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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L생명, 후순위채 재도전…전량 미매각 극복할까 자본적정성 제고 위해 재차 시장성 조달

윤진현 기자공개 2025-03-06 08:01:40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4일 07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BL생명보험이 자본성 증권 조달 채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ABL생명보험은 지난해 4분기에만 두 차례 후순위채를 발행하면서 대규모 조달을 마쳤다. 그럼에도 지급여력비율(K-ICS) 개선을 위해 재차 시장성 조달을 활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직전 발행에서 전량 미매각의 아픔을 겪은 점은 변수로 꼽힌다. 적정 금리 수준과 마케팅 방식 등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ABL생명보험이 내달 중순 후순위채를 발행하고자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만기구조는 10년 단일물이지만, 5년 뒤 조기 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Call option)도 붙일 계획이다. 모집액은 1000억원으로 설정할 전망이다. 단,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발행 한도를 열어뒀다.

후순위채는 일반 선순위 회사채보다 상환 순위가 한 단계 낮은 채권이다. 선순위 회사채와 달리 재무상태표 상에서 자본으로 분류된다. 만기가 5년 이상인 경우 100% 자본으로 인정받는 장점이 있어 은행, 보험사 등 재무 지표에 민감한 금융사가 주로 발행한다.

ABL생명보험이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건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지난 2024년 9월과 12월에 각각 2000억원, 1000억원 규모로 조달을 마쳤다. 2022년 처음으로 공모채 시장에 데뷔한 후 적극적으로 시장성 조달을 활용하는 모습이다.

ABL생명보험이 이처럼 시장성 조달에 집중하는 이유는 자본 확충을 통해 지급여력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ABL생명보험의 지급여력비율은 144.5%(경과 조치 후 기준)다. 업계 평균치(212.6%)를 하회하면서 하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RBC비율이 과거 양호한 수준으로 관리됐지만 K-ICS 기준상에서는 부담이 커졌다. 보험계약의 전체 만기에 걸친 금리위험액을 산정하고, 신규 보험위험액 추가로 인한 요구자본이 늘어나는 등 관리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올해도 지급여력비율 관리를 위해 조달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ABL생명보험의 조달 난이도는 다소 높은 상황이다. 직전 발행인 지난해 12월 후순위채 수요예측에 돌입했으나 전량 미매각을 기록했다. 모집액을 500억원으로 설정했지만, 기관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결국 ABL생명보험의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총액 인수해 증액 발행까지 마쳤다.

당시 적정 금리 수준보다 절대 금리 밴드가 다소 낮다는 평을 들은 만큼 고민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기관 투자자 수요에 맞는 조달 전략을 제시하는 과정이 필요하단 분석이 제기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앞선 발행에서 기관의 외면을 받았던 만큼 시장 눈높이를 고려해 발행 과정을 밟는 게 관건"이라며 "금리 수준은 물론이고 마케팅 측면에서도 공을 들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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