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리빌딩]'아픈 손가락' 콘텐츠, 더디지만 잠재력 확신⑥코미코·벅스·링크와 다르게 실적 감소세, 돌파구 찾기 '사활'
유나겸 기자공개 2025-04-30 13:44:47
[편집자주]
창립 12주년을 맞은 NHN이 출범 초기 2000억원대던 매출을 2조원대로 끌어올리며 종합 IT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했다. 게임에 편중됐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다양하게 외연을 확장해왔다. 지난해 티몬·위메프 관련 이슈로 성장세가 잠시 주춤했지만 리스크를 상당 부분 해소한 만큼 올해부터는 반등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주요 계열사 5대 핵심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성장 궤적과 향후 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5일 15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게임은 다양한 콘텐츠 사업과 맞닿아 있다. 게임사들이 웹툰, 음원 등 인접 콘텐츠 영역으로 손을 뻗는 이유다. NHN 역시 예외는 아니다. 한게임을 모태로 출범한 NHN은 게임도 콘텐츠라는 통찰을 바탕으로 콘텐츠 분야에 일찌감치 뛰어들었다.현재 NHN 산하 콘텐츠 계열사는 NHN코미코, NHN벅스, NHN링크다. 각각 웹툰, 음원 유통, 티켓 예매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링크와 달리 NHN코미코와 NHN벅스는 다소 고전하고 있다.
이에 두 콘텐츠 자회사는 돌파구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다. NHN코미코는 기존 클리셰를 깨는 작품 다변화와 함께 웹툰 제작 스튜디오와 플랫폼을 동시에 운영하는 투트랙 전략을 고수 중이다. NHN벅스는 기존 음원 유통에서 나아가 큐레이션 서비스 'essential;(에센셜)'을 키우는 데 집중하며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웹툰부터 음원유통까지…콘텐츠 자회사 포트폴리오 '완성'
NHN은 2013년 네이버에서 분사한 이후 가장 먼저 콘텐츠 분야에 뛰어들었다. 게임 중심 구조였던 NHN은 콘텐츠 사업이 원천 IP와의 연계성이 높 다른 사업부와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현재 NHN 산하 콘텐츠 자회사로는 웹툰 플랫폼 NHN코미코, 음원 유통을 담당하는 NHN벅스, 티켓 예매 서비스를 운영하는 NHN링크가 있다. 이 가운데 NHN이 가장 먼저 진출한 분야는 웹툰이다. 분할 두 달 뒤인 2013년 10월 웹툰 플랫폼 '코미코(Comico)'를 출시하며 콘텐츠 사업의 포문을 열었다.
이후 2015년에는 NHN플레이아트를 물적분할해 NHN코미코를 설립했고 2017년 6월에는 다시 한번 물적분할을 통해 NHN재팬(NHN Japan Corp.)을 존속법인으로 NHN코미코를 신설법인으로 분리했다.
이로써 NHN이 NHN재팬 지분 100%를, NHN재팬이 NHN코미코 지분 100%를 보유하는 지배 구조가 완성됐다.
NHN코미코가 일본법인의 자회사가 된 이유는 명확하다. 만화와 웹툰의 중심지로 불리는 일본 시장을 기반으로 글로벌 확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코미코는 일본을 시작으로 한국, 대만, 태국 등으로 진출했다.
2020년에는 영미권 시장을 겨냥한 '포켓코믹스(Pocket Comics)'를 출시하며 프랑스, 독일 등 유럽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현재 코미코는 일본과 한국에서 '코미코'라는 이름으로, 북미와 유럽에서는 영문 브랜드인 '포켓코믹스'로 서비스되고 있다.
이 같은 확장 전략에 힘입어 NHN코미코는 전 세계 누적 다운로드 4500만건을 기록했으며 프랑스에서는 매출 기준 웹툰 플랫폼 3위에 오르기도 했다.
NHN은 웹툰에 이어 티켓 예매 사업으로 외연을 확대한 뒤 음원 유통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15년 7월 NHN은 네오위즈인터넷(현 NHN벅스)을 약 1000억원에 인수했다. 이는 당시 네오위즈인터넷을 소유하던 네오위즈가 게임 사업 강화를 위한 자금을 확보하려는 차원에서 이뤄진 매각이었다.
네오위즈인터넷은 음원 플랫폼 사업을 영위하고 있었으며 NHN 인수 두 달 뒤 '벅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후 2017년에는 NHN엔터테인먼트와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NHN벅스'로 다시 이름을 바꿨다. 2010년대 NHN벅스는 멜론, 지니뮤직과 함께 국내 음원 시장 3강 체제를 형성하며 입지를 다졌다.
이로써 NHN은 게임을 시작으로 웹툰, 티켓 예매, 음원 유통으로 이어지는 콘텐츠 포트폴리오를 단계적으로 확장하며 사업 기반을 탄탄히 구축해왔다.
◇같은 콘텐츠 계열사, 엇갈린 실적
다만 최근 NHN 콘텐츠 사업은 계열사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티켓 예매 서비스를 담당하는 NHN링크는 스포츠·공연·전시 수요 증가에 힘입어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NHN코미코와 NHN벅스는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NHN코미코는 지난해 2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33억원) 대비 적자폭은 줄었지만 여전히 적자 상태다. 매출도 413억원으로 전년(470억원) 대비 12.1% 감소했다.
웹툰 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아직 성장 초기 단계에 있는 데다 해외 시장을 공략하며 마케팅, 인건비, 인프라 구축 등 선투자 비용이 수익보다 앞서 발생한 영향이 컸다. 이로 인해 적자가 불가피했다. 네이버웹툰 등 업계 선두 기업들 역시 아직 본격적인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NHN벅스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때 국내 3강 음원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지만 '유튜브 뮤직' 등 외국계 음원 서비스와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점유율 하락이 이어졌다. 이와 함께 실적도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NHN벅스는 2018년 매출 845억원, 영업이익 66억원을 기록하며 2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후 점유율 감소에 따라 매출은 2019년 848억원, 2020년 677억원, 2021년 650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2017년 이후 최저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21억원, 4억원으로 전년 대비 8.4%, 55.5% 하락했다. 영업외 손실까지 반영되면서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20억원으로, 전년(-51억원)보다 적자폭이 더 커졌다.
같은 콘텐츠 계열사이지만 NHN링크와 달리 NHN코미코, NHN벅스는 전혀 다른 실적 흐름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투트랙 전략 구사·큐레이션 서비스 진출
이러한 가운데 NHN의 콘텐츠 계열사들은 각자의 전략을 통해 생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먼저 NHN코미코는 장르 다변화와 자체 제작 역량을 기반으로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기존 로맨스 판타지 중심에서 벗어나 BL, 현대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글로벌 여성향 웹툰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아무튼 로판 맞습니다', '눌리타스', '야수의 성' 등이 있다. 이 세 작품만으로 글로벌 누적 조회수 2억1473만회를 기록했다는 게 NHN코미 측 설명이다.
NHN코미코는 플랫폼과 제작 스튜디오를 동시에 운영하는 '투트랙 전략'도 펼치고 있다. 한국과 일본에 각각 독립된 제작 스튜디오를 보유하고 있으며 PD와 작가가 협업해 오리지널 웹소설과 웹툰을 공동 기획·제작하고 있다.
기획 단계부터 플랫폼별 성과를 고려해 자체 플랫폼에 적합한 작품은 직접 서비스하고 외부 플랫폼에 적합한 콘텐츠는 유통하는 방식으로 사업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이로써 웹툰 플랫폼과 제작사의 장점을 모두 갖춘 구조를 갖췄다는 평가다.
NHN벅스도 마찬가지다. 기존 음원 유통에서 벗어나 콘텐츠 사업자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음원 플랫폼은 구조적으로 음악 저작권이 창작자에게 있고 플랫폼은 유통만을 담당하기 때문에 타 플랫폼과 차별화를 이루기 어렵다. 출혈 경쟁이 지속되는 이유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NHN벅스는 음악 큐레이션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2019년 론칭한 '에센셜'이 대표적이다. 에센셜은 AI 기반 추천이 아닌 사람의 감성이 담긴 플레이리스트와 감각적인 디자인, 주제에 맞춘 시각 요소를 접목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출시 초기 국내 20~30대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최근에는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2년 12월에는 벅스 앱 내 전용 플레이어를 도입해 재생 곡 정보와 플레이리스트 구성곡을 확인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였다.
유튜브 채널에서도 동일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25일 기준 구독자 수는 146만명에 달한다. 유튜브에서는 저작권 문제로 영상이 종종 삭제되거나 재업로드되지만 벅스 앱에서는 안정적으로 서비스된다는 점도 이용자 유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스마트 TV, B2B 협업 등 다양한 채널로 확장을 시도 중이다. 삼성전자·LG전자와 협업해 스마트 TV에서 에센셜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패션 브랜드 한섬과는 한정판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나섰다.
이 밖에도 NCT 도영, 크러쉬 등 아티스트와 함께한 'essential; With Artist' 프로젝트를 통해 음원을 직접 제작하고 음원 유통 시장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NHN 관계자는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자는 말처럼 웹툰 사업의 경우 클리셰를 깨는 작품을 제작해 다양화 할 것"이라며 "NHN벅스의 경우 에센셜을 중심으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큐레이션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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