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월드는 지금]완구 넘어 IP까지, 신사업 성과는 '아직'①사업 다각화로 전성기 맞이, 게임·마스크 실패 이어 골프장 사업 향방은
김혜중 기자공개 2025-02-13 07:58:11
[편집자주]
1980년대만 하더라도 외화벌이를 담당했던 봉제완구업계는 인건비 증가와 함께 급속도로 사양화됐다. 수많은 업체가 문을 닫은 가운데 일찍이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거나 변화를 추구한 일부 기업만이 살아남았다. 오로라월드는 OEM에서 자체 브랜드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 사업까지 빠르게 확장해 현재 국내 완구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성공 경험으로 현재도 활발한 사업 다각화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더벨은 오로라월드의 성장 동력과 향후 과제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1일 08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로라월드는 국내 완구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이다. 1990년대부터 국내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업계 전반이 침체됐지만 오로라월드는 자체 브랜드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매출의 80%가 해외에서 발생하며, 자체 브랜드 매출액도 1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본업에서는 긍정적인 시그널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다. 다만 게임과 마스크, 골프장 등 신사업에 잇달아 도전했지만 성과는 저조했다. 특히 골프장 사업의 경우 1000억원 이상의 투자비용이 발생한 만큼 향후 사업성을 입증해야하는 중대한 기로에 놓인 상태다.
◇IP 기업으로 변모, '해외 점유율'이 실적 견인
오로라월드의 시작은 198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국 산업은 노동력을 기반으로 한 경공업이 강세였고, 봉제완구업계 역시 국가 수출의 기간산업 역할을 하고 있었다. 완구업계의 호황에 힘입어 오로라월드 역시 타 기업과 동일하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회사로 출범했다.

다만 1980년대 후반 들어 근로자 임금 상승과 함께 국내에서는 완구업계가 예전같은 경쟁력을 가질 수 없었다. 오로라월드 역시 1990년 인도네시아에 생산법인을 설립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고, 1993년 중국 청도에도 생산기지를 마련했다.
비슷한 시기 오로라월드는 OEM을 넘어선 사업 다각화도 함께 진행했다. 1998년 오로라크리에이션을 설립했고 1999년 오로라 디자인연구소를 세운다. 같은 해 사명까지 오로라무역에서 오로라월드로 변경하면서 캐릭터와 디자인기업으로 변모한다. 국내에서는 독자 브랜드 개발에 주력하고 해외 생산기지로 기존 OEM사업을 영위하는 방식이다.
단순 제조기업에서 IP회사로 변모한 오로라월드는 2000년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때도 봉제완구생산기업이 아닌 캐릭터중심의 시각디자인기업으로 증권시장에 입성했다. 2007년 ‘유후와 친구들’ 등의 애니메이션 콘텐츠 공개를 시작으로 자사 브랜드 확장에 나섰고, 2022년에는 자체 브랜드를 통한 수출액만 1억불을 넘어섰다고 밝힌 바 있다.
일찍이 글로벌 브랜드로부터의 외주를 받아 OEM 사업을 시작한 덕분에 수출 매출액도 눈에 띈다. 인도네시아와 중국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홍콩과 미국, 독일, 영국에 판매법인을 운영하면서 글로벌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80%를 상회한다. 2024년 6월에는 미국 프리미엄 유아동품 브랜드 ‘메리메이어’를 인수하는 등 지속적으로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위한 투자도 단행 중이다.

2024년 3분기 연결기준 오로라월드의 매출액은 20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했다. 매출 구성을 살펴보면 미국과 영국, 홍콩사업본부로부터 발생한 매출액만 1628억원에 달한다. 전체 매출액의 8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해외에서의 경쟁력은 오로라월드 실적 고공행진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자체 브랜드 ‘팜팔즈’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에서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으며, 달러로 해외 사업에서의 결제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높아진 환율에 의한 매출 규모 증가 영향도 있었다. 추후에도 오로라월드는 IP파워를 유지하기 위해 신규 캐릭터 개발을 지속 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업 다각화는 진행 중, 수익성 입증은 ‘과제’
OEM 기업에서 IP콘텐츠로 한 차례 전환에 성공한 오로라월드는 적극적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게임과 골프장, NFT, 마스크 등 그 범주도 다양하다. 하지만 투자에도 불구하고 이렇다할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사업을 철수하는 경우가 많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선 2009년 오로라월드는 게임사업 진출을 위해 ‘오로라게임즈’를 설립해 5년간 약 60억원 가량을 투입했지만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결국 쓴맛을 본 채 게임사업에서 철수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 사업이 활황에 접어들자 유관 사업에도 진출했다. 바이오사업본부를 신설하고 마스크 시장에 뛰어들면서 사업다각화를 진행했다. 자체 보유한 캐릭터를 마스크에 접목시켜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다만 과도한 경쟁과 리오프닝으로 인한 수요 감소로 현재 마스크 사업은 영위하고 있지 않다.

최근에는 골프장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골프사업의 경우 2021년부터 1000억원 이상의 금액을 투자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단계다. 2021년 구학파크랜드를 인수하고 골프장 조성 공사를 시작했고, 2024년부터 사용승인을 받고 본격적인 영업에 시작했다.
2024년 3분기 기준 구학파크랜드 매출액은 85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마이너스(-) 38억원으로, 운영 1년이 채 되지 않은 현재 아직까지는 효과를 보고 있지는 못하는 단계다. 완구 사업과는 무관한 이종사업 진출이기에 골프장 사업의 수익성을 입증하는 게 당장의 과제로 꼽힌다.
오로라월드 관계자는 “골프장은 아직 사업 초기 단계로 이제 사업을 영위한 지 1년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i-point]신성이엔지, 한국종합기술·다스코와 연료전지 발전사업 협약
- [i-point]신테카바이오, 'PEGS 보스턴 2025' 참가
- [AACR 2025]첫 구두발표 진씨커, 경쟁사 넘보는 '유전자가위 액체생검'
- [AACR 2025]이뮨온시아 'CD47' 안전성 굳히기 "경쟁약과 다르다"
- [AACR 2025]항암 신약 항체 대신 '페라틴', 셀레메디 플랫폼 데뷔전
- [AACR 2025]근거 쌓는 '루닛 스코프' 빅파마 공동연구 쇼케이스
- [변곡점 선 콜마비앤에이치]변화의 마지막 카드, 경영진 교체 '강수' 두나
- [변곡점 선 콜마비앤에이치]속절없는 주가 하락 '트리거', 주가 부양 의지 없었나
- [변곡점 선 콜마비앤에이치]'경영 리스크' 누적, 콜마홀딩스 '책임경영' 본격화
- [i-point]소니드, 부동산·자회사 매각 "유동성 확보·체질 개선"
김혜중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5 공시대상기업집단]사조그룹, M&A로 커진 몸집…대기업집단 '첫 진입'
- [쿠팡 실적 리뷰]여전한 성장사업 모멘텀, 대규모 자기주식 매입 '시작'
- [사모펀드 유통 포트폴리오 점검]네파, 합병에서 기인한 상환 부담…'수익성'에 방점
- [Company Watch]미국 키우는 LG생활건강, '1800억' 투자 재무 영향은
- [사모펀드 유통 포트폴리오 점검]락앤락, '투자→자산 매각'으로 효율화 선회
- [사모펀드 유통 포트폴리오 점검]네파, 인수 직후 불어닥친 '아웃도어 한파'
- 간추려진 대명소노그룹 선택지, '티웨이'에 집중
- [영업권 모니터링]'영업권 141억' 한세모빌리티, 도약 필요성도 '확대'
- [사모펀드 유통 포트폴리오 점검]락앤락, '수익성 악화'에도 양호한 재무건전성
- 롯데칠성음료, '새로' 고객 접점 확대에 방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