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한화에너지 IPO '선긋는' 한화, 외부시선은 '승계 서막'③3형제에게 100% 유리한 결정…결과적으로 승계재원 마련 역할, 구주매출 비중 주목
고설봉 기자공개 2025-03-17 08:34:50
[편집자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인 김동관·김동원·김동선으로 경영권을 양도하는 작업이 본격화했다. 그룹사 사업부문을 나누고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승계 재원 마련의 핵심 키로 여겨지던 한화에너지 IPO도 개시됐다. 정부와 규제 당국, 시장 관계자, 공급망 등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는 만큼 관심이 집중된다. 더벨은 한화그룹 승계전략을 분석하고 각 과정에서 풀어내야할 과제와 리스크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2일 16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에너지 상장(IPO)은 중장기 성장발판 용도의 투자금 마련을 위한 딜이라는 것이 한화그룹 공식입장이다. 특히 향후 지배구조 개편의 효율성을 높이고 최대주주인 김동관·김동원·김동선 등의 ㈜한화 지분 확보를 위한 교두보가 아니라는 설명이다.한화그룹은 사업과 경영권 승계 등 모든 영역에서 투명하고 이해관계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정공법을 택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래서 이번 딜과 지배구조 개편이 이어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선 이번 IPO가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의 서막을 여는 첫 관문이란 평가가 나온다. 당장 한화에너지 IPO를 진행한 뒤 ㈜한화와의 합병, 그 이후 계열사 인적분할 등이 진행되지는 않겠지만 결국 시간을 두고 차분히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삼형제가 보유한 지분, 즉 구주매출이 어느 정도 이뤄질지가 그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왜 지금인가…한화그룹 주가 동반상승 기대감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에너지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투자금 마련 일환의 IPO”라며 “㈜한화와의 합병은 전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이 시장의 전망이나 예상과는 반대 입장을 내놓으면서 이번 IPO 성격에 대한 의구심은 더 커지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2021년 설립 당시부터 지배구조 개편의 키로 여겨졌다. 김동관·김동원·김동선 등 삼형제가 지분 100%를 소유한 만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 때문이었다.
다만 한화그룹은 한화에너지의 고유사업을 강화하고 중장기 성장전략을 명확히 하기 위한 투자금 마련이란 명분을 내걸었다. 최근 미국발 전력생산 증대와 AI 수요 증가로 인한 데이터센터 등 신설 등으로 한화에너지의 고유사업인 전력사업이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한화에너지가 계열사 한화임펙트 등을 통해 펼치고 있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대규모 투자기 필요한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 등 대규모 자금을 동원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경쟁사와 경쟁하기 위해 한화에너지도 체급을 키우겠다는 전략을 내왔다.
그럼에도 시장에선 ‘왜 지금인가’에 대한 의문이 커진다. 이러한 궁금증을 풀어줄 열쇠는 최근 한화그룹 상장사 주가에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관세전쟁과 거듭되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한화그룹은 수례를 받고 있다.
특히 한화그룹의 주력인 방산과 에너지 등 사업은 중장기 성장 전망이 밝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연초 트럼프발 리스크가 불거지던 시기 그룹 내부 관계자들에 “지금이 오히려 기회”라는 상황 인식을 내놨다.

한화그룹 주요 상장사 주가는 최근 3개월 급등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 등 방산 계열사들이 주가 상승세를 주도하며 그룹주를 전체적으로 밀어올리는 모습이다. 방산 대장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는 12일 종가 기준 66만5000원을 기록 중이다. 52주 최저가는 18만5378원, 최고가는 74만5000원으로 최근 1년 402% 가량 뛰었다. 한화오션 주가는 52주 최저가 2만3850원, 최고가 8만7200원으로 365% 뛰었다.
㈜한화 주가는 12일 종가 4만5700원을 기록 중이다. 52주 최저가는 2만5400원, 최고가는 5만4900원이다. 최근 3개월 216% 가량 상승했다. 같은 날 한화시스템 종가는 2만400원을 기록했다. 52주 최저가 1만4860원, 최고가 3만4550원으로 상승폭은 232%다.
한화에너지는 매출 규모 등 측면에선 IPO 대어로 인식된다. 그러나 사업 경쟁력과 재무구조, 수익서 측면에선 평가가 엇갈린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규모가 낮고 재무구조도 지속적인 차입금 증가에 따른 부담이 누적되고 있다.
◇당장 승계 안하지만…한화에너지 오너일가 활용도 높아
한화그룹은 한화에너지 IPO에 집중하며 경영권 승계 이슈와 분리시키려는 모습을 보인다. IPO의 성패에만 집중해 최대한 높은 밸류로 평가를 받는 것이 자금조달 목적을 달성하고 그 이후 한화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핵심 이슈이기 때문인 것으로 평가된다.
한화에너지의 밸류가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최대주주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김동원 한화그룹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의 가용 자산도 늘어난다. IPO 과정에서 삼형제는 일부 구주매출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높은 밸류로 평가받아야 대규모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한화그룹이 추구하는 ‘정공법’에서도 한화에너지의 가치는 중요하다. 김승연 회장이 보유한 ㈜한화 지분 등이 상속 및 증여된다고 할 때 막대한 세금이 부과될 전망이다. 이 경우 통상 증여되는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자체적으로 현금을 마련해 재원을 확보한다. 한화에너지의 가치고 고평가되면 그만큼 삼형제가 정공법을 택할 때 부담도 줄어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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