.

(자료=금융감독원)

◇규제 완화, 손보 대비 생보업계에 더 큰 파장 예상

보험업권에서는 생·손보 업계별로 다른 반응이 나오고 있다. 규제 완화의 직접적 원인이 된 손보업계에서는 구조적으로 방카 25%룰을 준수할 수 없게 된 만큼 불가피한 사안으로 받아들이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애초 방카슈랑스는 은행의 예금기능과 연계한 저축성보험이 주로 판매되는 채널이다. 그런데 저축성보험은 전통적으로 생보사들이 강점을 보유한 영역이다. 게다가 2023년 IFRS17 회계기준 도입 이후 보험계약마진(CSM)이 중요해지면서 장기·보장성보험 대비 CSM 확보에 불리한 저축성보험을 손보사들이 적극적으로 판매할 이유도 사라져가고 있다.

반면 생보업계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저출산과 고령화의 지속으로 종신보험의 수요가 갈수록 줄어드는 가운데 생보사들은 방카슈랑스를 통한 일시납 저축성보험 판매를 단기 유동성 확보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1~3분기 기준으로 국내 22개 생보사가 거둔 초회보험료 17조770억원 가운데 75.6%에 이르는 12조9065억원이 금융기관보험대리점에서 나왔다. 비중이 90%를 상회하는 생보사도 ABL생명, 푸본현대생명, AIA생명, IBK연금보험, NH농협생명 등 5곳이나 된다. 때문에 이번 방카 25%룰의 완화에 대한 반응도 손보업계에서보다는 생보업계에서 더욱 크게 나온다.

자본력에 여유가 있는 삼성·교보·한화 등 대형 생보사들은 방카 25%룰 완화의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상품 판매 비중 규제 확대를 계기로 상품 구조 개선과 판촉 강화를 통해 금융기관보험대리점을 유동성 확보의 창구로 더욱 요긴하게 활용할 여지가 있다.

필연적으로 중소형 생보사들은 금융기관보험대리점 채널의 대형사 쏠림 현상을 경계할 수밖에 없다. 다만 중소형사 가운데서도 금융지주 산하 보험사들은 은행 계열사를 통해 점유율 방어가 가능한 만큼 상대적으로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그간 방카슈랑스를 통해 저축성보험뿐만 아니라 일부 보장성보험까지 판매하며 유동성과 CSM을 동시에 확보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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