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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를 위한 항변 [thebell desk]

조은아 금융부 차장공개 2025-02-17 12:28:11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3일 07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 주가가 연일 약세다. 발단은 지난주 이뤄진 실적발표회. 주주환원 규모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주가가 맥을 못추기 시작했다. 일주일 사이 KB금융의 주가 하락율은 10%에 이른다.

KB금융은 지난해 10월 주주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연말 기준 보통주자본비율(CET1비율) 13%를 넘는 초과자본 모두를 이듬해 상반기 주주환원에 쓴다는 게 핵심이다. 지난해 말 KB금융의 CET1비율이 13.51%였으니 올 상반기 주주환원 규모는 초과분 0.51%포인트에 해당하는 1조7600억원으로 정해졌다.

시장의 불만은 한마디로 CET1비율이 기대보다 낮다는 데 있다. 3분기 말 KB금융의 CET1비율은 13.85%였다. 석 달 만에 0.34%포인트 하락했는데 돈으로 환산하면 1조1600억원이다. 3분기와 비슷한 수준 혹은 소폭의 하락만을 기대했을 주주들은 순식간에 1조원 이상이 날아갔으니 당연히 실망이 클 수밖에 없다.

다만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할 게 있다. CET1비율은 어느 정도 '메이크업'이 가능한 지표다. CET1비율은 보통주자본에서 위험가중자산(RWA)을 나눈 값이다. CET1비율이 높아지려면 분자가 커지거나 분모가 작아지면 되는데 분자를 키우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보통 RWA를 통해 CET1비율을 관리한다. 대출 기준을 강화하고 펀드 출자액을 줄이는 식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실적발표 당시 '전일 발표한 회사의 경우 굉장히 많은 노력을 기울인 티가 났다'고 말했는데 여기에도 "왜 마음만 먹으면 높일 수 있는 수치를 그대로 뒀느냐"는 의문과 비판이 깔려있다.

그의 생각대로 KB금융은 주주환원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특정 수치를 일부러 키우는 무리수를 두지 않은 것에 가깝다. 꾸준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주주환원을 위해서다. 보여주는 것보단 내실을 중시하는 양종희 회장 개인의 성향과도 일맥상통한다. 금융지주에서 유일하게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직접 발표한 그가 주가 부양을 위한 욕심이 왜 없었을까.

KB금융은 지난해 밝혔듯 일 년에 두 차례에 걸쳐 주주환원 규모를 확정한다. 연말과 반기말이 가장 중요한데 어느 한 시기에 특정 수치를 만들어내면 자연스럽게 다음 시기엔 그만큼 부담이 커진다. 한마디로 조삼모사다.

다른 수치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가를 움직이는 변수가 워낙 많고 예측 역시 불가능의 영역이지만 그럼에도 기본은 회사의 성장성이다. 이 점에서만큼은 경쟁력이 확실하다. 은행의 실적이 워낙 견조한 데다 금융지주 최초로 순이익 5조원을 달성한 데서 알 수 있듯 비은행 역시 그 어느 곳보다 탄탄하다. 카드, 증권, 보험 등 주요 자회사들이 각각의 업권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실적발표 이후 KB금융 경영진과 자회사 대표 25명이 동시에 자사주를 매입했다. 본업을 잘하는데 여기에 성의와 자신감까지 더해졌다. 할 만큼 했으니 주주들의 선택만 기다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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