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홈플러스 위기가 '이마트' 기회로…신고가 행진3일간 주가 16% 상승, 밸류업 계획에 힘 실은 경쟁사 기업회생
서지민 기자공개 2025-03-11 07:58:37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7일 13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이마트 투자자들이 약 2년만에 '10만마트'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주가가 3월 5일부터 3거래일 연속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치솟고 있기 때문인데요. 7일 현재 이마트의 시가총액은 2조4300억원 수준으로 3일 만에 3000억원 넘게 불어났습니다.
이마트 주가는 2021년 하반기부터 3년간 꾸준히 하락했습니다. 2021년 8월까지 17만원대를 오가다가 지난해 6월 5만4800원까지 떨어지며 바닥을 찍었는데요. 이후 반년 넘게 6만원대에 머물며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12월 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만남이 성사되면서 이틀 만에 7만5000원까지 급등했지만 흐름을 유지하지 못하고 하루 만에 다시 6만원대로 내려왔죠.
본격적으로 우상향 그래프가 그려지기 시작한 건 2월 11일 부터입니다. 11일 종가 기준 6만7300원에서 시작해 9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1일 7만810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10일 만에 주가가 16.1% 상승한 겁니다.
잠시 숨을 고르던 주가는 3월 5일부터 다시 급등했습니다. 종가 기준 4일 7만6000원에서 5일 8만300원, 6일 8만3200원으로 올랐는데요. 7일 오후 12시 기준 8만7900원에 거래되며 또 한번 52주 신고가를 경신 중입니다.

◇Industry & Event
이번 주가 상승사태에는 이마트의 내외부 요소가 유기적으로 작용했습니다. 반등을 촉발한 건 이마트의 내부적 결단이었는데요. 이마트는 2월 11일 오후 1시 30분 경 처음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유례없이 공격적으로 설정된 경영 가이던스와 주주환원 목표치가 투자심리를 자극했습니다. 3년 만에 매출액을 29조원에서 34조원으로 성장시키고 영업이익은 471억원에서 1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습니다.

주가 상승세에 쐐기를 박은 건 예상치 못한 경쟁사의 위기였습니다. 이마트를 잇는 국내 대형마트 2위 사업자 홈플러스가 3월 4일 오전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업계에 충격을 안겼습니다.
시장은 경쟁사의 위기를 이마트의 기회로 받아들였습니다. 홈플러스가 정상영업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는 했지만 회생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영업 경쟁력 약화를 피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죠.
이에 따라 1위, 3위 사업자인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롯데마트를 운영하는 롯데쇼핑의 주가 역시 최근 3일간 급등하는 모습입니다.
◇Market View
증권가에서도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에 따라 이마트가 수혜를 입을 것이란 분석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미 중장기 가이던스 발표를 통해 실적 개선 의지를 확고히 한 가운데 턴어라운드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는 반응입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7일 '4년만에 봄'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발행했는데요. 주력 경쟁사인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와 영업력 약화에 따른 반사수혜가 기대된다며 이마트의 목표주가를 13만원으로 상향했습니다.
박 연구원은 "경쟁사가 유동성 악화와 주요 공급 업체에 대한 협상력 약화로 시장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 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재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상권이 겹치는 점포 수 비중이 50% 수준으로 추산됨에 따라 빠르면 3월부터 반사수혜가 기대된다"고 전망했습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극단적으로 홈플러스의 모든 점포가 폐점한다고 가정할 경우 이마트·롯데마트의 매출은 5000억원~1조원 정도까지 늘어날 수 있다"며 "이마트 기준으로 보면 별도 매출액대비 3~5% 증가인데 여기서 주목해야 되는 부분은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크다는 점"이라는 코멘트를 내놓았습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이마트 목표주가를 10만원에서 12만원으로 상향했는데요. 매출 증가 효과 뿐 아니라 제조업체에 대한 협상력 강화로 수익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Keyman &Comments
현재 이마트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용명 재무담당입니다. 2025년 정기임원인사에서 신임 재무담당으로 발탁된 인물로 산하에 회계팀, 경리팀, 자금팀, IR팀, 내부회계관리팀 등을 두고 재무를 총괄하죠.
2021년부터 이마트의 재무 수장 역할을 해온 장규영 상무의 퇴임 후 자리를 물려받았습니다. 임원이 아닌 실무진으로 별도의 경력 사항을 공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 담당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이 재무담당에게 직접 최근 주가 상황을 들을 수는 없었지만 IR팀을 통해 현재 주가 흐름에 대한 내부의 분석과 향후 계획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마트 IR 관계자는 "본업경쟁력 강화에 따른 실적 개선과 최근 발표한 밸류업 계획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에도 주주가치 증대와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노력해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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