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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 기초체력 분석]'블레이드키우기' 모비릭스, 고정비 부담 탈피 숙제지난해 성장가도 급제동, 미드코어 신작 아쉬운 성과…늘어난 인건비 발목

황선중 기자공개 2025-02-07 09:55:04

[편집자주]

국내 게임업체들이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버텨내고 있다. 개발에 쏟아붓는 투자비용 대비 수익창출력이 악화되면서 경영난을 겪는 곳들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히트작 개발에 몰두하는 동안 자금은 더 고갈될 가능성이 크다. 더벨은 수익성·성장성·안정성을 중심으로 각 게임사들의 재무상태를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6일 11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비릭스가 격동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신작 게임의 연이은 흥행 실패로 외형 성장세가 꺾이면서다. 호황기에 단행했던 인력 투자는 되레 인건비 부담을 초래하면서 오랜 흑자 행진까지 멈추게 했다.

20년 넘게 회사 경영을 직접 책임지던 임중수 창업주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경영 지휘봉을 내려놓은 상황이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며 위기 돌파를 위한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모비릭스, 지난해 성장가도 '급제동'

2004년 출범한 모비릭스는 외형은 크지 않지만 꾸준히 성장가도를 달리던 게임사다. 지난 2014년 매출 20억원을 기록한 이래 매년 성장곡선을 그렸다. 지난 2023년에는 창사 이래 최대 매출(907억원)까지 달성하며 최전성기를 누렸다. 매출 성장뿐 아니라 영업이익까지 지속해서 발생했던 만큼 재무 안정성 역시 양호한 편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435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0.4% 감소한 것이다.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자 고정비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면서 영업손실(79억원)까지 발생했다. 영업손실률로 나타내면 18.3%였다. 오랜 흑자 기업이 한순간에 역성장과 적자라는 이중악재를 마주한 셈이다.


실적이 후퇴한 배경에는 신작의 흥행 부진이 있다. 모비릭스의 성장동력은 크게 캐주얼게임과 미드코어게임으로 나뉜다. 캐주얼게임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단순한 게임이다. 미드코어게임은 캐주얼게임보다는 복잡하지만 하드코어게임보다는 단순한 게임이다. 캐주얼게임이 기존 성장동력이면 미드코어게임은 신규 성장동력이다.

하지만 지난해 미드코어게임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모비릭스의 미드코어게임 매출은 2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4.1% 감소했다. 반면 캐주얼게임 매출은 172억원으로 같은 기간 1.1% 후퇴했다. 미드코어게임 매출이 사실상 반토막 나면서 회사의 전체 실적이 휘청인 셈이다.

실제로 모비릭스는 2022년 출시했던 대표작 <블레이드키우기>에 버금가는 미드코어게임 흥행작을 발굴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3년 <소울워커:도시전략전> 등 다수의 기대작을 선보였지만 상당수가 조기에 서비스 종료했다. 지난해 출시한 <퇴마검사키우기> 등도 비교적 아쉬운 성과에 머물렀다는 평가다.

◇미드코어게임 신작 연이은 흥행 불발

여기에 미드코어게임 강화를 위해 개발인력을 크게 확충했던 것도 결과적으로 악수가 됐다. 실제로 모비릭스 임직원수는 지난 2022년 1분기 말 150명이었지만 지난해 1분기 말 307명까지 늘어났다. 2년 만에 임직원수를 2배 이상 늘린 셈이다. 임직원수가 불어난 만큼 회사의 인건비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3분기까지 모비릭스가 지급한 인건비(급여+상여금+퇴직급여+복리후생비)는 1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7% 증가했다. 경상연구개발비는 67억원으로 같은 기간 36.6% 증대됐다. 매출은 감소하는데 각종 고정비는 오히려 증가했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영업손실이 발생한 배경이다.

모비릭스 대표작 '블레이드키우기'

모비릭스는 성장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 절치부심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임중수 창업주가 대표 자리에서 내려왔다. 임 창업주가 경영 지휘봉을 내려놓은 것은 창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신임 대표 자리에는 이남일 부사장이 앉았다. 그는 과거 더블랙레이블, 직방, 엔터메이트 등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활약했던 인물이다.

이 신임 대표는 당분간 고정비 감축을 목표로 강도 높은 긴축경영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300명이 넘던 모비릭스 임직원수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다시 255명으로 감소했다는 점이 대변한다. 또한 무리하게 미드코어게임을 개발하기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개발비가 투입되는 캐주얼게임에 다시 주력할 가능성도 있다.

그나마 긍정적인 대목은 모비릭스가 호황기에 벌어둔 현금을 낭비하지 않고 각종 자산 형태로 비축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모비릭스가 보유한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268억원이다. 여기에 투자자산 244억원도 보유하고 있다. 두 자산을 합친 규모는 총자산의 71.5%에 해당한다. 반대로 차입금은 전무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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