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모니터]스팩도 밸류 할인 '뉴노멀'…삼성9호 합병 완주 '방점'케이지에이 합병가, 절반 낮춘 6363원…기존 주주 78% 락업 '동참'
윤진현 기자공개 2025-02-18 07:50:23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4일 13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모주 시장 한파에 밸류에이션 할인이 뉴노멀로 자리 잡은 가운데,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도 이에 동참하는 추세다. 삼성9호스팩과 케이지에이가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거래소의 합병 심사 승인 후 신고서 정정 과정에서 공모가(1주당 합병가액)를 절반가량 낮췄다.최근 2차전지 업종에 대한 눈높이 조정이 이뤄지는 점을 고려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스팩 시장에서 공모 구조에 대한 의문으로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통과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케이지에이와 삼성증권이 합병 완주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1400억→887억 기업가치 대폭 '할인'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6일 거래소의 합병 심사를 통과한 삼성9호스팩이 신고서 정정을 마쳤다. 삼성9호스팩은 케이지에이와 존속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4월 주주총회 일정만을 남겨둔 상황이다.
심사 과정을 거치며 케이지에이와 삼성9호스팩은 기업가치 할인을 택했다. 케이지에이의 공모가(1주당 합병가액)를 기존 1만2103원에서 6363원으로 약 47.5% 낮춘 셈이다. 이 경우 합병 비율도 1대 0.1652481에서 1대 0.3143171로 대폭 높아진다.
합병비율이 높아지면서 발행 주식 수 역시 동반 증가했다. 당초 182만5990만주가 스팩주주 배정 주식 수였으나 두 배 가까이 늘어 347만3203주로 분석된다. 총 발행 주식 수(1395만392주)를 고려한 합병 후 시가총액은 887억원이다.
시가총액 눈높이를 1400억원대로 잡고 있던 만큼 파격적인 할인을 택한 모습이다. 2차전지 업종에 대한 밸류에이션 눈높이 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케이지에이는 2차전지 전극제조장비 및 덕트 자동화 장비에 특화된 장비를 개발한다. 제조, 설계 솔루션, 유지보수 등 맞춤형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케이지에이와 삼성증권의 합병 완주에 대한 의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평을 받는다.
IB 업계 관계자는 "밸류에이션 눈높이를 낮추고, 락업 설정을 늘리는 등 친화적인 구조로 개편한 모습"이라며 "주주총회 단계만을 앞둔 만큼 기업과 주관사가 합병 완주에 방점을 찍은 셈"이라고 밝혔다.

◇주주들도 선뜻 락업…합병 마지막 관문, 주총 '촉각'
케이지에이와 삼성증권의 결단에 기존 주주들도 락업을 설정해 화답했다. 케이지에이의 기존 투자자 물량(920만4195주)의 77.6%가 보호예수 물량으로 설정됐다. 벤처금융 및 전문투자자 물량도 최소 1개월, 최대 18개월의 락업이 설정된 상황이다.
삼성9호스팩도 공모전 주주가 합병일로부터 6개월간 보호예수를 걸었다. 이로써 공모 주주 물량 만이 상장일 유통 가능 물량으로 풀이된다. 케이지에이의 기존 주주(186만주)와 삼성9호스팩 공모 주주만이 상장일 물량 출회에 나설 수 있다.
시장 친화적인 공모 구조를 고수한 만큼 주주총회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점쳐진다. 스팩의 특성상 오는 4월 10일 열릴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찬성 의결권을 모아 통과하는 게 관건이다.
과거 주주총회에서 스팩 합병에 실패한 사례도 있다. NH스팩20호와 하나25호스팩 등이 그 예다. 예비심사를 통과한 후 신고서 제출을 마쳤지만 스팩 주가가 떨어지면서 합병 찬성 의결권을 모으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스팩 합병 역시 직상장 만큼이나 주가 부양은 물론 주주 투심 관리가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이유다. 이 점을 고려해 스팩 역시 합병가액의 합리성을 높이고 시장 친화적 락업 설정에 힘을 싣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우회 상장 창구이더라도 주가 방어를 비롯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며 "직상장 기업만큼이나 스팩 기업들도 시장 친화적인 구조로 주주들의 승인을 받고자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이통3사 AI 윤리지침 점검]필수가 된 윤리 전담 임원·조직 배치…'말보단 행동'
- SNT그룹, 지주사 중심 '탄탄한' 지배구조...후계 구도는 '안갯 속'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현대리바트, 흑자 전환에 차입 기조도 '전환'
- [이사회 분석]동부건설, 윤진오 사장 2연임…사외이사진 '과반'
- 캡스톤운용, 부산 솔라리아 호텔 매각 '언제쯤'
- '내부임원 배제' HMM, 한진해운 출신 CEO 등장할 수 있을까
- [IBK기업은행 인사 풍향계]IBK캐피탈 대표 교체…신임 대표에 문창환 전 부행장 내정
- 오투저축, 흥국저축서 김성준 이사 영입…영업 '총괄'
- [보험사 자본확충 돋보기]흥국화재, 신종자본증권 기대 효과 '제한적'인 이유
- [금융지주 이사회 시스템 점검]신한금융, 금융권 유일 사외이사 '내부통제 전문성' 평가
윤진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IB 풍향계]에식스솔루션즈 IPO 파트너, 주목받는 삼성·NH증권
- [현대차증권 도약의 조건]배당 확대, 민심 달래기용?…지속 가능성은
- [현대차증권 도약의 조건]ROE 10% 목표 달성, 새 수익원 확보 '절실'
- [서울보증보험 IPO]아쉬운 청약 성적…공기업 완주 트랙레코드 '무게'
- [현대차증권 도약의 조건]구원투수 배형근 사장, 실탄 확보에도 신뢰 회복 ‘숙제’
- [Deal Story]하나F&I, A+급 도약 후 첫 공모채 시험대서 '흥행'
- [현대차증권 도약의 조건]연결고리 약화…성장 방정식 찾을까
- ABL생명, 후순위채 재도전…전량 미매각 극복할까
- [서울보증보험 IPO]밴드내 수요에 공자위 '속전속결'...예보 엑시트 청신호
- [Korean Paper]일본 IR 공들인 KT, 복귀전서 '최저 스프레드' 기록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