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증권 도약의 조건]ROE 10% 목표 달성, 새 수익원 확보 '절실'③실적 주축 부동산금융 흔들…신사업 성과 주목
윤진현 기자공개 2025-03-10 08:07:49
[편집자주]
"2030년까지 업계 최고의 고객 가치를 실현하는 증권사로 도약하겠다." 현대차증권의 중장기 경영 계획 '비전2030'이다. 변화의 골든타임을 정해 쇄신에 도전한다. 그간 주력해 온 현대차그룹과의 시너지도 물론 중요하지만, 홀로서기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더벨이 변화의 기로에 선 현대차증권의 현 상황과 청사진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6일 14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증권이 주가수익비율(ROE)을 10% 이상으로 회복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제시했다. 이 목표를 현실화하려면 순이익이 1300억원을 웃돌아야 한다. 창립 이래 최고 실적을 훌쩍 넘기겠다는 포부를 내비친 셈인데, 실현 가능성엔 의문부호가 붙는다.수익 주축이던 부동산 금융의 회복이 더딘 여파다. 대체재로 제시한 정통 IB(투자은행) 확대와 인프라 금융, 신기사 펀드 결성 등도 단기간 내 수익을 내는 데 한계가 있다. 목표달성을 위해선 리테일과 S&T(세일즈앤트레이딩)그리고 IB(투자은행)까지 '삼각편대'의 고른 수익성 확보가 필요하다.
◇ROE 10% 필수조건, 순익 '1300억'…창립 이래 최대치
현대차증권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547억원, 당기순이익 362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과 비교해 각각 16%, 32% 감소한 수준이다. 이를 기반으로 추산한 ROE는 3%대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현대차증권은 4년 내로 ROE를 10%대로 회복하겠단 공약을 제시했다. 올해 4.0%로 회복하는 데 이어 2026년 7%, 2027년 8%, 그리고 2028년 10% 이상을 기록하는 게 현대차증권의 청사진이다.
관건은 이 목표를 현실화하기 위한 대안이 있는지다. 우선 10%대의 ROE를 내기 위해선 최소 1300억원의 순익을 내야 한다. 유상증자를 마무리 하면 자기자본 규모가 1조3000억원대로 커지게 되면서 순익 목표치도 함께 늘어났다.
창립 이래 역대 최대치의 실적을 냈던 2021년의 순익 규모(1178억원)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당시 영업순익(3248억원) 중 IB 부문 실적(1316억원)이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높아 가능했다. 부동산 금융을 기반으로 이같은 실적을 낼 수 있었다.
문제는 부동산 금융이 침체기로 접어들면서 현대차증권의 실적 기반 한 축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PF 부실화로 인한 충당금 적립이 이어지면서 순익에도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금융 정체…추가 충당금 적립도 '빨간불'
2021년 말까지만 해도 현대차증권의 충당금 규모는 단 93억원에 그쳤다. 2022년 말 429억원으로 급증한 데 이어, 2023년 말 1046억원으로 최대치를 찍었다. 지난해의 경우 3분기 말 기준 903억원의 충당금 설정이 이뤄졌다.
그럼에도 추가 충당금 설정 가능성이 열려있다. 현시점 기준 현대차증권의 요주의이하자산(2596억원)과 고정이하자산(1810억원)이 총 4300억원 수준이다. 브릿지론이 본PF로 전환되지 않고 연체되거나, 분양 성과가 저조한 사업장이 고정이하자산으로 분류됐다.
상황이 이렇자 현대차증권은 부동산 PF 담당 임원을 해임하고 조직을 축소하는 결단을 내렸다. 박기석 프로젝트금융실장이 지난해 연말 직을 내려놓았다. 프로젝트금융실은 IB부문과 구조화 금융 부문으로 각각 흡수됐다.
비부동산 금융으로 단기간 내 4배 이상 순익을 끌어올려야 하는 셈인데, 현대차증권의 포부에 관해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현대차증권이 부동산 금융 기반을 대체할 신규 먹거리도 단기간 내 성장에 한계가 있는 사업들이다.

◇'정통 IB+신사업' 대체 불구 영업인력 부재 볼멘소리
정통 IB 부문 역시 그간 주식자본시장(ECM)과 부채자본시장(DCM)에서 그룹사 기반의 영업을 해왔다는 점에서 과제가 많다. 채권 커버리지는 주로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물량으로 이뤄졌으며, IPO 역시 현대차 벤더사(협력사) 딜이 대부분이다.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통한 다각화 시도도 한계가 있었다.
이 밖에도 △임대운용사업 GP 참여 △인프라·ESG 금융 참여 △부동산 선순위 투자 △신기사 펀드 결성 등의 신사업 아이디어도 당자 순익에 직결하는 사업들로 보기 어렵다. 여느 중소형사들과 마찬가지로 '순익'을 낼 수 있는 먹거리 탐색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인력 이탈이 지속되면서 영업 인력을 새로 꾸리고 있다는 점에서 내부 IB들의 볼멘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임원급 인사 7명을 해임한 건 물론, 실무 인력들의 이탈도 이어진 탓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신사업 추진에 대한 당위성에 공감하지만 영업 기반을 확장하기 위한 이해도 없이 목표치만 제시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IB 확장과 신사업 추진을 위한 투자를 늘려야만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증권은 리테일과 S&T 부문의 경쟁력 확보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우선 현대차증권의 또 다른 핵심 수익원인 퇴직연금 부문을 리테일 본부로 편제했다. 리테일 영업망을 활용해 일반 기업 적립금을 늘리겠다는 목표다. 이어 S&T 부문 산하에 '자기자본 투자(PI)'와 파생시장 트레이딩 및 운용 등을 배치해 수익성을 다각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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