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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맞은 해운업]SM상선, 재무구조 개선 불구 불황기 투자부담 커진다신규 투자 줄이며 효율성 극대화…'실적저하·투자부담' 겹치면 또다른 리스크

고설봉 기자공개 2025-03-07 07:06:46

[편집자주]

해운업 호황기는 이어질까. 글로벌 분쟁 장기화와 공급망 재편 등 시황호조로 그동안 해운업은 전성기를 구가해왔다. 유가와 환율 등 변수는 크지만 이를 뛰어넘을 만큼 운임이 상승했다. 해운사들은 지난해에도 호실적을 거뒀다. 이익체력이 탄탄해지자 펀더멘털도 강화됐다. 그러나 2025년 해운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변동성이 커졌다. 긴 호황기를 끝낼 것이란 위기감이 퍼진다. 더벨은 변곡점에 선 해운업계를 진단하고 각 해운사의 경쟁력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6일 11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M상선은 창립 이래 최고 수준의 재무구조 안정성을 기록하고 있다. SM상선은 2020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호황기에 올라타 이익체력을 끌어올리고 재무구조를 안정화했다. 부채비율은 최근 20% 이하로 하락했다.

다만 불황기를 버틸 기초체력이 충분한지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신조선 발주 등을 제한하며 재무구조를 안정화 했지만 그 여파로 선대는 노후화했고 선복량은 지속 감소 중이다. 신조발주 등 선대 최신화가 필요한 상황에 해운업 불황기가 겹칠 경우 대규모 자본유출에 다른 펀더멘털 하락이 우려된다.

◇긴 불황에도 펀더멘털 관리 비결은…신규투자 제한

SM그룹이 SM상선을 출범한 2016년은 해운업 경기가 저점을 찍을 때였다. 2015년 초까지 1100 포인트 안팎에서 유지되던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015년 3월부터 지속 하락세를 보였다. 9개월 이상 하락을 지속한 결과 2015년 말 SCFI는 400포인트까지 추락했다.

2016년 들어서며 SCFI가 소폭 반등했지만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2016년 말 800포인트대로 회복한 이후 2020년 5월까지 800선 아래서 등락을 거듭했다. 2015년 본격화한 해운업 불황이 2020년 5월까지 약 5년 5개월여 지속됐다.

그러나 SM상선은 시황악화에 따른 리스크에서 한발 비켜 서 있었다. 중고선 등 자산매각을 통한 영업외이익이 환입되면서 2016년 출범 첫해부터 영업이익 170억원, 순이익 217억원을 각각 달성하며 순항했다.


재무구조도 나쁘지 않았다. 2016년 말 부채비율은 181.25%를 기록했다. 당시 경쟁사들이 1000%아팎의 부채비율을 기록하며 고전하고 있었던데 비해 안정화된 수치를 기록했다. 기업회생절차에 따라 채권을 정리하고 새롭게 취항한 만큼 재무부담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긴 불황이 지속되면서 SM상선의 기초체력도 조금씩 저하됐다. 2017년 일시적으로 부채비율이 하락했지만 2018년 220.33%, 2021년 285.59%, 등 상승세를 보였다. 운임 하락으로 2018년부터 적자로 전환한 결과다. 2018년 8억원, 2019년 212억원 등 순손실이 누적되면서 자본총액도 감소했다.

재무부담을 줄이기 위해 SM상선은 신조선 발주 등을 제한하며 외부 차입을 최소화 했다. 해운시황 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대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였다. 실제 재무 리스크를 크게 줄인 결과 호황기에 접어들면서 SM상선의 재무구조는 큰 폭의 개선세를 보였다. 부채비율은 2020년 190.51%, 2021년 38.75%, 2022년 27.34% 등을 거쳐 2024년 18% 수준까지 낮아졌다.

◇시작되는 불황기…신조선 발주 맞물려 재무부담

SM상선은 긴축을 통해 재무구조는 지켰지만 선대 확장 및 최신화 등에선 실패했다. 투자를 진행하지 않으면서 선대 경쟁력은 지속 저하됐다. 선대는 노령화됐고 선복량도 줄어들면서 노선 일부를 폐쇄했다. 또 미주 동안노선과 유럽노선 취항도 거듭 연기됐다.

그 결과 2020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호황기를 제대로 누리지는 못했다. 인트라아시아와 미주 서안노선 위주로 영업망이 축소되고 선복량 등 외형도 줄어들면서 경쟁사 대비 이익창출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해운업이 최고 호황기를 누리던 2022년 순이익은 1조559억원으로 장금상선 1조9928억원, 고려해운 1조8586억원 대비 저조한 수준을 보였다.


문제는 올해부터다. 국내외 여러 해운전문 기관들은 올해부터 해운업이 불황기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불황에 따라 각 선사들의 영업이 위축될 것이란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운임 하락 속도와 최저점이 얼마일까에 대한 전망에서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SM상선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매출 감소와 수익성 저하가 예견되면서 기존에 쌓아놓은 보유현금 등을 활용해 불황기를 극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불황기가 길어질 경우 재무부담은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특히 신조선 발주 등 신규 투자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는 점은 SM상선의 리스크다. 불황기 수익성 악화로 보유한 자금을 활용해 운전자본을 충당해야 하는데 신규투자 등 재무부담이 가중된다면 재무구조에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SM상선의 주력 선대는 모두 2000년대 중반 건조됐다. 통상 선박의 해체 선령을 25년으로 볼 때 SM상선의 대다수 선박들이 곧 선령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평가된다. 신조선 발주 후 인도까지 통상 2년여 기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SM상선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는 평가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선대 노후화는 결과적으로 해운사 경쟁력을 약화하는 요소”라며 “SM상선 등선사들이 신조선 발주를 검토한다고 해도 최근 신조선가가 지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현재로선 발주할 수 있는 여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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