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완 행장 '내부 결속' 다진다, 우리은행 '기수별 연수' 진행 2002년 입행한 기수부터 순차적으로 진행…사기 진작과 유대감 강화 목적
조은아 기자공개 2025-02-24 12:41:41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1일 07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2002년 이후 입행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기수별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2002년은 우리은행이 현재의 이름을 단 해로 계파와 무관한 기수들이 처음 입행하기 시작한 해이기도 하다.지난해 잇따른 금융사고와 전직 회장의 부당대출 의혹으로 누구보다 힘든 1년을 보냈을 직원들을 격려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는 자리다. 동시에 계파 문화를 없애고 행내 통합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도 크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현재 기수별로 1박2일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평일에 진행하며 대상은 2002년 입행한 직원부터다. 한 기수의 인원이 적은 경우엔 같은 해에 입행한 두 개 기수가 함께 연수에 참가하고 있다. 현재 2010년대 초반 기수까지 진행됐으며 앞으로도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은행이 기수별로 연수를 진행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우리은행에서도 처음이다. 은행은 보통 공채를 통해 수백 명이 한꺼번에 입행하는데 우리은행의 경우 200명 안팎이다.
입행 이후 일정 기간의 연수를 마친 뒤 지점에 배치받는다. 같은 기수여도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동기들과 한자리에 모이는 건 쉽지 않다. 시간이 지나면서 담당 업무 역시 달라지기 때문에 굳이 한데 모여 연수를 받을 필요성이 높지 않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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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우리은행이 기수별 연수를 진행하는 배경엔 정진완 우리은행장(사진)이 있다. 정 행장은 지난해 12월 취임했다. 취임 직후 조직원들의 사기를 진작하고 결속력을 다지기 위해 지금과 같은 형태의 연수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교육 위주의 연수가 아니기 때문에 프로그램 역시 유대감 강화에 맞춰져 있다. 연수에 참가했던 한 직원은 "처음 입행한 후 연수를 받고 난 뒤 이렇게 대단위로 모인 건 처음"이라며 "동기들과 친목을 다지며 유대감을 강화하는 동시에 은행의 핵심가치를 공유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의 핵심가치와 관련해 스스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돌아보는 계기도 됐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누구보다 힘든 1년을 보냈다. 금융사고가 잇달아 터진 데 이어 전직 회장의 부당대출 의혹까지 불거졌기 때문이다. 개인의 사고야 그렇다 치더라도 최고위 경영진이 연루됐다는 점에서 내부 충격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정 행장은 지난해 행장 내정 이후 첫 출근길에서 우리은행의 성장을 위해 주안점을 두는 부분에 대해 "제일 큰 것은 지금 직원들의 사기와 직원 교육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특히 2002년 입행한 직원들부터 연수 대상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우리은행은 1999년 옛 상업은행과 옛 한일은행이 통합해 출범했다. 당시 한빛은행으로 행명을 바꿨고 2002년엔 평화은행을 합병한 뒤 행명을 다시 우리은행으로 바꿨다. 통합한 지 2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계파에 기반한 온정주의적 조직문화가 남아있어 금융사고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등 계파와 무관한 공채 기수들이 입행하기 시작한 게 2002년이다. 이들은 현재 은행 지점장·부지점장급에 포진하고 있으며 본부 부장 가운데 약 20~30%를 차지한다. 정진완 행장이 1995년 입행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은 2~3년 안에 은행의 주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엔 출신을 따지는 경직적 조직문화가 상당 부분 사라질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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