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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마리서치 기업분석]오너가 장녀 이어 장남도 경영참여, '제약·투자' 업무분담⑤게임사 대표 정래승 대표 사내이사 선임, 수인베스트먼트 등 투자 활동 관여

김성아 기자공개 2025-03-20 09:26:37

[편집자주]

피부 상태를 부스팅한다는 의미의 '스킨부스터'. 파마리서치가 2014년 출시한 리쥬란은 앨러간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톡스'처럼 스킨부스터 시장의 대명사가 됐다. 국내 에스테틱 업계의 강자로 자리매김한 파마리서치는 다년간 M&A를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종합 미용의료 기업으로 도약 중이다. 최근에는 세대 교체를 통해 글로벌 확장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더벨은 파마리서치를 도약시킨 경영전략 및 시스템에 대해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9일 08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탄탄한 매출기반으로 리더십 시프트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파마리서치는 2세경영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2023년 정상수 파마리서치 이사회 의장의 두 자녀가 모두 파마리서치 이사회에 입성하면서다.

장녀 정유진 미국 법인장에 이어 장남 정래승 픽셀리티 게임즈 대표까지 사내이사가 된다. 눈에 띄는 점은 두 사람의 경력이 완전히 다르다는 데 있다. 정 법인장은 약학박사 출신의 제약 외길을 걸었지만 정 대표는 벤처캐피탈 투자심사역과 게임사 대표 등 다른 길을 걸었다.

색깔이 다른 이들 2세는 파마리서치 경영에 있어서도 다른 역할을 수행한다. 장남 정 대표의 담당 업무에 대해선 아직 구체화된 바가 없으나 그간의 경력을 살려 파마리서치의 전반적인 투자 활동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기존 9인 전열 그대로, CVC 측 '기타비상무이사' 2인 선임

파마리서치는 이사회를 사내이사 5인, 사외이사 4인으로 총 9인 체제로 구성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오너인 정상수 의장을 시작으로 강기석·김신규 각자 대표이사 2인, 김원권 경영전략본부장, 정유진 미국법인장이 사내이사로 활약했다.

하지만 올해 3월 정기주총을 기점으로 이사회 전열이 바뀐다. 대표이사 교체부터 오너 2세의 경영참여까지 다양한 이벤트가 있다.


우선 기존 강기석 대표이사와 김신규 대표이사는 이달 초 각각 비상근 고문과 씨티씨바이오 대표로 보직이 변경되면서 파마리서치 이사회에서 물러났다. 손지훈 전 휴젤 대표가 단독 대표이사로 추대될 예정으로 3월 정기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다.

정 의장은 3월로 임기가 만료되지만 재선임 안건으로 올라온 것으로 보아 이사회 의장으로 계속 자리할 예정이다. 반면 김원권 경영전략본부장은 이달 임기가 만료되며 자리에서 내려온다. 그의 빈자리는 오너 2세이자 정 의장의 장남인 정래승 픽셀리티 게임즈 대표가 꿰찬다.

이렇게 되면 9인의 이사회 전열에서 오너일가는 총 2인에서 3인으로 늘어나게 된다. 기존 정 의장과 장녀 정유진 법인장에 이어 정래승 대표까지 가세하면서다.

한편 기타비상무이사가 새롭게 선임된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사회 총원 9인은 변함없지만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가 각각 4인, 3인으로 줄어들고 기타비상무이사가 2인이 생긴다.

작년 2000억원의 대규모 자금을 수혈받았던 유럽계 글로벌 사모펀드 CVC측 인사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자리한다. CVC 한국법인 이규철 대표와 CVC 싱가포르 법인 이원배 수석(Principal)다.

◇정래승-파마리서치 교집합 '수인베스트먼트캐피탈'

이번 이사회 전열 변화에서 주목할 점은 그간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던 정 의장의 장남 정래승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이다. 그는 1988년생으로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한 인물이다.

이후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 투자심사역으로 재직하다 2018년부터 게임개발사 '픽셀리티 게임즈'에 입사해 현재는 대표이사로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정래승 대표가 픽셀리티 게임즈 대표이사를 사임하게 될 지는 정해진 바 없다. 파마리서치 사내이사와 함께 겸직가능성도 있다.

정래승 대표는 보다 먼저 파마리서치 경영에 발을 담근 장녀 정유진 법인장과는 확연히 다른 경력을 가졌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제약 외길을 걸었던 부친 정 의장, 정유진 법인장과 달리 정래승 대표의 커리어는 투자, 경영 경력이 핵심이다.


파마리서치는 현재 정래승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한다는 것 이외 뚜렷한 직책을 명시하지 않았다. 다만 이사회 추천 사유를 통해 정 대표의 투자 및 사업 전략에 대한 폭넓은 이해도가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과 경영 효율성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래승 대표는 그간 파마리서치 경영에 참여하진 않았지만 수면 아래서 직간접적으로 파마리서치의 투자 활동에 관여했다. 그는 투자심사역으로 재직했던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는 파마리서치의 대표적 투자자다.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는 2012년 당시 파마리서치프로덕트(옛 사명)에 25억원을 투자, 3년 뒤 IPO에 성공하며 원금의 16배인 380억원가량을 회수했다.

정래승 대표가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에 재직한 시기는 IPO 이후인 2016년부터다. 이듬해인 2017년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 대표였던 이현재 전 대표가 파마리서치와 함께 수인베스트먼트캐피탈을 설립했다. 파마리서치는 당시 70억원을 들여 수인베스트먼트캐피탈 지분 70%를 확보했다.

파마리서치의 유일한 투자전문자회사인 수인베스트먼트캐피탈은 풍부한 현금 곳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투자 전진기지 역할을 한다. 파마리서치는 지금까지 수인베스트먼트캐피탈이 운용하는 8개 펀드에 투자했으며 현재 이들 펀드의 2024년 말 총 장부가액은 189억원이다.


정래승 대표는 이 과정에서 파마리서치와 수인베스트먼트캐피탈의 직간접적인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수인베스트먼트캐피탈 등기에 따르면 정 대표는 2022년 수인베스트먼트캐피탈 사외이사로 취임했다.

공교롭게도 2022년은 장녀인 정유진 법인장이 미국 법인장으로 취임하며 본격적으로 중요 업무를 담당하게 된 해다. 정 법인장은 이듬해인 2023년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진입하면서 본격적인 승계 신호탄을 쐈다.

이번 정래승 대표의 이사회 진입으로 정 법인장은 리쥬란 미국 허가 등 글로벌 사업에 집중, 정 대표는 투자를 비롯한 경영 전반을 총괄할 것으로 예측된다.

파마리서치 관계자는 "현재 정 대표의 담당 업무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는 없지만 경영 전반에 대한 자문 역할 등을 하게 될 것"이라며 "정 대표와 정 법인장의 승계와 관련해서는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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