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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SK㈜, CFO 빼고 PM부문장 기용...'매니지먼트'에 힘싣는다최창원 의장 부임 후 역할 커져..."글로벌 불확실성·경기 침체 선제 대응"

정명섭 기자공개 2025-03-13 14:14:52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1일 14시21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 지주회사 SK㈜가 이사회에 최고재무책임자(CFO) 대신 PM(Portfolio Management)부문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사업 포트폴리오와 리스크 관리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투자성과 관리하는 PM부문장, CFO 대신 이사회 합류

SK㈜는 오는 26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강동수 SK㈜ PM부문장(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을 의결한다.

강 부문장이 들어가는 자리는 이성형 전 CFO(현 SKMS연구위원)가 맡아온 자리다. 기존대로라면 후임 CFO인 김기동 CFO가 등기돼야 한다. SK㈜는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 경기 침체 등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이사회에 CFO가 아닌 매니지먼트 전문가를 포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SK㈜ 관계자는 "강 부문장은 그룹 내에서 리스크 관리, 경영 기획 등 핵심 업무에서 성과를 창출해왔다"며 "이사회는 회사와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위해 강 부문장의 경험과 역량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PM부문장은 그룹의 주요 투자 건을 관리하는 자리다. 2021년만 해도 SK㈜는 친환경과 바이오, 디지털(인공지능 등) 등 유망 분야에서 인수합병(M&A), 지분 투자를 확대하던 시기라 PM부문장의 역할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2022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고금리 기조로 '대규모 투자→현금창출확대·IPO→투자금 회수·신규 투자 재원 확보'라는 그룹의 투자 선순환 계획이 틀어졌다. 2023년 말 부임한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모든 투자 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 PM부문장의 존재감이 커졌다.

강 부문장은 이달 말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이사회에도 각각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할 예정이다. 전임 신창호 PM부문장(현 SK온 운영총괄)이 SK에코플랜트, SK동남아투자법인 등 비상장 계열사와 해외법인 이사회에도 등기됐던 점을 감안하면 강 부문장의 겸직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는 SK그룹이 작년부터 추진한 그룹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작업을 올해도 이어나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SK그룹은 지난해 신규 투자보다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 비주력 자산 매각 등에 집중했다.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의 경우 순차입금이 급격히 커진 계열사를 중심으로 추진됐다.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SK에코플랜트,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에센코어 자회사 편입 등이 대표적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SK그룹이 올해는 친환경 분야 투자 포트폴리오를 손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례로 SK에코플랜트는 수처리·폐기물 자회사인 리뉴어스 지분 75%와 폐기물 매립·소각을 담당하는 리뉴원 지분 100%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두 회사의 지분 가치는 약 2조원으로 추산된다. 이외에도 해상풍력 자회사 SK오션플랜트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외이사 2인 신규 선임, 에너지·국제관계 전문가

SK㈜는 이번 정기주총에서 이관영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원과 정종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이들은 지난 6년간 사외이사를 수행한 염재호 이사(태재대 총장, 고려대 명예교수)와 김병호 이사(베트남 호찌민시 개발은행 회장)를 대신한다.

이관영 사외아사 후보자는 고려대학교 대학원 원장 및 연구부총장, 한국에너지학회 회장 등을 역임한 에너지·화학 분야 전문가다. 해외 학술지 등에 350편 이상의 논문을 게재하는 등 연구 역량을 인정받아 과학기술훈장을 받았다. 그는 SK그룹의 정유, 배터리,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 확대에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정종호 후보자는 서울대 국제대학원 원장과 국제협력본부장, 중국연구소장 등을 역임한 국제관계 전문가다. 2017년부터 6년간 SK가스의 사외이사를 역임한 적이 있다. SK㈜는 정 후보자 추천 사유에 대해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지정학적 이슈 속에서 이사회가 최선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SK㈜는 정기주총에서 이사진 구성을 확정한 직후 이사회를 열어 의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이번에도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을 것이 유력하다. 그간 이사회 의장은 염재호 이사였다. 그는 SK그룹 최초의 사외이사 의장이었다. 2019년 최태원 회장이 물러난 자리를 넘겨받았다. 당시 국내 10대 그룹 중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았던 첫 사례라 재계의 이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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