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미국사업 점검]정용진의 아메리칸 드림…사업 확장 시동거나①미국 지주사 대표 교체…트럼프 주니어 기반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주목'
서지민 기자공개 2025-03-14 07:36:47
[편집자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최근 행보에서 눈에 띄는 키워드는 '미국'이다. 정 회장은 미국 대선 후 국내 기업인 중 처음으로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 대화를 나눈 데 이어 취임식과 만찬 무도회에 참석하며 화제를 모았다. 자연스럽게 이마트의 미국 사업이 주요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현지 법인의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과 사업 전략 등은 아직 베일에 가려진 상태다. 더벨은 이마트 미국 법인의 핵심 인물과 사업 현황을 짚어봄으로써 정용진 회장의 '아메리칸 드림'을 엿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2일 08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아메리칸 드림'은 이뤄질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가운데 정 회장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미국에서 활발한 행보를 보이면서 이마트의 미국 사업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이러한 관심에 부응하듯 잠잠하던 미국 사업에서 변화가 감지돼 눈길을 끈다. 3년여 만에 현지 지주사 대표를 교체하고 이사진을 전면 교체한 사실이 확인됐다. 인적 쇄신이 본격적인 미국 사업 확대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2018년 첫 진출 후 M&A 통해 몸집 키워
이마트는 2018년 7월 PK리테일홀딩스(PK Retail Holdings)를 설립하면서 미국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앞서 중국에 직진출해 쓴맛을 본 뒤 현지 기업을 인수함으로써 빠르게 시장에 진입하는 방향으로 해외진출 전략을 선회했다.
2019년 PK리테일홀딩스를 통해 굿푸드홀딩스(Good Food Holdings) 지분 100%를 3070억원에 인수했다. 미국 서부지역에 기반을 둔 굿푸드홀딩스는 '브리스톨 팜스(Bristol Farms)', '메트로폴리탄 마켓(Metropolitan Market)' 등 식료품 유통 브랜드를 운영하는 리테일 기업이다.
2020년 굿푸드홀딩스는 뉴시즌스마켓 등을 운영하는 슈퍼마켓 업체 뉴시즌스(New Seasons)를 인수해 몸집을 키웠다. 뉴시즌스 지분 100% 인수에 약 2000억원을 투입했고 이마트가 PK리테일홀딩스에 1970억원을 출자해 자금을 댔다.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PK리테일홀딩스는 미국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굿푸드홀딩스가 사업 부문을 총괄하는 형태다. PK리테일홀딩스는 굿푸드홀딩스 외에 부동산투자업 회사 PKRE인베스트먼트(PKRE Investments) 등을 100% 자회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에는 투자전문회사 퍼시픽얼라이언스벤처스(Pacific Alliance Ventures)를 설립해 눈길을 끌었다. 2024년 1월 정 회장이 미국 출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를 만났다고 밝힌 직후 설립된 법인이다. 성장성 있는 벤처기업을 발굴해 사업적 시너지를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PK마켓 철수 후 전략 부재, 경영진 재편으로 변화 시작될까
당초 이마트는 현지 기업의 노하우에 이마트의 자체 제품 및 서비스를 더한 '그로서란트(grocerant·식료품점+레스토랑)' 형태의 PK마켓을 출점해 미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2016년부터 하남 스타필드에 'PK마켓'을 입점하고 테스트를 하기도 했다.
로스엔젤레스 지역에 부지를 마련하고 2020년 출점을 목표로 준비했으나 갑작스러운 코로나 팬데믹 사태가 발발하면서 PK마켓 오픈은 잠정 연기됐다. 2021년 국내 PK마켓 영업을 종료하며 사실상 관련 사업을 철수했다.
이후 Bristol Farms, New Seasons Market 등 기존점 운영에 집중하며 이마트의 미국 사업은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최근 PK리테일홀딩스의 주요 인력을 교체하는 인적쇄신 작업을 단행한 것으로 관측되면서 사업이 급물살을 타게 될지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조영훈 팀장을 PK리테일홀딩스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마트가 미국 법인장을 교체한 건 2021년 이후 3년여 만이다. 이와 함께 제이슨 황 신세계그룹 경영총괄 부사장을 이사회에 합류시키고 등기이사 2명을 신규 선임했다.

경영진을 전면 재편함으로써 미국 사업 확대에 다시 시동을 거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 회장이 약 2년 전부터 트럼프 주니어와 친분을 과시해 온 만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점으로 우호적 사업환경도 조성됐다는 평가다.
정 회장은 지난해 12월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으로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를 찾아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직접 대화를 나눴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소식이 알려진 뒤 이마트 주가는 단숨에 15% 가까이 급등했다.
정 회장은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과 만찬 무도회에 참여하며 앤드루 퍼거슨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 등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력들과 교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서의 인적 네트워크를 넓히며 현지 사업 확장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최근 공채 출신 식품MD 전문가를 미국 법인장으로 새롭게 앉혔다"며 "정용진 회장이 미국에서 보폭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현지 사업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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