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삼형제가 넘어야할 3개의 '허들'②㈜한화 지분 확보·승계재원 마련·생크션 리스크 완화
고설봉 기자공개 2025-03-17 08:34:38
[편집자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인 김동관·김동원·김동선으로 경영권을 양도하는 작업이 본격화했다. 그룹사 사업부문을 나누고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승계 재원 마련의 핵심 키로 여겨지던 한화에너지 IPO도 개시됐다. 정부와 규제 당국, 시장 관계자, 공급망 등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는 만큼 관심이 집중된다. 더벨은 한화그룹 승계전략을 분석하고 각 과정에서 풀어내야할 과제와 리스크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2일 15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승계 첫 단추를 꼈지만 세 형제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승계 작업의 최종 목적지는 김동관·김동원·김동선 세 형제가 한화그룹 사업부문을 각자 나누는 것이다. 개별적으로 지배력을 갖춰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단계까지 나아가야 승계 작업도 마무리된다.중간 기착지는 ㈜한화 지배력을 확장하는 것이다. 현재 개인 최대주주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지분율을 희석하고 세 형제의 지분율을 높이는 것이 과제다. 또 승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상속세 등 재원도 마련해야 한다.
일련의 과정에서 리스크 해소는 필수다. 상장사인 ㈜한화의 지배력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시장과 일반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또 규제 당국에서도 자본시장과 사회에 미치는 여러 영향을 고려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생크션 리스크 해소에 주력해야 한다.
◇첫 관문 한화에너지 IPO…두번째는 ㈜한화 합병
포스트 김승연 회장 시대를 맞이하는 한화그룹의 윤곽은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드러났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며 그룹의 핵심사업인 방산·조선·에너지 부문을 이끌 예정이다.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보험사와 증권사 등 금융 계열사를 맡고, 삼남 김동선 부사장이 유통·로봇·반도체 장비 관련 계열사를 맡고 있다.
다만 각 계열사들이 모두 ㈜한화 자회사로 편입돼 있는 만큼 인적분할 등 방식을 통한 계열분리가 필요하다. ㈜한화는 한화시스템(46.73%), 한화에어로스페이스(33.95%), 한화솔루션(36.15%), 한화생명(44.99%), 한화손해보험(63.30%), 한화호텔앤리조트(99.36%), 한화로보틱스(100%) 등을 보유 중이다.
인적분할이 이뤄질 경우 각 형제별로 필요한 계열사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주식교환 및 현금을 동원한 매매가 필요하다. 인적분할 초기에는 신설법인과 모회사의 주주가 동일하다. 이후 각 주주별 주식거래 등을 통해 필요한 계열사 지분을 사고 불필요한 계열사 지분을 팔면서 지분구조가 달라지면서 독립된 경영체제를 꾸릴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한화에너지 상장(IPO)은 세 형제가 각각 필요한 계열사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첫 관문이다. 세 형제는 IPO 과정에서 이뤄질 구주매출로 일부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이 자금을 기반으로 그 이후 이뤄질 ㈜한화와의 합병 및 그 이후 인적분할에 활용할 수 있다. 또 ㈜한화 지분율을 늘린 뒤 배당 등 방식으로 추가 재원을 마련할 수도 있다.

◇자본시장규제·주주·당국 엄격한 잣대 넘어야
한화에너지와 ㈜한화 합병으로 각 계열사 인적분할의 교두보를 만드는 과정은 험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관계자와 규제 당국의 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 이미 SK그룹과 두산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 등 반대에 부딪혔다. 또 금융 당국이 나서 합병비율 등이 대주주에 유리하게 산출됐다는 이유로 합병을 승인하지 않기도 했다.
첫 단추인 한화에너지 IPO부터 리스크가 존재한다. 최근 자본시장을 중심으로 대기업 집단에 대한 중복상장 논란이 점화되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를 중심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한화시스템, 한화솔루션, 한화비전, 한화생명, 한화엔진, 한화투자증권, 한화손보, 한화갤러리아 등을 상장했다.
한화에너지는 ㈜한화의 자회사는 아니다. 다만 상장 후 ㈜한화와 합병이 예고된 상황이다. 더불어 한화에너지의 자체 경쟁력이 아직 증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IPO를 단행하는 것은 향후 ㈜한화와의 합병을 위한 준비작업이란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더 큰 리스크는 중복상장 이슈로 인해 한화에너지 가치가 하락하는 것이다. 이 경우 향후 ㈜한화 합병에서 세 형제가 취할 수 있는 이익의 크기가 줄어든다. 합병을 위한 양사 가치를 평가할 때 한화에너지 가치가 높아야 세 형제에게 유리하다.
또 다른 리스크는 주주구성이 다양화되는 것이다. 현재 구도에서 세 형제가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장 큰 카드는 한화에너지다. 한화에너지는 주주가 3명으로 김동관 부회장 50%, 김동원 사장 25%, 김동선 부사장 25%로 구성돼 있다. IPO 과정에서 다른 이해관계자가 개입할 여지도 없고 IPO 전후 창출된 이익을 전부 세 형제가 수령할 수 있다.
그러나 중간 기착지인 ㈜한화와의 합병은 여러 이해관계가 엮여 있다. 기존 ㈜한화 주주들을 설득하는 일부터 규제 당국의 허들을 넘는 일까지 과제가 산적하다. 더불어 한화에너지 IPO 이후 합병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한화에너지 주주들도 새롭게 상대해야 한다. 합병비율 산정부터 합병 방식까지 주주와 당국 등 여러 이해관계자의 요구를 수용하고 불만을 잠재워야한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에너지를 활용해 경영권 승계가 이뤄질 것이라는 것은 한화에너지 분할 신설신설 때 그려진 로드맵이었다”며 “문제는 한화에너지를 활용하는 시점과 방식인데, IPO 과정 뿐만 아니라 이후 합병 등 과정에서 여러 이해관계자의 요구를 종합하고 최적의 솔루션을 찾는 디테일이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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