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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절차 밟는 홈플러스]하나증권, 메리츠 이어 '2순위 채권자'…넉달전 담보대출1500억 규모 대출 집행…리테일 물량보다 변제 '선순위'

백승룡 기자공개 2025-03-13 18:14:31

[편집자주]

'메가푸드마켓' 전환을 통해 반등을 도모하고 있던 홈플러스가 결국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영업실적 부진이 장기화 되는 가운데 중단기적으로 재무 구조 개선 여력이 크지 않아 신용평가사로부터 등급이 하향 조정된 것이 트리거로 작용했다. 금융 구조 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지만 고객들에게 브랜드 신뢰도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더벨은 홈플러스의 영업 현황과 재무 상황, 향후 대응 전략에 대해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2일 11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홈플러스 차입금의 변제 차순위 채권자는 하나증권인 것으로 파악됐다. 홈플러스가 지난해 하나증권으로부터 1500억원 규모 담보대출을 받은 것이 확인된 것이다. 이는 리테일 창구에서 개인에게 넘긴 셀다운(재매각) 물량보다 변제 순위가 앞선다는 점에서 논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지난해 11월 홈플러스를 상대로 1500억원 규모 담보대출을 실행했다. 앞서 하나증권은 홈플러스가 발행한 기업어음(CP), 전자단기사채,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2574억원어치 물량을 리테일 창구에서 판매한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이와 별개로 자체 운용 북(book)을 통해 홈플러스에 대한 자금지원도 병행했던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하나증권이 홈플러스와 얽힌 자금 거래는 크게 두 갈래”라며 “기존에 알려진 리테일 창구에서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판매한 2500억원어치 유동화 물량이 있고, 이와 별개로 하나증권 IB부서에서 담보대출로 1500억원을 집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증권이 가져간 유동화 물량이 다른 증권사 대비 많았는데, 이는 지난해 말 단행된 기업대출 덕분에 유동화 물량을 많이 받아 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나증권의 담보대출은 메리츠증권과 같은 담보신탁 방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메리츠증권을 중심으로 메리츠화재, 메리츠캐피탈 등 메리츠금융 3사는 지난해 5월 담보신탁 방식으로 홈플러스와 총 1조3000억원의 대출약정을 맺은 바 있다. 하나증권의 담보대출이 수면 위로 드러남에 따라 홈플러스의 채무 변제 순위는 1순위가 메리츠금융그룹, 2순위가 하나증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메리츠증권과 하나증권은 모두 MBK파트너스와 이자지급 약정을 맺고 홈플러스를 상대로 대출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한국리테일투자로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구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메리츠증권과 하나증권 둘 다 MBK 측의 담보 기반 변제 우선순위, 이자지급 약정 등을 믿고 자금을 집행한 것”이라며 “이들 증권사도 뒤통수를 맞은 격”이라고 전했다.

다만 하나증권이 일반 고객들을 대상으로 홈플러스 CP·ABS 등을 판매하면서 자신들의 대출 물량은 담보를 통해 선순위로 설정했다는 점은 논란이 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일반적으로 채무 변제 순위는 담보 채권자, 무담보 채권자, 주주 등의 순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리테일에서 판매한 유동화 물량은 무담보, IB부서에서 대출한 물량은 담보라는 건 유사시 고객들보다 우선순위로 변제받겠다는 구조인 셈”이라고 말했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각 증권사가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홈플러스 CP·전자단기사채·ABS 등을 판매한 내역을 집계 중이다. CP 발행잔액은 1160억원, 전단채 발행잔액은 8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대출채권 ABS 물량은 4019억원 규모다. 이 중 CP·전단채 대부분, ABS 절반가량 등 약 2000억~3000억원어치가 증권사 리테일 창구를 통해 개인투자자에게 셀다운됐을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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