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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악사운용은 지금]7년만에 ETF 시장 재진출…라인업 확보 필수불가결⑤OCIO 연계사업 타기팅…채권 상품 3개월새 1300억 모집 '저력'

구혜린 기자공개 2025-03-14 15:30:22

[편집자주]

2008년 출범한 교보악사자산운용은 모회사 교보생명의 지원 하에 약 50조원을 운용하고 있는 종합자산운용사다. 최근 장기간 협력한 파트너 프랑스 악사IM이 BNP파리바에 인수되면서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그간 대부분의 수익이 채권운용으로 발생하는 가운데 해외사와의 조인트벤처(JV)를 계속해서 유지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의 목소리가 나왔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은 변화를 기회로 만들까. 더벨은 파트너 교체를 앞두고 있는 교보악사자산운용의 향후 지배구조 향방, 이에 따른 사업 영향에 대해 선제적으로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1일 16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은 지난해 ETF(상장지수펀드) 2개 상품을 선보이면서 시장에 재진출했다. 2017년 사실상 사업을 접은 이후 약 7년 만이다. ETF본부를 별도로 두지 않고 기존 장외 공모펀드 상품 기획 및 운용 인력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 ETF로 수익을 올리겠다는 의욕이 보이진 않는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이 ETF 시장에 재진출한 이유는 따로 있다. 신규 사업인 법인 고객 자산 위탁관리(OCIO, Outsourced Chief Investment Officer)시 자사 ETF를 투입하기 위해서다. 국내채권형 액티브 ETF는 운용 3개월여 만에 1300억원을 끌어모았다. 연계사업의 저력이 보이는 지점이다.

◇수익 2억 불과해도…반드시 필요한 ETF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교보악사자산운용은 총 네 개 ETF 상품을 운용 중이다. 운용자산(AUM)는 2057억원 규모다. 과거 상장한 ETF가 잔존하는 가운데 지난해 국내주식형 상품인 '파워 K-주주가치액티브'와 국내 채권형 ETF인 '파워 종합채권(AA-이상) 액티브' 두 개 상품을 새롭게 상장했다.

긴 공백을 깨고 ETF 시장에 재진출한 셈이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은 지난 2011년 '파워 K100' 패시브 ETF를 상장하면서 ETF 시장에 진출했다. 타 종합자산운용사 대비 빠르게 ETF 시장에 발을 들였다. 지속적으로 상품을 출시하면서 한 때 순자산총액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성장세가 지속되지 못하자 장외 공모펀드에 집중하기로 하며 진출 약 6년 만인 2017년 ETF 사업을 사실상 접었다.


업계에서는 교보악사자산운용의 행보를 독특하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 ETF 시장점유율이 미미한 운용사의 경우 시장 진출에 따라 되려 손실을 본다고 분석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의 양강 구도가 지속되는 가운데 평균 운용보수가 인하되는 분위기가 형성되자 손익분기점을 넘기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교보악사자산운용도 ETF 운용에 따라 거둬들이는 수입은 2억원 미만이다.

하지만 교보악사자산운용의 경우 ETF 시장에 재진출한 구체적인 이유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본격적으로 개시한 OCIO 사업 때문이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은 2023년부터 조직 셋팅 및 시스템을 준비, 기관 및 법인 고객의 자산배분을 타겟팅하는 '고객솔루션센터'를 신설했다. 고객의 기대수익률에 맞춰 재간접 상품을 짤 때 ETF를 담아야 하므로 '자사 ETF 구색은 갖추자'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ETF 운용 그 자체만으로 큰 수익을 올릴 계획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상장 후 단기간 1300억원가량을 끌어모은 '파워 종합채권(AA-이상) 액티브'의 경우만 봐도 채권을 이벤트드리븐 전략으로 운용하겠다는 기획은 좋았으나, 운용보수(0.025%)가 워낙 저렴한 탓에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개인 투자자가 아닌 기존 관계가 있는 기관투자자를 타깃으로 해 고안된 상품으로 파악된다.

◇리테일 비중 5% 불과…OCIO 영업 리소스

ETF 재진출까지 감내하게 한 OCIO에 시선이 쏠린다. 현재 교보악사자산운용의 ETF투자본부를 별도로 두고 있지 않다. 기존 액티브 장외 공모펀드 운용 인력을 활용 중이다. ETF만을 위한 상품 기획이나 마케팅, 운용인력을 신규 채용하지 않은 셈이다. 반면 OCIO 사업 담당인 고객솔루션센터는 자산배분, 글로벌 투자 경력이 있는 별도 인력을 신규 채용하는 등의 투자를 했으며 지금도 충원 니즈가 있다.

투자가 있는 곳에는 성과에 대한 부담도 있다. 조휘성 대표 체제에서 교보악사자산운용은 수익성 개선을 선결과제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 조 대표 취임 첫 해인 2023년(140억원)의 당기순이익은 2022년(123억원) 대비 14% 증가했다. 지난해의 경우 3분기 누적 10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으며 개선 폭은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첫 연임이 확실시 된 만큼 올해부터는 OCIO에 대한 성과가 가시화돼야 한다.

OCIO 영업을 위한 리소스는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교보악사자산운용 총 49조5000억원의 AUM에서 리테일은 3조원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모두 기관 및 법인 자금으로 파악된다. OCIO 사업을 위한 ETF 라인업은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채권 운용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ETF가 상당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교보악사자산운용 관계자는 "많지는 않겠으나, 꾸준히 다양한 ETF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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