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를 움직이는 사람들]하민용 AIDC 사업부장, 블랙웰 '조기 선점' 관건⑥신사업 전문가, SKB AIDC 사업부 겸직…GPU 업그레이드 '필수'
유나겸 기자공개 2025-04-30 13:02:26
[편집자주]
통신3사의 성장 키워드는 AI다. '돈먹는 하마'라는 꼬리표가 붙을 정도로 대규모 투자를 유지해야 하는 사업이지만 반드시 가야 할 분야다. SKT 역시 AI에 대한 목표점이 높다. 2028년까지 매출 2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생각이다. 지난해 기존보다 더 세분화된 수익 창출 전략인 'AI 피라미드 2.0'을 발표하고 이를 수행할 조직도 갖췄다. 이를 전면에서 이끄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SKT의 AI 사업을 이끄는 경영진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8일 15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민용 부사장(사진)의 경력을 한 단어로 요약하면 '신사업 전문가'다. SKT 입사 후 줄곧 미래 먹거리 발굴을 담당해왔다. 도심항공교통(UAM), 양자암호통신, 동물 의료 AI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SKT는 유망하다고 판단한 사업마다 하 부사장을 참여시켰다.이러한 궤적을 토대로 하 부사장은 올해 AIDC사업부장에 선임됐다. SKT가 올해 AI 중심의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신설한 AIDC사업부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와 그래픽처리장치 클라우드 서비스(GPUaaS) 사업을 전담한다.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의 협력도 중요한 만큼 하 부사장은 SK브로드밴드 AIDC사업부장도 겸직하고 있다.
현재 SKT 가산DC에는 GPU 'H100'이 탑재돼 있으나 차세대 모델인 H200 도입 계획은 전면 백지화됐다. 이에 따라 하 부사장의 핵심 과제는 '블랙웰' 조기 선점이다. 고성능 GPU를 선제적으로 확보해 클라우드 기반으로 외부에 제공할 경우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서 존재감을 빠르게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UAM부터 양자컴퓨터까지…미래 사업 일선 지휘
하 부사장은 1970년생으로 서울시립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인디애나 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했다. 이후 SKT에 입사해 다양한 부서를 거치며 경력을 쌓았다. 특히 신사업 등 SKT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분야의 사업군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2018년부터 글로벌 사업개발1팀장을 맡은 하 부사장은 2019년 글로벌 얼라이언스(GA) 그룹장으로 자리를 옮겨 SKT의 글로벌 사업 개발과 해외 파트너십 확대를 진두지휘했다.

2019년 SKT가 UAM을 미래 사업 후보군으로 선정한 뒤 얼마 되지 않은 2021년 하 부사장은 이노베이션 수트(Innovation Suite) 임원으로 선임됐다. Innovation Suite는 SKT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조직이었다. 하 부사장은 미국 기업 '조비'와 협약을 맺고 UAM 사업 추진 태스크포스(TF)를 꾸렸을 때에도 관련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이후 하 부사장은 2022년 4월부터 SKT의 최고개발책임자(CDO)를 맡아 양자암호통신, 양자센싱, 양자컴퓨터 등 양자 분야 핵심 기술의 공동 연구개발을 이끌었다. 2023년에는 엑스레이 기반 동물 의료 AI 서비스 '엑스칼리버'를 내세워 일본 반려동물 보험그룹과의 협업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SKT의 신사업, 미래 먹거리 발굴 최전선에 하 부사장이 늘 함께해온 셈이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SKT는 올해 AI 중심 7대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하 부사장을 AIDC사업부장으로 선임했다. 그간 신사업 최전방을 맡아온 하 부사장을 AIDC 수장에 전격 배치해 AIDC 및 GPUaaS 사업 등 AIDC 사업부의 안착과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번에 신설된 AIDC사업부는 2023년 말 조직 개편을 통해 SKT SK브로드밴드의 '원바디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만들어진 T-B 엔터프라이즈사업부에서 비롯됐다. 당시 T-B 엔터프라이즈사업부 산하에는 AIDC사업부가 존재했다.
올해부터는 기존 T-B 엔터프라이즈사업부 산하에 있던 AIDC사업부를 격상해 SKT 내 AIDC사업부를 신설했다. SK브로드밴드 또한 엔터프라이즈사업부 산하 AIDC 조직을 별도 사업부로 독립시켰다.
SK브로드밴드와 SKT의 AIDC 사업을 하나로 묶은 배경에는 기존 SK브로드밴드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을 맡아왔고 AIDC 사업이 브로드밴드의 기존 DC 상면을 임대해 활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구조가 있다.
이에 따라 하 부사장은 SKT AIDC사업부장과 SK브로드밴드 AIDC사업부장 직책을 겸임하게 됐다. 양사는 조직은 각각 따로 운영하되 리더를 하 부사장 1인 체제로 통일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사업 연속성을 강화하려는 전략을 택한 셈이다.
◇1분기 내 'H200' 도입 계획…전면 백지화
특히 SKT는 최근 GPU를 대여하는 GPUaaS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확산으로 고성능 GPU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엔비디아가 GPU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고 가격도 급등하면서 기업들이 자체 인프라를 구축하기 어려워진 점이 배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GPUaaS를 활용하면 기업은 수천억원에 달하는 초기 투자비와 GPU 운용·관리 인력 부담 없이 고성능 GPU를 사용할 수 있다. 자사 업무 환경에 맞춰 다양한 종류의 GPU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GPUaaS의 강점이다.
또한 GPUaaS 사업은 초기 투자 대비 빠른 수익 실현이 가능한 분야로 꼽힌다. SKT를 비롯한 KT클라우드, 삼성SDS 등이 GPUaaS 사업에 힘을 쏟으며 B2B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 공들이는 이유다.
이 같은 기조 하에 SKT는 지난해 SK브로드밴드의 가산 데이터센터 유휴 공간에 'H100' GPU를 배치해 GPUaaS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어 SK브로드밴드와 함께 총 3조4000억원을 5년간 투자해 AIDC를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를 위해 미국 람다와 AI 클라우드 공동사업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엔비디아 GPU 공급망을 확보했다.
특히 SKT는 지난해 올해 1분기 중 최신 GPU인 'H200'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H200은 기존 국내 AIDC 주력 GPU인 H100 대비 두 배 가까운 추론 성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SKT는 3월 이같은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GPU의 세대 교체 주기가 빨라지면서 굳이 H200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신 엔비디아가 최근 공개한 차세대 AI 슈퍼칩 '블랙웰' GPU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엔비디아 블랙웰은 성능에 따라 B100과 B200 두가지 GPU 모델로 나뉜다. 이 칩을 CPU와 결합하면 각각 GB100, GB200이다. 이 중 GB200은 블랙웰 GPU 2개가 결합된 모델이다. 거대언어모델(LLM) 추론 성능은 기존 H200 대비 최대 2배, H100 대비 4~5배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계획대로 H200을 도입했다면 SKT는 람다를 통한 안정적인 공급망을 활용할 수 있어 수급 난이도가 크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람다는 엔비디아의 주요 파트너사이기 때문이다.
다만 블랙웰은 상황이 다르다. 블랙웰 칩은 본격 양산 전부터 글로벌 수요가 폭발적으로 몰렸고 엔비디아도 이번에는 특정 업체에 공급 우선권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 기존 파트너사인 람다 역시 블랙웰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하 부사장을 비롯한 AIDC사업부는 블랙웰 선점이란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특히 유영상 SKT 대표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블랙웰 도입 시기를 2~3분기로 공식화하면서 조직 차원에서도 조기 확보 필요성이 더욱 분명해진 상황이다.
현재 SKT, 삼성SDS, KT클라우드 등 국내 주요 GPUaaS 사업자 가운데 블랙웰 GPU를 도입한 곳은 없다. 이 때문에 초기에 블랙웰을 확보하는 사업자가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경쟁사인 KT클라우드 역시 GPU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T클라우드는 3분기 H200 도입에 이어 블랙웰 GPU까지 적용해 AX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SKT와 KT클라우드 간 GPU 인프라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 부사장은 그간 SKT 내에서 글로벌 사업 개발과 미래 신사업 발굴을 주도해온 경험을 갖췄다. UAM, 양자 기술, AI 의료 서비스 등 첨단 분야에서 해외 파트너십을 이끌어낸 만큼 이번 블랙웰 GPU 도입 과정에서도 글로벌 협상과 기술 검증을 무리 없이 수행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또한 하 부사장은 펭긴솔루션즈와 협업해 막대한 전력 소모와 시스템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하는 효율화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 업계는 하 부사장이 블랙웰 도입에서도 비용 효율성을 고려해 성공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결국 블랙웰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SKT를 비롯한 통신사들의 AX 사업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며 "하 부사장을 중심으로 한 AIDC사업부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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