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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체인 리포트]해외 바이오벤처 투자통로 떠오른 OCI엔터프라이즈[OCI홀딩스]⑤자체 현금창출력 이용 바이오벤처 투자…OCI에 대여금 제공도

이민호 기자공개 2025-03-04 08:08:10

[편집자주]

기업은 사업적인 필요성에 따라 계열사간 머니체인을 만든다. 출자로 자본을 키워주거나 대여로 현금여력을 늘려준다. 차입여력을 키워주는 '보이지 않는 돈' 지급보증도 빼놓을 수 없는 선택지다. 출자하면 배당금을, 대여하면 이자를 각각 수취해 기업의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머니체인이 바뀐다. THE CFO가 각 기업 머니체인 현황과 이에 따른 재무적인 영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1일 10시38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OCI홀딩스는 신사업으로 제약·바이오 사업을 항상 강조해왔다. 2024년 시도했던 한미사이언스 주주 진입 외에도 그동안 부광약품 구주매입과 바이오벤처 현금출자로 제약·바이오 사업에서의 외연을 넓혀왔다. 다만 이들 회사 지분 취득 후 출자나 대여 등 추가 자금 지원에는 소극적이다.

최근 해외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 통로로 떠오른 곳이 미국 완전자회사 OCI엔터프라이즈(OCI Enterprises)다. 과탄산나트륨 제조와 태양광 발전시설 운영으로 자체 창출한 현금을 이용해 바이오벤처에 투자하고 있다. OCI엔터프라이즈는 국내 핵심 계열사 OCI에도 대여금을 제공하면서 다양한 쓰임새가 주목받고 있다.

◇현금출자·구주매입…제약·바이오 사업 확장

OCI홀딩스의 신사업을 말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제약·바이오 사업이다. OCI홀딩스는 2024년 1월 구주매입(2775억원)과 현물출자(2528억원)로 한미약품 모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지분 20.32%를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비록 이 계약이 3개월 만에 최종 무산되며 한미사이언스 주주로의 진입은 실패했지만 OCI홀딩스의 제약·바이오 사업에 대한 갈증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OCI홀딩스의 제약·바이오 사업에 대한 투자가 불과 최근의 일은 아니다. OCI홀딩스가 옛 OCI 시절을 포함해 2015년부터 2024년(3분기 누적)까지 최근 10년간 특수관계자에 대해 현금출자한 합산 금액은 4903억원이다. 여기에는 제약·바이오 관련 출자도 포함돼있다.

2019년 나노입자 약물전달 시스템을 개발하는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의 보통주 유상증자에 50억원을 출자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2024년 3분기말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한 지분율은 보통주 기준 25.15%(104만9609주)이며 우선주 합산 기준으로는 17.17%다.

비앤오바이오에는 2018년 3억원, 2019년 6억원 등 합산 9억원을 출자했다. 비앤오바이오는 부광약품과 50 대 50으로 합자해 신약 후보물질 발굴, 신약 개발, 바이오벤처 지분투자를 위해 설립됐다. 2019년 6월 암 진단 제품을 개발하는 이스라엘 바이오벤처 뉴클레익스(Nucleix)를 발굴해 100만달러를 투자하는 등 매년 100억원 이상 투자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애초 기대보다 투자 성과가 미진하면서 추가 출자 없이 2023년 2월 청산됐다.

특수관계자에 대한 현금출자보다 범위를 넓히면 OCI홀딩스가 제약·바이오 사업에 투자한 금액은 더 많다. 현금출자가 아닌 구주매입 사례나 특수관계자가 아닌 금융자산으로 분류되는 소수지분 투자 사례 등 다양한 투자 형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부광약품 사례가 대표적이다. OCI홀딩스는 2022년 3월 부광약품 최대주주의 복수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던 구주 합산 773만334주를 1461억원에 사들이면서 기존 보유지분(1만7600주)에 더해 지분율 10.90%로 최대주주에 올랐다.

2021년 4월에는 항암치료제 분야 바이오벤처 파노로스바이오사이언스에 50억원을 투자해 지분 5.58%(10만1832주)를 손에 쥐기도 했다. 지분에 대한 직접투자뿐 아니라 펀드에 대한 간접투자도 한다. 시너지 바이오 헬스케어 벤처펀드에 2019년 9억원, 2020년 12억원을 잇따라 투자했다. 이 펀드에서의 지분율은 10%다.

다만 OCI홀딩스는 구주매입한 부광약품이나 현금출자한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 등 바이오벤처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에는 소극적이다. 2024년 3분기말 기준으로 OCI홀딩스가 이들 회사에 제공하고 있는 대여금이나 자금보충약정은 없다.

◇미국 지주사, 해외 바이오벤처 투자 통로…OCI에 대여금도 제공

OCI그룹은 해외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 통로로 미국 계열사도 활용하고 있다. OCI홀딩스의 미국 소재 완전자회사(지분율 100%)인 OCI엔터프라이즈(OCI Enterprises)는 2019년 5월 해외 바이오벤처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OCI인베스트먼트(OCI Investments)를 설립했다.

OCI인베스트먼트는 항암 면역세포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는 미국 에이디셋바이오(Adicet Bio)와 앞서 비앤오바이오도 투자했던 이스라엘 뉴클레익스에 투자했다. 에이디셋바이오는 2020년 9월 미국 신약개발 회사(resTORbio)와 합병해 나스닥시장에 상장했다. OCI홀딩스에 따르면 에이디셋바이오와 뉴클레익스에 대한 누적투자액은 각각 780만달러와 550만달러다.

다만 OCI홀딩스가 최근 10년간 OCI엔터프라이즈에 출자한 금액은 없다. OCI엔터프라이즈는 미국 소재 과탄산나트륨(Percarbonate) 제조와 태양광 발전시설 운영 관련 계열사들을 산하에 둔 지주사다. 이 때문에 OCI그룹의 해외 바이오벤처 투자는 OCI홀딩스로부터의 머니체인이 아닌 OCI엔터프라이즈로부터의 자체 머니체인에 의존하는 형태다. 2024년 3분기말 기준으로 OCI홀딩스가 OCI엔터프라이즈나 OCI인베스트먼트에 제공하고 있는 대여금이나 자금보충약정도 없다.


오히려 OCI엔터프라이즈는 OCI홀딩스의 국내 자회사(지분율 44.97%)이자 그룹 핵심 계열사인 OCI에 대한 대여금 제공 형태로 자금 지원 책임을 분담하고 있다. OCI가 2024년 3분기말 별도 기준 OCI엔터프라이즈로부터 제공받은 대여금 잔액은 1320억원이다. OCI 총차입금(6080억원·리스부채 제외)의 21.7%에 해당한다.

옛 OCI가 2023년 5월 OCI를 인적분할하기 전인 2022년 OCI엔터프라이즈와 2년 만기로 1억달러 한도로 자금차입약정을 체결해 제공받았던 대여금으로 OCI가 인적분할될 때 이 대여금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이 자금차입약정의 만기는 2년 연장된 상태다. 반면 OCI홀딩스가 OCI에 제공하고 있는 대여금이나 자금보충약정은 없다.

OCI엔터프라이즈가 해외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 통로 역할을 하는 동시에 OCI에 대여금도 제공할 수 있는 이유는 현금성자산이 비교적 풍부하기 때문이다. OCI엔터프라이즈의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은 2023년말 660억원, 2024년 3분기말 715억원이었다. 이 회사는 자산총계가 6397억원인데 부채비율이 15.6%일 만큼 재무상태도 건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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