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해외주식 시대]고객 수요 폭발적, 외사도 군침…UBS운용 재진출설까지⑤태동하는 시장, 위협 요소 뚜렷…미장 투자 니즈, 새먹거리 부상
구혜린 기자공개 2025-02-04 16:13:41
[편집자주]
올해는 국내 헤지펀드 운용사들의 해외주식 투자 원년이 될 전망이다. 그간 국내 운용사들은 롱온리, 롱숏, 이벤트드리븐 등 전략을 활용한 국내주식 상품 운용에만 열중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국내 증시 코리아디스카운트가 심화되면서 사모펀드 주 수익자인 기관과 고액자산가들의 해외주식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다양한 성격의 운용사들이 해외주식 전용 상품을 준비 중인 가운데 더벨이 그 배경과 면면, 우려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4일 09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시장에서는 대형 해외 자산운용사들이 한국 시장을 노리고 있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후보 중 하나가 UBS자산운용이다. 국내 기관과 자산가들의 해외주식 투자 수요가 새로운 먹거리로 검토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갓 해외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국내 운용사들에는 새로운 위협 요인이다.경쟁 대상은 하나 더 있다. 공모 상장지수펀드(ETF)다. 2021년경부터 시장 파이를 키워온 해외주식 ETF는 현재 33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기간과 고액자산가의 포트폴리오에서 주요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상태다. 운용사들은 대내외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저변동성을 입증할 만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 시장 노리는 해외 운용사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스위스 최대 자산운용사 UBS자산운용은 최근 한국 시장 재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단독이 아닌 국내 중소형 운용사와 협업 또는 M&A(인수합병) 방식으로의 진출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싱가포르 헤드에서 한국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라며 "아시아 시장 확장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UBS는 하나금융과 손잡고 국내 영업을 하다가 시장에서 철수했다. 2007년 하나증권과의 합작법인인 하나UBS자산운용을 설립하고 다양한 공모펀드를 출시, 운용자산 33조원으로 덩치를 키웠다. 2023년 하나증권이 UBS로부터 51%에 해당하는 지분을 인수하며 갈라섰다. 시장에서는 UBS의 철수 이유를 수익성 악화로 꼽았지만, 하나금융이 먼저 결별을 선언한 게 주된 이유였다.
재진출을 검토하는 이유는 국내 시장 먹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첫 진출 시에는 공모펀드 위주의 영업을 펼쳤으나, 현재는 일반사모 시장을 염주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주식을 주 투자전략으로 하는 헤지펀드, 일임 상품에 대한 국내 고액자산가의 수요가 큰 것을 눈여겨 본 모양새다. 여기에 더해 시장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액티브 ETF(상장지수펀드)도 주의 깊게 보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을 접한 일부 국내 헤지펀드 운용사들은 견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해외주식 상품 만들기를 시작하기에 이미 너무 늦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 헤지펀드 운용사 마케팅 담당자는 "해외주식 운용에는 국내 운용사보다 외사가 더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며 "시장 수요가 지금처럼 지속될지도 불분명한데 강력한 경쟁자가 더 들어온다는 것은 우리에게 마이너스 요소"라고 말했다.
◇해외주식 ETF 시장도 비약적 성장
해외 운용사의 국내 진출만이 위협은 아니다. 내부에 가장 큰 위협 요인이 있다. 국내 상장된 해외주식형 ETF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기준 총 15개 자산운용사가 운용 중인 국내 상장 해외주식형 ETF의 설정액은 32조9751억원으로 집계된다. S&P500과 나스닥100 미국 대표지수로 패시브 상품을 만들기 시작한 게 2021년 초인데 약 4년 만에 시장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굳이 헤지펀드로 해외주식 투자를 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 전략으로 답해야만 하는 상황이 된 셈이다. 32조원 중 개인 투자 비중은 약 40%, 외인과 기관의 비중은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기관이 해외시장 투자 비히클로 ETF를 선택하는 규모가 만만치 않다는 의미다. 자금 흐름이 ETF로 유입되는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어 전체 시장 파이를 ETF와 나누고 있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
헤지펀드 운용사 고유의 투자 전략이 더 귀해질 것으로 보인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저평가된 주식을 찾는 것보다 주도주 중심으로 투자하는 게 수익성이 더 좋다"라며 "헤지펀드 운용사가 그간 해외주식 투자를 공격적으로 하지 않은 이유는 엔비디아, 테슬라 알주식에 투자를 하면 되지 펀드를 통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에 답을 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24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지난해 수익률 상위권을 독식한 펀드는 구도자산운용과 머스트자산운용, VIP자산운용 등의 해외주식 고비중 펀드였다. 또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지난해는 미국 장이 좋아 주도주 편입만으로도 수익을 낼 수 있었으나 올해는 모른다"라며 "멀티, 롱숏전략 운용사들이 ETF나 종목 투자 대비 안정성이 더 높다는 걸 입증한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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