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커머스는 지금]C2C 시장 주포, 크림·포시마크 '양대 축'⑤거래 품목 다양화, 아시아·북미 글로벌 시장 공략
유나겸 기자공개 2025-03-20 08:14:15
[편집자주]
네이버가 이커머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승부수를 띄웠다. 인공지능(AI) 기반 단독 쇼핑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이며 쿠팡의 질주와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플랫폼의 거센 추격에 맞선다. 맞춤형 AI 쇼핑 추천 기능을 앞세운 데 이어 '오늘배송' 등 새로운 배송 서비스도 도입할 예정이다. 연간 거래액 50조원을 돌파했지만 안주하지 않고 쉼 없이 달리는 모양새다. 네이버 커머스의 기존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새로운 수익 모델과 미래 생존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7일 16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 커머스는 C2C(개인 간 거래) 플랫폼 시장에서도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KREAM)'과 미국의 패션 리세일 플랫폼 '포시마크(Poshmark)'가 있다. 네이버는 크림을 중심으로 국내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특히 기존 한정판 신발 거래에서 중고 가전제품까지 품목을 다변화하며 사업 확장에 나섰다. 이 같은 전략에 힘입어 매출은 1년 만에 두 배 이상 성장했다. 크림은 가파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일본, 태국 등 아시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북미 시장에서는 포시마크가 중심 역할을 하며 네이버의 글로벌 C2C 전략을 뒷받침하고 있다.
◇'크더싼' 신조어 등장, 중고 아이폰도 판매
네이버는 2020년 3월 크림 서비스를 신규 론칭했다. 크림은 한정판 신발과 의류 등을 거래할 수 있는 리셀(resell) 플랫폼이다. 판매자가 물품을 크림 검수센터로 보내면 정품 여부를 검증한 후 구매자에게 배송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크더싼(크림이 더 싸다)'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국내 C2C 플랫폼에서 입지를 강화했다. '크더싼'은 크림에서 인기 브랜드 제품이 발매가보다 저렴하게 거래된다는 의미에서 생긴 용어다.
크림은 거래 품목을 확대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냈다. 지난해 1월에는 애플 공식 파트너사인 라이크와이즈와 협력해 '내 폰 시세' 서비스를 선보이며 아이폰, 아이패드 등 전자기기 매입 사업에 진출했다.
이어 같은 해 7월에는 전문가 검수를 거친 중고 스마트폰을 구매할 수 있는 '더 폰(the phone)' 서비스를 론칭했다. '크림 케어'를 통해 구매 후 1년 내 제품 결함 발생 시 무상 교환을 보장하는 등 신뢰도를 높였다.
이 같은 사업 확장으로 크림은 다양한 형태의 판매자가 활동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단순 C2C 거래를 넘어 브랜드가 직접 입점하는 B2C 모델, 크림이 직접 사입해 판매하는 D2C 모델까지 확장됐다
지난해까지 100여 개였던 입점 브랜드숍은 현재 800개로 늘어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C2C로 출발해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확장해가는 셈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더욱 다양한 사용자들이 크림 플랫폼에서 신뢰를 바탕으로 거래를 편리하게 진행하고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사용자들이 크림에 모일 수 있도록 플랫폼을 키워 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사솜·셰이크핸즈 투자부터 '미국판 당근마켓' 인수까지
크림은 글로벌 시장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3년 10월 약 976억원을 들여 일본 최대 한정판 거래 플랫폼 '스니커덩크'를 운영하는 소다(SODA)의 지분을 인수했다. 네이버의 연결 자회사로 편입된 소다는 지난해 미국 법인을 설립하며 북미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1년 355억원을 투자해 소다 지분 14.89%를 취득한 데 이어 2023년 말 기준 55.77%까지 확보한 상태다.
이외에도 태국의 '사솜(Sasom)'과 말레이시아의 '셰이크핸즈(Shake Hands)' 등 리셀 및 전자상거래 플랫폼에도 각각 40억원, 22억 원을 투자하며 동남아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이들 기업과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크림의 매출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 매출은 1222억원으로 2022년(460억원) 대비 2.7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408억원으로 전년 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지분 인수 등 사업 확장 과정에서 적자가 발생했으나 지난해 연간 EBITDA(상각전영업이익) 기준으로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내년부터는 영업이익 흑자 전환 가능성도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의 이커머스 플랫폼은 단기간에 흑자 전환을 이루기보다는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 뒤 수익성을 개선하는 전략을 따른다. 크림 역시 이 같은 과정을 거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및 아시아 지역의 C2C 시장이 크림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면 북미 시장에서는 포시마크가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네이버는 2023년 초 미국 C2C 패션 플랫폼 포시마크의 지분 100%를 1조6700억원에 인수하며 본격적인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섰다. 포시마크는 ‘미국판 당근마켓’으로 불려왔다.
인수 금액이 1조원이 넘어가는 만큼 네이버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 사례로 꼽힌다. 당시 시장에서는 팬데믹 이후 C2C 및 리커머스 시장의 성장성이 둔화됐다는 우려가 나왔다. 인수 발표 직후 네이버 주가가 17% 하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포시마크는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며 시장의 우려를 일부 불식시켰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포시마크가 1, 2, 4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다만 네이버는 포시마크의 구체적인 실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기존 네이버 사업과 비교하면 매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 우려와 달리 포시마크가 흑자를 길고하며 성장 가능성을 입증한 만큼 향후 네이버의 글로벌 C2C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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